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행정

'받은 날'이 아니라 '안 날' — 취소소송 90일이 갈리는 자리

입력 2026.09.11. 오전 10:08

행정처분 통지서를 늦게 받았을 때 “받은 날부터 90일”이라는 말이 돈다. 그런데 「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에는 그 문장이 없다. 조문의 말은 처분등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한다이고, 통지서를 수령한 날을 기산일로 정한 문장은 이 조문 어디에도 없다.

한 글자 차이 같지만 결과가 달라진다. 그리고 그 90일 옆에는 성질이 다른 기간이 하나 더 붙어 있다.

세 줄 요약

  • 취소소송의 기본 기산점은 처분등이 있음을 안 날이다(제20조 제1항 본문). 통지서 수령일이 곧 기산일이라고 조문이 정해 놓은 것은 아니다.
  • 행정심판청구가 있은 때는 기산점이 재결서의 정본을 송달받은 날로 옮겨 간다(제20조 제1항 단서).
  • 90일과 별개로 처분등이 있은 날부터 1년이라는 바깥 한도가 동시에 걸린다(제20조 제2항). 다만 이 1년에는 정당한 사유 단서가 있고, 불변기간으로 못 박힌 것은 제1항의 기간뿐이다(제3항).

1. 조문 원문 — 행정소송법 제20조

행정소송법 [시행 2026. 5. 12.] [법률 제21615호, 2026. 5. 12., 일부개정]

제20조(제소기간) ①취소소송은 처분등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다만, 제18조제1항 단서에 규정한 경우와 그 밖에 행정심판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 또는 행정청이 행정심판청구를 할 수 있다고 잘못 알린 경우에 행정심판청구가 있은 때의 기간은 재결서의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기산한다.

②취소소송은 처분등이 있은 날부터 1년(第1項 但書의 경우는 裁決이 있은 날부터 1年)을 경과하면 이를 제기하지 못한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제1항의 규정에 의한 기간은 불변기간으로 한다.

[전문개정 1994. 7. 27.]

조문은 제1항부터 제3항까지 세 개 항으로 되어 있다. 각 항 아래에 호나 목은 없고, 삭제로 남은 항도 없다. 제20조가 정하는 것은 제소기간과 불변기간뿐이며, 이 조문에는 징역ㆍ벌금ㆍ과태료 같은 법정형이 없다. 제소기간을 넘겼다는 사실 자체에 형벌이 따라붙는 조문이 아니라는 뜻이다.

2. 제20조가 정하는 기간은 하나가 아니다

같은 조문 안에 기산점이 다른 기간이 나란히 놓여 있다. 자리별로 갈라 보면 이렇다.

자리무엇을 정하나기산점기간
제1항 본문취소소송을 제기할 기한처분등이 있음을 안 날90일
제1항 단서행정심판청구가 있은 때재결서의 정본을 송달받은 날90일
제2항 본문‘안 날’과 무관한 바깥 한도처분등이 있은 날1년
제2항 괄호제1항 단서의 경우재결이 있은 날1년
제2항 단서그 1년의 예외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
제3항기간의 성질제1항의 기간만불변기간

두 기간은 선택이 아니라 동시에 걸린다. 안 날부터 90일 안에 있더라도 처분등이 있은 날부터 1년을 넘기면 제2항이 막고, 1년 안이더라도 안 날부터 90일이 지났으면 제1항이 막는다.

성질도 다르다. 제2항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단서가 붙어 있지만, 제1항에는 그런 단서가 없다. 제3항이 불변기간이라고 못 박은 대상도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기간이지 제2항의 1년이 아니다. 90일과 1년을 한 덩어리로 묶어 “둘 다 불변기간”이라고 말하면 조문 문언과 어긋난다.

3. ‘안 날’과 ‘받은 날’은 같은 말이 아니다

제20조 제1항 본문의 기산점은 ‘안 날’이다. 대법원은 이 말의 뜻을 두 갈래로 풀어 왔다.

