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집 보일러가 고장 났을 때 — 민법 제623조가 정한 것은 '누가 내느냐'가 아니라 '어떤 상태'다
보일러가 멈춘 겨울 아침, 사람들은 법전에 부담자 명단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조문을 찾는다. 민법 제623조를 펼치면 명단이 없다. 한 문장뿐이다.
제623조(임대인의 의무)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 문장에는 ‘보일러’가 없다. 수리비 비율도, 소모품과 대수선을 가르는 선도, 며칠 안에 고치라는 기한도, 안 고쳤을 때의 벌칙도 없다. 있는 것은 인도와 상태 유지라는 두 개의 의무, 그리고 의무를 부담한다는 어미 하나다.
그래서 “보일러는 무조건 집주인 부담”이라는 말도, “소모품은 무조건 세입자 부담”이라는 말도 조문의 말이 아니다. 조문은 부담자를 지정하는 대신 유지해야 할 상태를 정했고, 그 상태가 깨졌을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제623조 하나가 아니라 그 앞뒤의 여러 조문과 대법원 판결이 나누어 맡고 있다.
한눈에 보는 정리
| 사람들이 묻는 것 | 조문이 실제로 정하는 것 |
|---|---|
| 보일러 수리비는 임대인 부담인가 | 비용 배분 기준이 없다. 제623조는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의 유지의무만 정한다 |
| 소모품은 세입자 부담이라던데 | ‘소모품’ㆍ’대수선’ㆍ’경미한 수선’은 제623조에 없는 말이다 |
| 특약으로 정해 두면 그대로인가 | 제105조가 임의규정의 원칙을 정하고, 제652조의 강행규정 열거에 제623조는 들어 있지 않다. 다만 범위를 밝히지 않은 면제특약은 그 범위 자체가 해석 문제가 된다 |
| 고쳐 줄 때까지 월세를 안 내도 되나 | 조문에 그런 말은 없다. 대법원은 지장이 있는 한도에서라는 제한을 붙였다 |
| 안 고치면 과태료가 있나 | 제623조에는 벌칙ㆍ과태료ㆍ법정형이 없다 |
| 법정 수리기한은 며칠인가 |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조문에도 판례에도 그런 기간이 없다. 조문에 있는 기간의 말은 제634조의 지체없이(임차인의 통지)뿐이다 |
1. 조문 자체를 먼저 정확히 읽는다
제623조의 형태
민법 제623조는 항 번호가 없는 본문 한 개로 되어 있다. 호도 목도 없고, 단서도 없으며, 삭제되어 남은 항도 없다. 그래서 이 조문을 인용할 때 민법 제623조 제1항이라고 쓰면 조문 형태와 어긋난다. 민법 제623조가 맞는 표기다.
어미는 의무를 부담한다이다. 하여야 한다ㆍ할 수 있다ㆍ하여서는 아니 된다 같은 문언은 이 조문에 없다. 괄호 안 정의도, 조문 하단의 연혁 표기도 없다.
언제 만들어진 문장인가
현행 민법본의 상단 표시는 [시행 2026. 3. 17.] [법률 제21454호, 2026. 3. 17., 일부개정]이다. 이 표시 때문에 제623조가 최근 개정된 조문이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 법률 제21454호가 고친 조문은 제1001조, 제1003조제2항, 제1004조의2, 제1008조, 제1010조, 제1115조다. 상속에 관한 조문들이고, 제623조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 제623조의 현행 문언을 만든 공포번호는 법률 제471호(1958. 2. 22. 제정, 1960. 1. 1. 시행)다. 조문 하단에 후속 개정 표기가 없다. 제정 당시의 문장이 지금까지 그대로 서 있는 셈이다.
법률 제471호는 일부개정법이 아니라 민법 전체의 제정법이다. 따라서 “제623조와 함께 고친 조문”이라는 서술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제471호 부칙 제28조는 시행일을, 제2조는 원칙적 소급 적용을, 제15조는 임대차 기간에 관한 경과규정을 정할 뿐이며, 제623조의 유지의무만 따로 늦춘 규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법률 제21454호의 부칙은 제1조 시행일(공포한 날), 제2조 상속권 상실 선고 등 적용례, 제3조 유류분 보전 적용례, 제4조 상속권 상실 선고 특례의 4개 조로, 제623조에 별도 시행일을 정하지 않는다.
