전세집 보일러가 고장 나면 수리비는 집주인 부담일까 — 민법 제623조가 정한 것은 '부담자'가 아니라 '상태'다
요약 및 결론: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에게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지울 뿐, 보일러 수리비를 누가 얼마나 내는지는 정하지 않는다. 이 조문에는 '보일러', 부담 비율, 수리기한, 벌칙ㆍ과태료가 모두 없고, 어미도 `의무를 부담한다`뿐이다. 실제 결론은 고장의 규모, 특약의 범위, 임차인의 용법 준수와 통지 여부 같은 사실관계에서 갈리며, 대법원은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범위에 '한도'를 붙였다.
민법 조문을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열면 제623조 위에도 `[시행 2026. 3. 17.] [법률 제21454호, 2026. 3. 17., 일부개정]`이라는 표시가 붙는다. 최근에 손본 조문처럼 보이지만, 제21454호가 고친 것은 상속 관련 조문들이고 제623조는 1958년 제정 당시의 한 문장 그대로다. 조문이 오래됐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이 조문에서 찾으려는 '수리비 부담자 명단'이 애초에 그 문장에 없다는 점이다.
민법 제623조는 보일러 수리비를 누가 내라고 정하고 있나
민법 제623조는 수리비 부담자를 정하지 않는다. 조문 전문은 제623조(임대인의 의무)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한 문장이며, 항 번호도 각 호도 없다. 이 문장이 정하는 것은 인도와 상태 유지라는 두 개의 의무이고, 비용을 몇 대 몇으로 나누라는 기준은 들어 있지 않다.
그래서 ‘보일러 수리비는 법적으로 누구 부담인가’라는 질문은 조문 하나로 답이 나오지 않는다. 임대차를 둘러싼 민법 조문들은 상황별로 각각 다른 효과를 정해 두고 있고, 보일러 고장은 그 여러 조문이 동시에 걸리는 자리다. 아래 표는 상황별로 어떤 조문이 어떤 효과를 정하는지를 정리한 것이다.
| 어떤 상황 | 적용 조문 | 법정 효과 |
|---|---|---|
| 임대인이 목적물을 넘기고 계약 기간 중 쓸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해야 하는 경우 | 민법 제623조 | 인도의무와 사용ㆍ수익에 필요한 상태 유지의무를 부담한다(벌칙ㆍ과태료 없음) |
| 임대인이 임대물 보존에 필요한 행위를 하려는 경우 | 민법 제624조 | 임차인은 이를 거절하지 못한다 |
| 임대인이 임차인의 의사에 반해 보존행위를 해 임차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 경우 | 민법 제625조 | 임차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
| 임차인이 임차물 보존에 관한 필요비를 지출한 경우 | 민법 제626조제1항 | 임대인에게 그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
| 임차인이 유익비를 지출한 경우 | 민법 제626조제2항 | 임대차종료시 가액 증가가 현존한 때에 한해 임대인이 상환하여야 하고, 법원은 상환기간을 허여할 수 있다 |
| 임차물 일부가 임차인의 과실 없이 사용ㆍ수익할 수 없게 된 경우 | 민법 제627조제1항 | 그 부분의 비율에 의한 차임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 |
| 남은 부분으로 임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 민법 제627조제2항 | 임차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
| 임차물의 수리가 필요해진 경우 | 민법 제634조 | 임차인은 지체없이 임대인에게 통지하여야 한다(임대인이 이미 안 때는 예외) |
| 임차인이 목적물을 쓰는 방법 | 민법 제654조ㆍ제610조제1항 | 계약 또는 목적물의 성질로 정하여진 용법으로 사용, 수익하여야 한다 |
| 당사자가 임의규정과 다른 약정을 한 경우 | 민법 제105조 | 그 의사에 의한다(제652조의 강행규정 열거에 제623조는 없다) |
표의 어느 칸에도 ‘보일러’라는 말은 없다. 조문이 쓰는 말은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 보존에 필요한 행위, 필요비, 유익비, 그 부분의 비율, 지체없이, 정하여진 용법이다. 흔히 쓰이는 ‘소모품’, ‘대수선’, ‘경미한 수선’, ‘원상복구’, ‘과실 비율’ 같은 표현은 제623조의 문언이 아니다.
