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자수하면 감형' 아니다…형법 제52조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
대법원 “자수·자복 감경은 필요적 아니다”…마약류관리법엔 자수 특례 조문 없어
죄를 지은 뒤 수사기관에 자수했더라도 형을 감경할지 면제할지는 법원이 정할 수 있는 사항이라는 것이 형법 조문의 문언이다.
형법 제52조는 두 개 항으로 돼 있다. 제1항은 “죄를 지은 후 수사기관에 자수한 경우에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한다.
제2항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처벌할 수 없는 범죄의 경우에는 피해자에게 죄를 자복(自服)하였을 때에도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두 항 모두 어미가 “할 수 있다”이며, 조문에는 호가 없다.
자수와 자복은 상대가 다르다. 제1항의 상대는 수사기관이고, 제2항의 상대는 피해자이며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처벌할 수 없는 범죄에만 적용된다.
대법원 1990. 4. 27. 선고 90도321 판결은 형법 제52조의 자수·자복감경이 필요적인지 여부에 관해 필요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1도6051 판결은 제52조 제1항의 자수를 형의 임의적 감면사유로 보고, 그 자수 사실에 관한 진술을 유죄판결 이유에서 명시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개장등)·도박공간개설 사건으로, 상고는 모두 기각됐다.
헌법재판소는 2018. 3. 29. 선고 2016헌바270 결정에서 피해자에게 자복한 때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정한 옛 형법 제52조 제2항이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합헌으로 결정했다.
제52조 자체에는 법정형이 없다. 징역이나 벌금의 범위는 개별 벌칙 조문이 정하고, 제52조는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의 벌칙은 물질 분류와 행위에 따라 갈린다. 제58조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거나 상습인 경우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을 정한다.
제59조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60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제61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선택형인 조문에서 벌금 부분을 빼고 읽으면 법정형이 달라진다.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부터 제67조까지에 형법 제52조를 인용하거나 자수한 경우 형을 반드시 감경·면제하도록 정한 문언이 확인되지 않는다.
몰수 조문은 어미가 다르다. 같은 법 제67조 본문은 죄에 제공한 마약류·임시마약류 및 시설·장비·자금 또는 운반 수단과 그로 인한 수익금을 “몰수한다”고 정하고, 단서는 몰수할 수 없는 경우 “그 가액(價額)을 추징한다”고 정한다.
같은 법 제66조는 제58조·제59조의 죄에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제60조부터 제64조까지의 죄에 5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각 해당 조문의 벌금(징역에 처하는 경우만 해당한다)을 “병과할 수 있다”고 정한다.
감경의 방식은 제52조가 아니라 형법 제55조가 정한다. 유기징역·유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2분의 1로, 벌금을 감경할 때에는 그 다액의 2분의 1로 한다.
형법 제55조 제2항은 법률상 감경할 사유가 수개 있는 때 거듭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56조는 법률상 감경을 가중·감경 순서의 제4호에 둔다. 제51조는 범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참작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현행 제52조의 문언을 만든 개정법률은 법률 제17571호이고, 시행일은 2021. 12. 9.이다. 현행 형법 상단에 표기된 법률 제21450호는 제98조, 제98조의2, 제99조부터 제102조까지, 제104조 및 제123조의2를 고쳤고 제52조는 고치지 않았다.
법률 제17571호 부칙은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한 문장뿐이며, 제52조에 관한 별도의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두지 않았다.
참고 법령
- 형법 제51조(양형의 조건)
- 형법 제52조(자수, 자복)
- 형법 제55조(법률상의 감경)
- 형법 제56조(가중·감경의 순서)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조(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자의 마약류 취급 금지)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벌칙)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9조(벌칙)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0조(벌칙)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1조(벌칙)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6조(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병과)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몰수)
관련 판례
자수·자복에 따른 감경은 필요적 감경이 아니며, 강도미수 사건에서 상고를 기각하였다.
형법 제52조제1항의 자수는 임의적 감면 사유이며, 자수 사실에 관한 진술을 유죄판결 이유에서 명시할 필요는 없다.
1953년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형법 제52조제2항이 피해자 자복에 따른 임의적 감면을 반의사불벌죄로 한정한 것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