현실적으로 안 날이 기준이다.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두14851 판결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을 “당사자가 통지, 공고 기타의 방법에 의하여 당해 처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현실적으로 안 날”로 판시했다. 그러면서 특정인에 대한 행정처분을 주소불명 등의 이유로 송달할 수 없어 관보ㆍ공보ㆍ게시판ㆍ일간신문 등에 공고한 경우에는 “공고가 효력을 발생하는 날에 상대방이 그 행정처분이 있음을 알았다고 볼 수는 없고”, 현실적으로 안 날에 알았다고 보아야 한다고 했다. 공고의 효력발생일이 곧 기산일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알 수 있는 상태가 되면 추정이 작동한다. 대법원 2017. 3. 9. 선고 2016두60577 판결은 “처분서가 처분상대방의 주소지에 송달되는 등 사회통념상 처분이 있음을 처분상대방이 알 수 있는 상태에 놓인 때에는 반증이 없는 한 처분상대방이 처분이 있음을 알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같은 판결은 도달의 의미에 대해서도, 처분상대방이 처분서의 내용을 현실적으로 알았을 필요까지는 없고 알 수 있는 상태에 놓이면 충분하며,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송달되어 사무원 등이나 우편물 수령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이 수령하면 알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우편물이 등기취급의 방법으로 발송된 경우 유실ㆍ반송 등 특별한 사정에 대한 반증이 없는 한 그 무렵 수취인에게 배달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정리하면 이렇다. 조문의 기준선은 ‘안 날’이고, 판례는 이를 현실적으로 안 날로 보되 알 수 있는 상태가 되면 반증이 없는 한 알았다고 추정한다. 그래서 “봉투를 늦게 뜯었으니 그날이 기산일”이라는 말도, “공고가 났으니 그날 안 것”이라는 말도 조문과 판례를 그대로 옮긴 문장이 아니다. 어느 날이 그 사건의 ‘안 날’인지는 처분의 내용, 통지 방법, 도달 경위, 인지 경위를 대조해야 정해진다.

4. 행정심판을 거치면 기산점이 옮겨 간다

제20조 제1항 단서는 세 가지 경우를 묶어 놓았다. 제18조 제1항 단서에 규정한 경우, 그 밖에 행정심판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 행정청이 행정심판청구를 할 수 있다고 잘못 알린 경우다. 이때 행정심판청구가 있은 때의 90일은 처분을 안 날이 아니라 재결서의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기산한다.

기간의 길이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출발선 자체가 옮겨 간다는 점이 중요하다. 바깥 한도도 같이 움직인다. 제2항 괄호가 제1항 단서의 경우 1년을 재결이 있은 날부터 세도록 정해 두었기 때문이다.

전치 여부의 구조는 제18조에 있다. 제1항 본문은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당해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는 경우에도 이를 거치지 아니하고”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하고, 단서는 다른 법률에 재결을 거치지 않으면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는 때를 예외로 둔다. 그 예외에 해당하더라도 제2항 각 호(행정심판청구가 있은 날부터 60일이 지나도 재결이 없는 때 등)나 제3항 각 호(동종사건에 이미 기각재결이 있은 때 등)에 해당하면 재결 없이, 또는 행정심판을 제기함이 없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제4항은 그 사유를 소명하도록 한다.

여기서 성질이 갈리는 것이 행정심판 자체의 기간이다. 「행정심판법」 제27조는 심판청구에 관한 조문이다. 제1항은 처분이 있음을 알게 된 날부터 90일, 제3항은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을 정하고, 제6항은 행정청이 심판청구 기간을 알리지 아니한 경우 제3항의 기간에 심판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180일은 행정심판의 청구기간이지 취소소송의 제소기간이 아니다. “고지가 없었으니 소송도 180일”이라는 말은 제20조 문언에 없다.

5. 고지가 없었으면 기간이 늘어나나

「행정절차법」 제26조는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처분에 관하여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 그 밖에 불복을 할 수 있는지 여부, 청구절차 및 청구기간,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을 알려야 한다”고 정한다. 「행정심판법」 제58조 제1항도 처분의 상대방에게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지와 심판청구 절차ㆍ기간을 알리도록 한다. 둘 다 알려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다.