‘수리는 세입자 부담’이라는 특약이 있으면 그대로 적용되나
특약은 원칙적으로 유효하되, 범위를 밝히지 않은 특약이 어디까지 미치는지는 해석 문제로 남는다. 민법 제105조는 법률행위의 당사자가 법령 중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관계없는 규정과 다른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그 의사에 의한다고 정한다. 그리고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을 무효로 돌리는 민법 제652조의 강행규정 열거는 제627조, 제628조, 제631조, 제635조, 제638조, 제640조, 제641조, 제643조 내지 제647조인데, 제623조는 이 열거에 없다. 조문 구조만 보면 수선의무에 관한 특약은 강행규정 위반으로 곧바로 무효가 되는 자리에 놓여 있지 않다.
다만 특약이 있다고 해서 모든 수선이 임차인에게 넘어가는 것도 아니다.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34692, 94다34708 판결(보증금등ㆍ건물명도등)은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임대 목적물의 파손ㆍ장해의 정도와, 수선의무면제특약을 하면서 면제되는 수선의무의 범위를 명시하지 않은 경우의 해석을 판시사항으로 삼았다. 이 사건은 배관ㆍ보일러시설의 전면 교체와 거액의 수선이 문제 된 사안이었고, 범위가 특정되지 않은 특약만으로는 그런 대규모 수선까지 임차인 부담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주문은 상고 기각이다.
그러므로 ‘특약이 있으니 무조건 세입자 부담’도, ‘특약은 어차피 무효’도 이 판결에서 나오지 않는다. 이 판결이 다룬 것은 특약의 존부가 아니라 범위를 밝히지 않은 특약을 어디까지 읽을 것인가이고, 개별 계약서의 문언과 고장의 규모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구조다.
집주인이 고쳐 줄 때까지 월세를 전부 안 내도 되나
전부가 아니라 ‘한도’다. 대법원 2024. 9. 13. 선고 2024다256116 판결(임대차보증금)은 임차인의 차임 지급의무가 목적물을 인도받았는지와 무관하게 임대차계약의 효력으로서 발생한다고 하면서, 임대인이 목적물을 사용ㆍ수익할 수 있도록 할 의무를 불이행해 사용ㆍ수익에 지장이 있는 경우 임차인은 지장이 있는 한도에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주문은 상고 모두 기각이다.
필요비를 지출한 경우에도 같은 구조다. 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6다227694 판결(건물인도등)은 민법 제626조제1항이 정한 필요비의 의미를 밝히면서, 임대인이 필요비상환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임차인이 지출한 필요비 금액의 한도에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원칙적 적극). 주문은 상고 기각이다.
두 판결 모두 ‘안 내도 된다’가 아니라 ‘어디까지 거절할 수 있다’를 말한다. 차임 지급을 거절하는 근거 조문으로는 쌍무계약의 동시이행 항변권을 정한 민법 제536조제1항이 함께 읽히는데, 그 문언은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이 그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 까지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이다. 임차물 일부가 임차인의 과실 없이 사용ㆍ수익할 수 없게 된 경우의 차임 감액은 민법 제627조제1항의 청구권 문제로, 그 부분의 비율에 의한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해져 있을 뿐 자동으로 깎이지 않는다.
집주인 잘못이 아닌 고장이거나, 들어올 때부터 알던 고장이면 어떻게 되나
임대인의 귀책사유가 없어도 사용ㆍ수익상태 유지의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1다202309 판결(보증금반환)은 임대인의 임차목적물 인도의무의 내용과 함께, 사용ㆍ수익상태 유지의무가 임대인의 귀책사유 없이 하자가 발생한 경우에 면해지는지를 소극으로 판시했다. 나아가 임대인이 하자 발생 사실을 몰랐거나 임차인이 이를 알거나 알 수 있었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보았다(적극). 이 판결의 주문은 원심판결의 일부를 파기하여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하고,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 것이다.
같은 판결은 처분문서의 해석 방법도 판시사항으로 삼았다. 계약서 문언을 둘러싸고 다툼이 있을 때 어떤 기준으로 읽을 것인지가 함께 문제 됐다는 뜻이며, 수선의무 특약이 걸린 분쟁에서 계약서 문언이 왜 먼저 검토되는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세입자가 먼저 고치고 나중에 청구해도 되나 — 통지의무와 필요비
민법 제634조는 임차물의 수리를 요하거나 임차물에 대하여 권리를 주장하는 자가 있는 때에는 임차인은 지체없이 임대인에게 이를 통지하여야 한다. 그러나 임대인이 이미 이를 안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한다. 조문에 등장하는 유일한 시간 표현이 이 지체없이이며, 이는 임차인 쪽의 통지의무에 붙은 말이다.