정리하면 제623조는 지금 시행 중인 조문이고, 시행예정 조문이 아니며, 최근에 개정된 조문도 아니다.
2. 제623조는 혼자 서 있지 않다
보일러 고장 하나를 두고도 조문은 여러 갈래로 갈린다. 아래 조문들은 모두 현행본이며, 각각이 다른 국면을 맡는다.
임대차가 무엇인가 — 제618조
제618조(임대차의 의의) 임대차는 당사자일방이 상대방에게 목적물을 사용, 수익하게 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차임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사용, 수익하게 할 것과 차임을 지급할 것이 서로 마주 보는 구조다. 제623조의 유지의무는 이 구조 위에 얹혀 있다.
임차인 쪽의 의무 — 제634조, 제654조·제610조제1항
제634조(임차인의 통지의무) 임차물의 수리를 요하거나 임차물에 대하여 권리를 주장하는 자가 있는 때에는 임차인은 지체없이 임대인에게 이를 통지하여야 한다. 그러나 임대인이 이미 이를 안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수리가 필요하면 지체없이 알려야 한다. 임대인이 이미 알고 있었다면 예외다. 보일러가 멈춘 날 사진을 찍고 문자로 알린 기록이 남는 이유가 여기 있다.
제654조(준용규정) 제610조제1항, 제615조 내지 제617조의 규정은 임대차에 이를 준용한다.
제610조(차주의 사용, 수익권) ①차주는 계약 또는 그 목적물의 성질에 의하여 정하여진 용법으로 이를 사용, 수익하여야 한다.
제610조는 조문 전체로는 세 개의 항으로 되어 있고, 임대차에 준용되는 것은 그중 제1항이다. 정하여진 용법대로 쓰라는 의무다.
임대인이 고치러 올 때 — 제624조, 제625조
제624조(임대인의 보존행위, 인용의무) 임대인이 임대물의 보존에 필요한 행위를 하는 때에는 임차인은 이를 거절하지 못한다.
제625조(임차인의 의사에 반하는 보존행위와 해지권) 임대인이 임차인의 의사에 반하여 보존행위를 하는 경우에 임차인이 이로 인하여 임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제625조의 해지권은 임대인이 임차인의 의사에 반해 보존행위를 한 경우의 것이다. ‘고쳐 주지 않아서 해지한다’는 상황의 조문이 아니다. 두 장면을 바꿔 쓰면 근거가 틀어진다.
임차인이 먼저 돈을 썼을 때 — 제626조
제626조(임차인의 상환청구권) ①임차인이 임차물의 보존에 관한 필요비를 지출한 때에는 임대인에 대하여 그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②임차인이 유익비를 지출한 경우에는 임대인은 임대차종료시에 그 가액의 증가가 현존한 때에 한하여 임차인의 지출한 금액이나 그 증가액을 상환하여야 한다. 이 경우에 법원은 임대인의 청구에 의하여 상당한 상환기간을 허여할 수 있다.
필요비와 유익비는 요건도 시점도 다르다.
- 필요비 —
임차물의 보존에 관한지출이면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 유익비 —
임대차종료시에 그 가액의 증가가 현존한 때에 한하여상환 대상이 되고, 법원은 임대인의 청구로 상환기간을허여할 수 있다.
내가 먼저 고치고 나중에 청구하는 이야기는 이 조문의 요건과 증빙 문제이지, 제623조가 자동으로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다.
쓸 수 없게 된 부분이 있을 때 — 제627조
제627조(일부멸실 등과 감액청구, 해지권) ①임차물의 일부가 임차인의 과실없이 멸실 기타 사유로 인하여 사용, 수익할 수 없는 때에는 임차인은 그 부분의 비율에 의한 차임의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
②전항의 경우에 그 잔존부분으로 임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임차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 부분의 비율에 의한이라는 말이 조문에 이미 있다. 다만 이것은 청구권이지 자동 감액이 아니고, 해지도 해지할 수 있다는 재량이다.