그러나 이 조문들 자체에는 고지를 빠뜨렸다는 이유로 제20조의 90일이나 1년이 자동으로 연장되거나 다시 기산된다는 문언이 없다.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그런 규정이 확인되지 않는다. 「행정심판법」 제27조 제5항ㆍ제6항처럼 잘못 알린 경우와 알리지 아니한 경우의 효과를 명시한 조문은 행정심판의 청구기간에 관한 것이다.

취소소송 쪽에서 남는 통로는 제20조 제2항 단서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다. 그마저도 1년 쪽 한도에 붙은 단서이고, 제1항의 90일에는 같은 문구가 없다.

6. 조문과 어긋나는 말 네 가지

세상에 도는 말조문ㆍ판례를 대조하면
“통지를 늦게 받으면 무조건 받은 날부터 90일”조문의 문언은 처분등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이다. 판례는 현실적으로 안 날을 기준으로 보되, 주소지 송달 등 알 수 있는 상태가 되면 반증이 없는 한 안 것으로 추정한다.
“공시송달은 효력 발생일에 무조건 안 것으로 본다”특정인에 대한 처분을 공고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공고 효력발생일만으로 현실적으로 알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통지나 불복절차 고지가 없으면 1년 제한도 자동 연장된다”제20조 제2항은 처분등이 있은 날부터 1년을 정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만 예외로 둔다. 「행정절차법」 제26조에는 고지의무가 있을 뿐 자동 연장 규정은 없다.
“행정심판 고지가 없으면 소송도 180일이다”180일은 「행정심판법」 제27조 제3항의 심판청구 기간이다. 취소소송은 「행정소송법」 제20조의 90일과 1년으로 따진다.

7. 날짜를 셀 때 함께 보는 조문

기간을 며칠부터 세는지, 마지막 날이 언제 끝나는지는 제20조가 아니라 다른 법에서 온다.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은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사항에 「민사소송법」 등을 준용하도록 하고, 「민사소송법」 제170조는 “기간의 계산은 민법에 따른다”고 한다. 「민법」 제157조는 일ㆍ주ㆍ월ㆍ연으로 정한 기간에 초일을 산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제159조는 기간말일의 종료로 기간이 만료한다는 것을, 제161조는 기간의 말일이 토요일 또는 공휴일이면 그 익일에 만료한다는 것을 정한다.

통지의 도달과 공고송달은 「행정절차법」 쪽이다. 제14조는 우편ㆍ교부ㆍ정보통신망 이용 등 송달 방법과, 주소등을 통상적인 방법으로 확인할 수 없거나 송달이 불가능한 경우의 공고를 정한다. 제15조 제1항은 송달의 효력이 도달로 발생한다는 원칙을, 제2항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전자문서 송달에서 지정한 컴퓨터 등에 입력된 때 도달된 것으로 본다는 것을, 제3항은 공고의 경우 다른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공고일부터 14일이 지난 때에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을 정한다. 다만 같은 법 제3조가 다른 법률의 특별규정과 적용제외를 두고 있어, 분야에 따라 개별 법률의 절차가 먼저 적용될 수 있다.

8. 조문 이력에서 헷갈리는 자리

현행본 상단에는 [법률 제21615호, 2026. 5. 12., 일부개정]이 찍혀 있지만, 이 개정이 제20조를 고친 것은 아니다. 법률 제21615호는 제43조를 삭제한 개정이고, 제20조 아래에는 [전문개정 1994. 7. 27.]이 남아 있다. 제20조의 현행 문언을 만든 것은 **법률 제4770호(1994. 7. 27.)**의 전문개정이며, 그 부칙 제1조는 시행일을 1998년 3월 1일로 정했다. 현행본 맨 위의 공포번호를 그 조문의 개정법률로 옮겨 적으면 인용이 틀어진다.

2028년 3월 1일 시행 예정으로 잡혀 있는 개정도 제20조와는 무관하다. 그 개정법률이 「행정소송법」에서 손댄 것은 제6조 제1항ㆍ제2항의 부처명 표기다. 제20조는 지금 시행 중인 조문이다.

