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를 받으면 치료명령도 받나 — 조문의 어미는 '명할 수 있다'이다
집행유예가 선고되면 마약 치료명령이 따라온다는 말이 돈다. 법전을 열면 두 자리에서 어긋난다. 하나는 그 말이 적혀 있다고 여겨지는 조문의 위치이고, 하나는 문장을 닫는 어미다.
먼저 결론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치료명령이 자동으로 붙는 구조가 아니다.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2 제1항은 법원이 치료기간을 정하여 치료를 받을 것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한다. 있다로 닫히는 문장이므로 재량이다.
다만 법원이 치료를 명한 경우에는 보호관찰을 병과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항). 이 자리 하나가 의무다.
그리고 ‘치료명령대상자’가 누구인지를 정하는 조문은 제2조의3인데, 그 문장 어디에도 집행유예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제2조의3은 정의조문이고, 집행유예와 치료명령을 잇는 문장은 제44조의2에 따로 있다.
조문의 자리 — 정의가 한쪽, 명령이 다른 쪽
제2조의3 — 대상자가 누구인지만 정한다
제2조의3(치료명령대상자) 이 법에서 “치료명령대상자”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서 통원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고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자를 말한다.
「형법」 제10조제2항에 따라 형을 감경할 수 있는 심신장애인으로서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자
알코올을 식음하는 습벽이 있거나 그에 중독된 자로서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자
마약ㆍ향정신성의약품ㆍ대마,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남용되거나 해독을 끼칠 우려가 있는 물질을 식음ㆍ섭취ㆍ흡입ㆍ흡연 또는 주입받는 습벽이 있거나 그에 중독된 자로서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자
이 조문의 어미는 말한다이다. 무엇을 하라거나 할 수 있다고 하지 않고, 용어의 뜻만 정한다.
인용할 때 자주 어긋나는 지점이 하나 더 있다. 제2조의3에는 항이 없다. 번호 없는 본문 하나 아래에 제1호ㆍ제2호ㆍ제3호가 붙어 있을 뿐이다. 제2조의3 제1항처럼 적으면 존재하지 않는 자리를 가리키게 된다. 삭제로 남아 있는 항이나 호도 없다.
제44조의2 — 집행유예와 치료명령을 잇는 문장
제44조의2(선고유예 시 치료명령 등) ① 법원은 치료명령대상자에 대하여 형의 선고 또는 집행을 유예하는 경우에는 치료기간을 정하여 치료를 받을 것을 명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치료를 명하는 경우 보호관찰을 병과하여야 한다.
③ 제2항에 따른 보호관찰기간은 선고유예의 경우에는 1년, 집행유예의 경우에는 그 유예기간으로 한다. 다만, 법원은 집행유예 기간의 범위에서 보호관찰기간을 정할 수 있다.
④ 제1항의 치료기간은 제3항에 따른 보호관찰기간을 초과할 수 없다.
제3항은 본문과 단서로 갈린다. 본문만 옮기면 “집행유예 기간 = 보호관찰기간”으로 읽히지만, 단서는 법원이 그 범위 안에서 따로 정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제4항은 치료기간이 그 보호관찰기간을 넘을 수 없다고만 정한다. 몇 개월이라는 숫자는 이 조문에 없다.
어미 지도
| 조문 | 무엇을 정하는가 | 어미 | 성질 |
|---|---|---|---|
| 제2조의3 | 치료명령대상자의 정의 | 말한다 | 정의 |
| 제44조의2 제1항 | 선고유예ㆍ집행유예 시의 치료명령 | 명할 수 있다 | 재량 |
| 제44조의2 제2항 | 치료를 명한 경우의 보호관찰 | 병과하여야 한다 | 의무 |
| 제44조의2 제3항 | 보호관찰기간(본문) / 그 범위에서 정하기(단서) | 한다 / 정할 수 있다 | 기준 / 재량 |
| 제44조의2 제4항 | 치료기간의 상한 | 초과할 수 없다 | 금지 |
| 제44조의8 제2항 | 준수사항을 무겁게 위반한 때 | 취소할 수 있다 | 재량 |
| 제44조의9 제1항 단서 | 경제력이 없는 사람의 치료비용 | 부담할 수 있다 | 재량 |
법원 쪽 문장은 대부분 할 수 있다로 닫힌다. 의무로 닫히는 자리는 치료를 명했을 때 보호관찰을 병과하라고 한 제44조의2 제2항이다.
요건은 하나가 아니라 넷이다
“마약 사건이면 치료명령 대상”이라는 말은 제2조의3이 요구하는 것 중 하나만 말한 것이고, 그 하나조차 정확하지 않다.
제2조의3 제3호를 문언대로 나누면 이렇다.
- 물질 — 마약ㆍ향정신성의약품ㆍ대마,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남용되거나 해독을 끼칠 우려가 있는 물질일 것
- 습벽 또는 중독 — 그 물질을 식음ㆍ섭취ㆍ흡입ㆍ흡연 또는 주입받는
습벽이 있거나 그에 중독된 자일 것. 조문이 붙잡는 것은 사건의 종류가 아니라 사람의 상태다 -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 — 지은 죄가 그 무게일 것
- 본문의 두 요건 — 통원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을 것, 재범의 위험성이 있을 것
앞의 셋은 각 호가, 뒤의 둘은 호 위의 본문이 요구한다. 네 겹이 모두 채워져야 ‘치료명령대상자’라는 말이 성립하고, 그러고 나서야 제44조의2가 말하는 재량이 시작된다.