수리가 안 될 때 차임을 붙들 근거 — 제536조
제536조(동시이행의 항변권) ①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이 그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 까지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의 채무가 변제기에 있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먼저 이행하여야 할 경우에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전항 본문과 같다.
‘거절할 수 있다’가 어디까지인지는 조문이 아니라 판례가 붙였다. 아래 3절에서 본다.
특약은 어디까지 통하나 — 제105조와 제652조
제105조(임의규정) 법률행위의 당사자가 법령 중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관계없는 규정과 다른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그 의사에 의한다.
제652조(강행규정) 제627조, 제628조, 제631조, 제635조, 제638조, 제640조, 제641조, 제643조 내지 제647조의 규정에 위반하는 약정으로 임차인이나 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다.
제652조의 열거를 그대로 읽으면 제623조는 그 안에 없다. 즉 제623조 자체를 ‘위반하면 무효’로 만드는 강행규정 목록에는 들어 있지 않다. 그렇다고 “수리는 세입자 부담”이라는 한 줄이 모든 것을 덮는다는 뜻도 아니다. 특약의 범위가 문제 되기 때문이다.
3. 대법원이 붙여 둔 선들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 함께 읽은 대법원 판결은 네 건이다.
범위를 밝히지 않은 면제특약 —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34692, 94다34708 판결(보증금등ㆍ건물명도등)
판시사항 전문은 다음과 같다.
가.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임대 목적물의 파손·장해의 정도 나. 임대인의 수선의무면제특약시 면제되는 수선의무의 범위를 명시하지 않은 경우, 수선의무범위의 해석
주문은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반소원고)의 부담으로 한다.이다.
이 사건은 배관ㆍ보일러시설의 전면 교체와 거액 수선이 쟁점이었다. 범위가 특정되지 않은 면제특약만으로는 그런 대규모 수선까지 임차인 부담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여기서 두 방향의 과장을 모두 경계해야 한다. “수선의무 면제특약은 전부 무효”도 아니고, “특약 한 줄이면 보일러 교체비까지 세입자 부담”도 아니다. 특약에 적힌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문제 된 고장이 어느 정도인지가 갈림길이다.
필요비 한도의 차임 거절 — 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6다227694 판결(건물인도등)
판시사항 전문은 다음과 같다.
[1] 사실의 인정, 증거의 취사선택과 평가가 사실심 법원의 전권사항인지 여부(원칙적 적극) [2] 민법 제626조 제1항에서 정한 ‘필요비’의 의미 / 임대인이 필요비상환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임차인이 지출한 필요비 금액의 한도에서 차임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주문은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이다.
핵심은 필요비 금액의 한도에서다. 임차인이 필요비를 썼고 임대인이 상환하지 않는다고 해서 차임 전부를 붙들 수 있다는 판시가 아니다.
귀책사유가 없어도 면제되지 않는다 —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1다202309 판결(보증금반환)
판시사항 전문은 다음과 같다.
[1] 당사자 사이에 법률행위의 해석을 둘러싸고 다툼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 처분문서를 해석하는 방법 [2] 임대인의 임차목적물 인도의무의 내용 / 임대인의 임차목적물 사용ㆍ수익상태 유지의무가 임대인의 귀책사유 없이 하자가 발생한 경우 면해지는지 여부(소극) 및 임대인이 그와 같은 하자 발생 사실을 몰랐거나 임차인이 이를 알거나 알 수 있었더라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주문은 원심판결의 일부를 파기하여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하고,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 것이다.
이 판시는 흔한 오해 둘을 정면으로 가른다. “집주인 잘못이 아니니 책임이 없다”도, “들어올 때 알고도 계약했으니 감수해야 한다”도 그 자체로 유지의무를 면제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각각 소극ㆍ적극).