자주 묻는 질문

행정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은 언제까지 내야 하나요. 「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은 처분등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로 정하고, 제2항은 처분등이 있은 날부터 1년이 지나면 제기하지 못한다고 정한다(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는 예외). 두 기간이 함께 걸리므로 어느 하나만 지켜서는 되지 않는다.

90일은 통지서를 받은 날부터 세나요. 조문이 정한 기산점은 ‘받은 날’이 아니라 ‘안 날’이다. 대법원은 이를 현실적으로 안 날로 보되, 처분서가 주소지에 송달되는 등 사회통념상 알 수 있는 상태에 놓이면 반증이 없는 한 알았다고 추정한다고 판시했다. 수령일이 그 사건의 ‘안 날’과 같은지는 통지ㆍ도달ㆍ인지 경위를 따져야 정해진다.

행정심판을 거치면 제소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제20조 제1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 행정심판청구가 있은 때의 90일은 재결서의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기산한다. 같은 경우 제2항의 1년도 재결이 있은 날부터 센다. 기간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기산점이 옮겨 가는 구조다.

90일과 1년 모두 불변기간인가요. 제3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기간은 불변기간으로 한다고 정한다. 불변기간으로 규정된 것은 제1항의 90일이고, 제2항의 1년에는 대신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제소기간을 넘기면 처벌을 받나요. 제20조에는 벌칙이나 과태료 규정이 없다. 이 조문은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과 그 기간의 성질을 정할 뿐이다.

내 사건의 마감일은 며칠인가요.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특정 날짜를 확정할 수 없다. 처분의 내용과 통지ㆍ도달ㆍ인지 경위, 행정심판청구 여부, 분야별 특별법이 정한 불복절차와 기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글은 조문과 판례의 문언을 정리한 것이다.

참고 법령ㆍ판례

법령

  • 「행정소송법」 제2조(정의) 제1항 제1호ㆍ제2호, 제2항
  • 「행정소송법」 제8조(법적용예) 제2항
  • 「행정소송법」 제18조(행정심판과의 관계) 제1항부터 제4항까지
  • 「행정소송법」 제19조(취소소송의 대상)
  • 「행정소송법」 제20조(제소기간) 제1항ㆍ제2항ㆍ제3항
  • 「행정절차법」 제3조(적용 범위)
  • 「행정절차법」 제14조(송달), 제15조(송달의 효력 발생)
  • 「행정절차법」 제24조(처분의 방식), 제26조(고지)
  • 「행정심판법」 제27조(심판청구의 기간), 제58조(행정심판의 고지)
  • 「민사소송법」 제170조(기간의 계산)
  • 「민법」 제157조(기간의 기산점), 제159조(기간의 만료점), 제161조(공휴일 등과 기간의 만료점)

판례

  •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두14851 판결(주민등록직권말소처분무효확인)
  • 대법원 2017. 3. 9. 선고 2016두60577 판결(이행강제금부과처분취소)

관련 법령: 행정소송법 제2조 · 행정소송법 제8조 · 행정소송법 제18조 · 행정소송법 제20조 · 행정절차법 제14조·제15조 · 행정절차법 제26조 · 행정심판법 제27조 · 행정심판법 제58조 · 민사소송법 제170조 · 민법 제157조·제159조·제161조

관련 판례

대법원 2005두14851 — 주민등록직권말소처분무효확인

특정인에 대한 행정처분을 주소불명 등의 이유로 송달하지 못해 공고한 경우, 처분이 있음을 안 날은 공고의 효력발생일이 아니라 상대방이 그 처분 사실을 현실적으로 안 날이라고 판단했다. 상고를 기각했다.

판결문 원문 (2006-04-28 선고)

대법원 2016두60577 — 이행강제금부과처분취소

제소기간의 기산점인 처분 등이 있음을 안 날은 처분 사실을 현실적으로 안 날을 뜻한다. 처분서 송달 등으로 상대방이 처분 사실을 알 수 있는 상태에 놓였다면 반증이 없는 한 이를 알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판결문 원문 (2017-03-09 선고)

같은 법이 적용된 이슈

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9-11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 콘텐츠 원칙 보기

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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