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피해자가 법원에 사과문 게재를 청구할 수 있나요…민법 제764조와 사죄광고의 선
명예회복 처분은 법원의 재량…헌법재판소, 사죄광고를 포함하는 해석은 위헌 결정
명예훼손 피해자가 법원에 사과문 게재를 청구할 수 있나요라는 물음에 민법 제764조는 사과문이라는 표현으로 답하지 않는다. 법원은 피해자의 청구에 따라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명할 수 있지만, 사죄광고를 그 처분에 포함시키는 해석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1991년 4월 1일 89헌마160 결정에서 민법 제764조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에 사죄광고를 포함시키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사죄광고를 강제하면 헌법 제19조에 위반되고 인격권의 침해에 이른다는 판단이다.
결정의 범위는 사죄광고를 포함시키는 해석에 한정된다. 공개 사과문 게재가 사죄광고에 해당하는지는 청구 내용에 따라 따로 판단할 문제다. 정정 보도문이나 판결 게재 등까지 모두 금지된다고 볼 수도 없고, 당사자가 스스로 하는 사과와 법원이 명하는 사죄광고도 구별해야 한다.
민법 제764조는 항 번호나 각 호, 단서 없이 한 문장으로 구성돼 있다. 조문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에 대하여는 법원은 피해자의 청구에 의하여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한다.
여기서 중요한 표현은 ‘명할 수 있다’다. 피해자의 청구가 있어야 하고, 법원이 처분을 명해야 하는 의무 규정은 아니다. 따라서 “명예훼손 손해배상과 명예회복 처분을 함께 청구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도 손해배상과 처분을 함께 구할 수 있는 조문 구조와, 실제 처분의 적정성을 법원이 판단하는 절차를 나눠 볼 필요가 있다.
2026년 9월 12일 기준 민법 제764조는 시행 중이다. 현행 민법 상단에는 법률 제21454호가 표시되지만, 이 법률은 제764조를 고친 법률이 아니다. 제764조의 현행 ‘갈음하거나’ 문언은 법률 제12881호가 2014년 12월 30일 ‘가름하거나’를 바로잡으면서 마련됐고, 같은 날 시행됐다.
이 조문에는 징역, 벌금, 과태료, 범칙금 같은 제재가 없다. 명예훼손에 관한 형사처벌은 형법의 별도 규정이고, 민법 제764조는 손해배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민사상 구제 조문이다.
대법원은 1996년 4월 12일 선고 93다40614, 40621 판결에서 비방광고로 인한 대응광고 비용의 손해와 인격권 침해에 대한 예방적 금지청구를 다뤘다. 1997년 10월 24일 선고 96다17851 판결에서는 민법 제764조의 명예가 사회적·객관적 평가를 뜻하며 법인 아닌 사단에도 이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고 봤다.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는 별도 제도도 구별해야 한다.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허위의 사실적 언론보도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정정보도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면서, 안 날부터 3개월과 보도 후 6개월의 기간을 정한다. 사실적 주장 보도에 대한 반론보도는 보도의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청구할 수 있다.
“정정보도 청구기간과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기간은 같은가요”라는 물음에는 같지 않다고 정리할 수 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하고,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도 같다. 다만 구체적 적용에서는 같은 조의 예외와 관련 헌법재판소 결정을 함께 살펴야 한다.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6조제4항은 정정보도 등의 소가 민법 제764조에 따른 권리 행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정한다. 사죄광고가 위헌으로 닫힌 범위와 정정보도·반론보도, 손해배상처럼 법률이 각각 정한 수단을 같은 제재로 섞지 않는 것이 조문과 결정의 취지에 맞는다.
참고한 법령과 조문
- 「민법」 제750조, 제751조, 제764조, 제766조
-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제1항, 제16조, 제26조제4항
- 「형법」 제307조, 제310조, 제312조제2항
- 「헌법」 제19조, 제37조제2항
관련 판례
민법 제764조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에 사죄광고를 포함시키는 해석은 헌법에 위반된다.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으로 판결 내용을 신문에 공시하는 방법을 인정할 수 있다. 손해배상액과 처분의 필요성은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한다.
민법 제764조는 법인 아닌 사단에도 적용될 수 있다. 해당 설립자 표시 사안에서는 명예훼손을 인정하지 않고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