지장이 있는 ‘한도’에서 — 대법원 2024. 9. 13. 선고 2024다256116 판결(임대차보증금)
판시사항 전문은 다음과 같다.
임차인의 차임 지급의무는 그가 임대인으로부터 목적물을 인도받았는지와 무관하게 임대차계약의 효력으로서 발생하는지 여부(적극) /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목적물을 인도하여 이를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할 의무를 불이행하여 목적물의 사용·수익에 지장이 있는 경우, 임차인은 지장이 있는 한도에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주문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이다.
차임 지급의무는 임대차계약의 효력으로 발생한다. 그리고 거절할 수 있는 것은 지장이 있는 한도에서다. 2016다227694의 필요비 금액의 한도에서와 나란히 놓으면 방향이 분명해진다. 두 판결 모두 ‘전부 안 내도 된다’가 아니라 **‘어디까지인가’**를 말한다.
4. 자주 도는 말과 조문 문언을 맞대어 보면
“보일러는 무조건 집주인이 고쳐 준다”
조문의 말이 아니다. 제623조에는 보일러도, 수리비 액수도, 부담 비율도 없다. 조문의 말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뿐이다. 1994년 판결에서 임대인의 수선의무가 문제 된 것은 배관ㆍ보일러시설의 전면 교체와 거액 수선이라는 사실관계 위에서였고, 그 결론을 모든 보일러 고장에 그대로 옮겨 붙일 수는 없다.
“소모품은 무조건 세입자 부담이다”
‘소모품’ㆍ’대수선’ㆍ’경미한 수선’ㆍ’감가상각’ㆍ’과실 비율’은 모두 제623조에 없는 말이다. 조문에 있는 말은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제623조), 보존에 필요한 행위(제624조), 필요비ㆍ유익비(제626조), 그 부분의 비율(제627조), 지체없이(제634조), 정하여진 용법(제610조제1항)이다. 통념상의 비용 구분표는 조문 문언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수리해 줄 때까지 월세를 한 푼도 안 내도 된다”
틀린다. 2024다256116은 지장이 있는 한도에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했고, 2016다227694는 지출한 필요비 금액의 한도에서 거절할 수 있다고 했다. 한도를 빼고 옮기면 판시가 아니라 다른 말이 된다. 일부가 아예 사용ㆍ수익할 수 없게 된 경우라면 그것은 제627조의 감액청구 문제로, 이 또한 청구할 수 있다는 청구권이지 자동 감액이 아니다.
“안 고쳐 주면 과태료를 문다”
제623조에는 벌칙ㆍ과태료ㆍ법정형이 없다. 징역 또는 벌금도, 범칙금도, 금액도 이 조문에 없다. 제623조를 만든 법률 제471호의 부칙에서 과태료를 언급하는 조항은 구법상 과료 행위에 관한 불소급 규정이며, 제623조를 인용하지 않는다.
“법정 수리기한은 며칠이다”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제623조에도, 함께 읽은 네 건의 판결에도 그런 기간이 없다. 조문에 등장하는 기간의 말은 제634조의 지체없이뿐이고, 그것은 임차인의 통지에 붙은 말이다.
“특약이 있으니 끝이다” / “특약은 어차피 무효다”
둘 다 지나치다. 제105조는 사회질서에 관계없는 규정과 다른 의사를 표시하면 그 의사에 의한다고 정하고, 제652조의 강행규정 열거에 제623조는 없다. 그러나 1994년 판결이 다룬 것은 면제되는 수선의무의 범위를 명시하지 않은 특약의 해석이었다. 특약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끝나지 않고, 그 특약이 어디까지를 덮는지가 다시 문제 된다.
5. 조문 순서대로 짚어 두면 좋은 것
조문 문언을 따라가면 순서는 이렇게 정리된다. 아래는 조문이 무엇을 어디에 배치했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지, 개별 사건의 결론을 정하는 것이 아니다.