임차인이 지출한 비용의 회수는 민법 제626조에서 갈린다. 제1항은 임차물의 보존에 관한 필요비를 지출한 때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고, 제2항은 유익비에 대해 임대차종료시에 그 가액의 증가가 현존한 때에 한하여 임차인이 지출한 금액이나 그 증가액을 임대인이 상환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법원이 임대인의 청구에 따라 상당한 상환기간을 허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즉 임차인이 먼저 고치고 청구하는 문제는 제626조의 요건과 증빙의 문제이지, 제623조가 자동으로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다.
반대 방향의 조문도 있다. 민법 제624조는 임대인이 임대물의 보존에 필요한 행위를 하는 때에 임차인은 이를 거절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제625조는 임대인이 임차인의 의사에 반하여 보존행위를 해 임차인이 임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 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한다. 제625조의 해지권은 보존행위가 강행된 경우의 것이지, 수리를 해 주지 않은 경우의 해지권이 아니다. 한편 임차인 쪽에는 민법 제654조가 준용하는 제610조제1항이 있어, 계약 또는 그 목적물의 성질에 의하여 정하여진 용법으로 사용ㆍ수익할 것이 요구된다.
집주인이 안 고쳐 주면 과태료나 벌금을 무나 — 실제 제재 수위
민법 제623조에는 벌칙ㆍ과태료ㆍ법정형이 없다. 조문 문언에 징역ㆍ벌금ㆍ과태료ㆍ금액이 전혀 등장하지 않으며, 수리를 며칠 안에 하라는 기한 규정도 없다. 따라서 ‘수리를 안 하면 얼마를 문다’거나 ‘법정 수리기한이 며칠이다’라는 설명은 이 조문에서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제623조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 통계나 양형기준도 존재할 자리가 없다. 이 조문은 형벌 조항이 아니라 민사상 의무를 정한 조항이고, 위반의 효과는 손해배상ㆍ차임 지급 거절ㆍ감액청구ㆍ해지 같은 민사적 수단으로 나타난다. 수리 지연이 실제로 얼마만큼의 금액으로 이어지는지에 관한 공표 자료는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없다.
이 조문은 최근에 바뀐 조문인가
바뀌지 않았다. 제623조의 현행 문언을 만든 공포번호는 **법률 제471호(1958. 2. 22. 제정, 1960. 1. 1. 시행)**이고, 조문 하단에 후속 개정 표기가 없다. 법률 제471호는 일부개정법이 아니라 민법 전체의 제정법이므로 ‘제623조와 함께 고친 조문’이라는 서술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현행본 상단에 표시되는 법률 제21454호, 2026. 3. 17., 일부개정은 제623조와 무관하다. 제21454호가 고친 것은 제1001조ㆍ제1003조제2항ㆍ제1004조의2ㆍ제1008조ㆍ제1010조ㆍ제1115조이고, 그 부칙은 제1조 시행일(공포한 날부터 시행), 제2조 상속권 상실 선고 등 적용례, 제3조 유류분 보전 적용례, 제4조 상속권 상실 선고 특례의 4개 조로 제623조에 별도 시행일을 두지 않았다. 2026년 9월 현재 제623조는 시행 중인 조문이며, 제623조를 지목한 별도의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확인되지 않는다.
정리하면 무엇이 결론을 가르나
제623조 한 문장으로는 결론이 나오지 않고, 조문이 남겨 둔 사실관계가 결론을 가른다. 고장의 규모가 사소한 파손인지 사용ㆍ수익이 불가능할 정도의 장해인지, 계약서에 수선의무 면제특약이 있는지와 그 범위가 특정돼 있는지, 임차인이 정하여진 용법대로 썼고 수리 필요를 지체없이 통지했는지, 지출한 비용이 보존에 관한 필요비인지 유익비인지 — 이 항목들이 각각 다른 조문과 판례에 걸린다.
‘무조건 집주인 부담’과 ‘무조건 세입자 부담’이 둘 다 조문의 말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위 사실관계에 대한 법원의 인정에 달려 있어 미리 단정할 수 없다.
관련 법령
법률행위 당사자가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관계없는 법령 규정과 다른 의사를 표시하면 그 의사에 따른다고 정한다. 수선 부담 특약의 문언과 범위를 살피는 출발점으로 언급된다.
쌍무계약의 한 당사자는 상대방이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정한다. 상대방의 채무가 변제기에 있지 아니한 때에는 예외다.
