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에 컨테이너를 놓으면 불법인가: “내 땅”보다 먼저 보는 개발행위허가
농지에 컨테이너를 설치할 때 결론을 가르는 출발점은 “누구 땅인가”가 아니라 “어떤 행위를 하는가”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6조는 소유 여부를 허가 요건으로 열거하지 않는다. 대신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 변경, 토석의 채취, 토지 분할, 일정 지역에서 물건을 1개월 이상 쌓아놓는 행위를 개발행위의 틀 안에서 본다.
따라서 “내 소유 농지이니 가능하다” 또는 “농지 위 컨테이너이니 언제나 불법이다”라는 한 문장 결론은 법문과 맞지 않는다. 컨테이너의 실제 용도와 고정ㆍ정착 상태, 설치 과정의 절토ㆍ성토ㆍ포장 여부, 토지의 용도지역, 농지전용 또는 타용도 일시사용 여부, 가설건축물 절차 해당 여부를 구별해야 한다. 토지 소재지와 시설 형태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개별 설치의 적법ㆍ위법을 단정할 수 없다.
제56조가 묻는 것은 소유가 아니라 행위다
국토계획법 제56조제1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개발행위를 하려는 자에게 개발행위허가를 받도록 정한다. 제1항제1호의 문언은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다. 시행령 제51조제1항제2호는 공작물의 설치를 “인공을 가하여 제작한 시설물(「건축법」 제2조제1항제2호에 따른 건축물을 제외한다)의 설치”라고 정한다.
컨테이너라는 명칭 자체가 제56조의 허가 여부를 곧바로 정하지는 않는다. 해당 시설이 건축물인지 공작물인지, 설치와 함께 토지 형질변경이 있는지, 법령과 조례가 정한 경미한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각각 살펴야 한다. 제56조제4항은 재해복구나 재난수습을 위한 응급조치, 일정한 건축물의 개축ㆍ증축ㆍ재축,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미한 행위에는 허가 없이 할 수 있는 예외를 둔다. 시행령 제53조는 그 경미한 행위를 정하면서 같은 범위에서 도시ㆍ군계획조례가 다르게 정하는 경우에는 조례에 따르도록 한다.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뒤 변경이 생긴 경우에도 제56조제2항이 적용될 수 있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미한 사항의 변경은 예외다. 개발행위허가, 농지전용, 가설건축물 축조신고는 이름이 비슷한 하나의 절차가 아니라 서로 구별해 보아야 하는 제도다. 어느 하나의 절차가 필요하거나 이행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다른 절차가 항상 면제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같은 조문의 두 1개월은 전혀 다른 기준이다
제56조에는 1개월이 두 차례 나오지만, 뜻과 작동 방식이 다르다.
| 구분 | 조문이 정한 내용 | 읽을 때의 핵심 |
|---|---|---|
| 제56조제1항제5호 | 녹지지역ㆍ관리지역 또는 자연환경보전지역에 물건을 1개월 이상 쌓아놓는 행위 | 특정 지역의 ‘물건 적치’에 관한 허가 대상 기준이다. 모든 컨테이너 설치의 일률적 기간이 아니다. |
| 제56조제4항 단서 | 재해복구나 재난수습을 위한 응급조치 후 1개월 이내 신고 | 제4항제1호의 응급조치에만 붙는 사후 신고 기한이다. |
그래서 “컨테이너를 한 달까지는 허가 없이 둘 수 있다”는 식의 해석은 맞지 않는다. 제1항제5호는 설치된 모든 컨테이너를 대상으로 한 규정이 아니고, 제4항의 신고 기한도 일반적인 설치 예외가 아니다. 두 문언은 각각의 요건에 따라 읽어야 한다.
농지라는 사실은 별도의 법률 검토를 더한다
국토계획법 제56조에 농지라는 말이 없다고 해서 농지 관련 규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농지법은 농업생산 또는 농지개량 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농지의 전용으로 본다. 농지법 제34조제1항은 농지전용허가의 원칙을 두고, 제35조는 일정한 경우 신고를 정하며, 제36조제1항제2호는 일정한 시설 설치ㆍ물건 적치ㆍ매설을 위한 타용도 일시사용허가를 규정한다.