- 통지 — 수리를 요하면
지체없이임대인에게 알린다(제634조). 임대인이 이미 안 때는 예외다. - 상태 유지 — 임대인은
계약존속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를 부담한다(제623조). 2021다202309에 따르면 이 의무는 임대인의 귀책사유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면해지지 않는다. - 보존행위 — 임대인이 보존에 필요한 행위를 하면 임차인은 거절하지 못한다(제624조). 다만 임차인의 의사에 반한 보존행위로 임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면 해지할 수 있다(제625조).
- 비용 — 보존에 관한 필요비는 상환을 청구할 수 있고(제626조제1항), 유익비는 임대차종료시에 가액 증가가 현존하는 때에 한하여 다뤄진다(제626조제2항).
- 차임 — 사용ㆍ수익에 지장이 있는 한도에서 지급을 거절할 수 있고(2024다256116), 필요비를 지출했다면 그 금액의 한도에서 거절할 수 있다(2016다227694). 일부를 사용ㆍ수익할 수 없게 됐다면
그 부분의 비율에 의한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제627조). - 특약 — 제105조와 제652조를 함께 본다. 제652조 열거에 제623조는 없으나, 범위를 밝히지 않은 면제특약의 해석은 별개 문제다(94다34692, 94다34708).
고장의 규모와 원인, 계약서에 적힌 약정의 내용, 통지가 언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는 모두 개별 사건에서 사실로 인정되어야 할 사항이다. 조문과 판시는 그 인정 위에서 작동한다.
6. 이 글에서 확인되지 않은 것
정확히 하기 위해,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 근거를 찾지 못한 것을 따로 적어 둔다.
- 제623조가 정한 법정 수리기한 — 없다.
- 제623조를 위반했을 때의 벌칙ㆍ과태료ㆍ법정형 — 없다.
- 수리비를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서 나누는 비율이나 금액 기준 — 조문에 없다.
- ‘소모품’ㆍ’대수선’의 법령상 정의 — 제623조 및 함께 읽은 조문에 없다.
- 제623조를 지목한 별도의 적용례ㆍ경과조치 — 확인 불가.
참고 법령ㆍ판례
법령 (모두 「민법」)
- 민법 제105조(임의규정)
- 민법 제536조(동시이행의 항변권) 제1항ㆍ제2항
- 민법 제610조(차주의 사용, 수익권) 제1항
- 민법 제618조(임대차의 의의)
- 민법 제623조(임대인의 의무)
- 민법 제624조(임대인의 보존행위, 인용의무)
- 민법 제625조(임차인의 의사에 반하는 보존행위와 해지권)
- 민법 제626조(임차인의 상환청구권) 제1항ㆍ제2항
- 민법 제627조(일부멸실 등과 감액청구, 해지권) 제1항ㆍ제2항
- 민법 제634조(임차인의 통지의무)
- 민법 제652조(강행규정)
- 민법 제654조(준용규정)
현행 민법본 표시: [시행 2026. 3. 17.] [법률 제21454호, 2026. 3. 17., 일부개정]. 다만 제623조를 비롯해 위에 인용한 조문들의 현행 문언을 만든 공포번호는 법률 제471호(1958. 2. 22. 제정, 1960. 1. 1. 시행)다.
판례
-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34692, 94다34708 판결(보증금등ㆍ건물명도등)
- 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6다227694 판결(건물인도등)
-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1다202309 판결(보증금반환)
- 대법원 2024. 9. 13. 선고 2024다256116 판결(임대차보증금)
관련 판례
병합 사건 94다34708과 함께 선고됐다. 범위가 명시되지 않은 수선의무 면제특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소규모 수선에 한정해 해석하고, 대규모 수선이나 기본설비의 전면 교체까지 당연히 전가하지 않는 취지다.
임대인이 필요비상환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임차인은 지출한 필요비 금액의 한도에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임대인의 귀책사유 없이 하자가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사용ㆍ수익 상태 유지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고 봤다. 임대인이 하자 발생을 몰랐거나 임차인이 하자를 알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했다.
차임 지급의무는 임대차계약의 효력으로 발생한다고 봤다. 임대인의 의무 불이행으로 사용ㆍ수익에 지장이 있으면 그 지장이 있는 한도에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