차주는 계약 또는 목적물의 성질에 따라 정하여진 용법으로 사용ㆍ수익해야 한다고 정한다. 제654조에 따라 이 제1항이 임대차에 준용된다.
임대차는 한쪽이 상대방에게 목적물을 사용ㆍ수익하게 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차임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고 정한다. 사용ㆍ수익과 차임이 마주 보는 계약 구조를 정한 조문이다.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 중 사용ㆍ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 조문에는 보일러, 수리비 부담 비율, 수리기한, 벌칙 또는 과태료가 적혀 있지 않다.
임대인이 임대물의 보존에 필요한 행위를 하는 때에는 임차인은 이를 거절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임대인이 수리나 보존행위를 하려는 경우의 조문이다.
임대인이 임차인의 의사에 반하여 보존행위를 하고, 그로 인해 임차 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면 임차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한다. 수리를 하지 않는 경우가 아니라 보존행위를 한 경우에 관한 조문이다.
제1항은 임차인이 임차물 보존에 관한 필요비를 지출한 때 임대인에게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제2항은 유익비에 관하여 임대차 종료 시 가액 증가가 현존한 때의 상환과 법원의 상환기간 허여를 따로 정한다.
제1항은 임차물 일부가 임차인의 과실 없이 사용ㆍ수익할 수 없게 되면 그 부분 비율에 따른 차임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제2항은 잔존부분만으로 임차 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한다.
임차물의 수리를 요하는 때 임차인은 지체없이 임대인에게 통지해야 한다고 정한다. 임대인이 이미 이를 안 때에는 통지의무가 예외가 된다.
제627조·제628조·제631조·제635조·제638조·제640조·제641조·제643조부터 제647조에 위반하는 약정으로 임차인이나 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정한다. 제623조는 열거에 포함되지 않는다.
제610조 제1항과 제615조부터 제617조의 규정은 임대차에 준용한다고 정한다. 이 주제에서는 제610조 전체가 아니라 제1항이 준용된다는 점이 확인된다.
관련 판례
병합 사건 94다34708과 함께 선고됐다. 범위가 명시되지 않은 수선의무 면제특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소규모 수선에 한정해 해석하고, 대규모 수선이나 기본설비의 전면 교체까지 당연히 전가하지 않는 취지다.
임대인이 필요비상환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임차인은 지출한 필요비 금액의 한도에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임대인의 귀책사유 없이 하자가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사용ㆍ수익 상태 유지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고 봤다. 임대인이 하자 발생을 몰랐거나 임차인이 하자를 알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했다.
차임 지급의무는 임대차계약의 효력으로 발생한다고 봤다. 임대인의 의무 불이행으로 사용ㆍ수익에 지장이 있으면 그 지장이 있는 한도에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자주 묻는 질문
전세집 보일러가 고장 나면 수리비는 무조건 집주인이 내나요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에게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를 지울 뿐, 보일러 수리비를 누가 얼마나 부담하는지를 정하지 않습니다. 조문에는 '보일러'라는 말도, 부담 비율도, 수리기한도 없습니다. 실제로는 고장의 정도, 계약서의 특약 내용, 임차인의 용법 준수와 통지 여부에 따라 달라지며,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34692, 94다34708 판결도 수선의무를 지게 되는 파손ㆍ장해의 정도를 구분해 판시했습니다.
수리는 세입자 부담이라는 특약이 있으면 보일러 교체비도 내야 하나요
특약이 있다고 해서 모든 수선이 임차인에게 넘어가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34692, 94다34708 판결은 수선의무면제특약을 하면서 면제 범위를 명시하지 않은 경우의 해석을 다뤘고, 배관ㆍ보일러시설의 전면 교체와 거액 수선이 문제 된 사안에서 범위가 특정되지 않은 특약만으로 대규모 수선까지 임차인 부담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를 밝혔습니다. 다만 민법 제652조의 강행규정 열거에 제623조는 포함되지 않으므로, 수선의무 특약이 언제나 무효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집주인이 보일러를 고쳐주지 않으면 월세를 전부 안 내도 되나요
전부는 아닙니다. 대법원 2024. 9. 13. 선고 2024다256116 판결은 차임 지급의무가 임대차계약의 효력으로 발생한다고 하면서, 임대인의 의무 불이행으로 사용ㆍ수익에 지장이 있는 경우 그 **지장이 있는 한도에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임차인이 필요비를 지출한 경우에도 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6다227694 판결은 지출한 필요비 금액의 한도에서 거절할 수 있다고 보았고, 차임 감액은 민법 제627조제1항의 청구권 문제로 따로 다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