컨테이너의 용도와 존치 방식은 이 구별에서 중요하다. 임시사무실ㆍ임시창고 또는 임시숙소로 쓰는 컨테이너 또는 이와 비슷한 가설건축물은 건축법 시행령 제15조제5항제8호의 신고 대상 용도와 연결될 수 있다. 건축법 제20조제3항은 해당 가설건축물을 시장ㆍ군수ㆍ구청장에게 신고한 후 착공하도록 정한다. 다만 어떤 컨테이너가 이 절차의 대상인지, 개발행위허가나 농지 관련 절차가 함께 문제 되는지는 구체적인 용도ㆍ설치 방식ㆍ토지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용도지역과 도시ㆍ군계획조례도 빠질 수 없다. 국토계획법 제58조제1항은 용도지역별 규모, 도시ㆍ군관리계획ㆍ성장관리계획과의 부합, 도시ㆍ군계획사업에 대한 지장, 주변 환경ㆍ경관과의 조화 등을 허가 기준으로 정한다. 제76조에는 용도지역ㆍ용도지구별 시설 제한이 별도로 있다. 따라서 전국에 같은 면적ㆍ무게ㆍ부피 기준이 일률적으로 적용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허가가 문제 될 때: 벌칙과 원상회복은 조문이 다르다
제56조 자체에 법정형이 적혀 있는 것은 아니다. 제140조제1호는 제56조제1항 또는 제2항을 위반하여 허가 또는 변경허가를 받지 않고 개발행위를 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이는 또는으로 연결된 선택형이다. 이를 과태료나 범칙금으로 바꾸어 표현하거나, 조문에 없는 통상 액수를 단정할 수는 없다.
원상회복은 제60조제3항과 연결된다. 특별시장ㆍ광역시장ㆍ특별자치시장ㆍ특별자치도지사ㆍ시장 또는 군수는 허가 없이 개발행위를 하거나 허가 내용과 다르게 개발행위를 한 사람에게 토지의 원상회복을 명할 수 있다. 문언은 명할 수 있다이므로, 개별 사안에서 반드시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미리 말할 수는 없다. 농지법과 건축법에는 별도의 원상회복ㆍ시정 및 벌칙 체계가 있을 수 있어, 국토계획법 제140조만으로 전체 결과를 판단해서도 안 된다.
법원이 본 허가 판단의 성격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6두55490 판결은 용도지역 안 건축허가 요건 판단이 행정청의 재량판단 영역에 속하는지, 그리고 환경 훼손이나 오염 우려가 있는 개발행위 허가에서 재량권 일탈ㆍ남용을 어떻게 심사하는지를 다뤘다. 주문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는 내용이다.
이 판결은 컨테이너 설치를 일반적으로 허용하거나 금지한 판단이 아니다. 다만 개발행위ㆍ건축허가 판단이 토지의 이용 조건, 환경과 경관 등 여러 법정 기준을 함께 검토하는 구조라는 점을 읽을 때 참고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내 소유 농지에는 컨테이너를 허가 없이 둘 수 있나요?
소유 사실만으로는 답이 정해지지 않는다. 제56조는 소유자가 아니라 개발행위를 하려는 자를 기준으로 허가를 정한다. 컨테이너가 건축물 또는 공작물에 해당하는지, 토지 형질변경이 있는지, 경미한 행위 예외와 해당 도시ㆍ군계획조례가 적용되는지, 농지전용 또는 타용도 일시사용이 문제 되는지를 나누어 확인해야 한다.
컨테이너 설치 신고를 하면 개발행위허가도 필요 없나요?
단정할 수 없다. 건축법상 가설건축물 축조신고와 국토계획법상 개발행위허가, 농지법상 절차는 서로 다른 규정에서 출발한다. 설치 용도ㆍ고정 상태ㆍ형질변경ㆍ토지 조건에 따라 각각의 적용 여부를 살펴야 한다.
농지에 컨테이너를 두면 한 달 뒤 무조건 불법이 되나요?
그렇지 않다. 제56조제1항제5호의 1개월 이상은 녹지지역ㆍ관리지역 또는 자연환경보전지역에서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의 요건이다. 모든 농지의 모든 컨테이너에 적용되는 기간 규정이 아니다. 또 제56조제4항 단서의 1개월 이내는 재해복구나 재난수습을 위한 응급조치 뒤 신고 기한이므로, 일반 설치의 허용 기간으로 읽을 수 없다.
정리
농지 위 컨테이너 문제는 “내 땅인가”라는 질문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법문은 설치라는 행위를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의 설치, 토지 형질변경, 물건 적치로 나누고, 경미한 행위 예외와 지역 조례를 별도로 둔다. 농지라면 농지전용 또는 타용도 일시사용을, 가설건축물이라면 건축법상 신고 요건을 추가로 구별해야 한다. 개별 결론은 설치 장소와 시설의 실제 상태가 확인된 뒤에야 법률별 요건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
참고 법령과 조문
-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57조제1항, 제58조제1항, 제60조제3항, 제76조, 제140조제1호
-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1조제1항제1호ㆍ제2호ㆍ제3호, 제53조
- 「농지법」 제2조제1호ㆍ제7호, 제34조제1항, 제35조, 제36조제1항제2호, 제42조
- 「건축법」 제20조제3항, 제111조제1호
- 「건축법 시행령」 제15조제5항제8호
관련 판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정한 용도지역 안에서의 건축허가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행정청의 재량판단의 영역에 속하는지 여부(적극) 및 그에 대한 사법심사의 대상과 판단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