제3호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물질은 시행령이 받는다.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의2는 그 범위를 “제2조 각 호의 물질”이라고 정하고, 같은 시행령 제2조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과 「화학물질관리법」의 해당 규정에 규정된 물질을 든다. 개별 물질명은 그 법령들을 직접 따라가야 확인되므로 이 글에서는 나열하지 않는다.
명하기 전과 명한 뒤
치료명령은 선고 한 줄로 끝나지 않고 앞뒤에 절차가 붙어 있다.
명하기 전 — 조사와 진단. 제44조의3 제1항은 법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보호관찰소의 장에게 범죄의 동기, 신체적ㆍ심리적 특성 및 상태, 가정환경, 병력(病歷), 치료비용 부담능력, 재범위험성 등의 조사를 요구할 수 있다고 한다. 요구를 받은 보호관찰소의 장은 지체 없이 조사하여 서면으로 알려야 한다(제2항). 제44조의4는 법원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정신적 상태, 알코올 의존도 등의 진단을 요구할 수 있다고 한다. 법원 쪽은 재량, 요구를 받은 쪽은 의무라는 구조다.
명한 뒤 — 준수사항과 집행. 제44조의5는 치료명령을 받은 사람이 보호관찰관의 지시에 따라 성실히 치료에 응할 것, 인지행동 치료 등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성실히 이수할 것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제44조의6은 치료명령을 검사의 지휘를 받아 보호관찰관이 집행하고, 전문의의 진단과 약물 투여, 상담 등 치료와 심리치료 프로그램 실시 등의 방법으로 집행한다고 한다. 집행 전에는 치료기관과 치료의 방법ㆍ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여야 한다(제3항). 치료기관은 제44조의7에 따라 법무부장관이 지정할 수 있다.
지키지 않으면 벌금인가
아니다.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 치료명령 준수사항 위반에 대해 조문이 직접 정한 효과는 벌금이나 과태료가 아니다.
제44조의8은 정당한 사유 없이 치료기간 중 제44조의5의 준수사항을 위반하고 그 정도가 무거운 때, 선고유예의 경우에는 유예한 형을 선고할 수 있다(제1항), 집행유예의 경우에는 집행유예의 선고를 취소할 수 있다(제2항)고 정한다. 경고ㆍ구인ㆍ긴급구인ㆍ유치ㆍ선고유예의 실효 및 집행유예의 취소 등에 대하여는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38조부터 제45조까지, 제45조의2, 제46조 및 제47조를 준용한다(제3항).
제2조의3의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도 이 조문이 정한 법정형이 아니다. 대상자를 가르는 요건일 뿐이고, 제2조의3에는 징역형ㆍ벌금형이 없다. 액수가 적힌 벌칙을 이 자리에서 찾을 수는 없다.
치료비는 누가 내는가
제44조의9 제1항 본문은 치료명령을 받은 사람이 치료기간 동안 치료비용을 부담하여야 한다고 한다. 단서는 치료비용을 부담할 경제력이 없는 사람의 경우에 국가가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고 한다. 원칙은 본인 부담, 국가 부담은 단서가 정한 경우의 재량이다.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제2항).
흔한 단정과 법문 대조
| 흔한 단정 | 법문 |
|---|---|
| “집행유예면 치료명령도 무조건 붙는다” | 제44조의2 제1항의 어미는 명할 수 있다. 재량이다 |
| “치료명령은 제2조의3에 따라 붙는다” | 제2조의3은 대상자 정의뿐이고 그 문장에 집행유예가 없다. 관계 조문은 제44조의2다 |
| “마약 사건이면 모두 대상자다” | 습벽 또는 중독, 금고 이상 형에 해당하는 죄, 통원치료의 필요, 재범의 위험성이 함께 요구된다 |
| “치료기간은 집행유예 기간 전체다” | 문언은 치료기간이 보호관찰기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만 하고, 보호관찰기간도 법원이 집행유예 기간의 범위에서 따로 정할 수 있다 |
| “치료를 안 받으면 벌금이 나온다” | 제44조의8이 정한 직접 효과는 선고유예 실효 또는 집행유예 취소 가능성이다. 정액 벌금ㆍ과태료 조문이 아니다 |
| “치료비는 국가가 다 낸다” | 본문은 본인 부담이고, 국가 부담은 경제력이 없는 경우의 단서다 |
| “치료명령은 강제입원이다” | 강제입원ㆍ치료보호ㆍ재활교육은 이 조문들의 말이 아니다. 제44조의6은 통원 방식의 진단ㆍ투약ㆍ상담ㆍ심리치료 프로그램을 든다 |
언제부터 시행됐나
2026년 9월 기준으로 제2조의3과 제44조의2는 모두 시행 중이다. 이 법의 현행본 상단 표시는 [시행 2022. 7. 5.] [법률 제18678호, 2022. 1. 4., 일부개정]이다.
다만 상단의 공포번호를 제2조의3을 고친 법률로 읽으면 어긋난다. 법률 제18678호는 제16조의2와 제21조의2를 고쳤을 뿐 제2조의3은 건드리지 않았다. 제2조의3의 현재 문언은 여러 겹으로 만들어졌다.
| 공포번호 | 무엇을 했나 | 시행 |
|---|---|---|
| 법률 제13525호 (2015. 12. 1. 일부개정) | 제2조의3 신설, 제44조의2~제44조의9 신설 | 2016. 12. 2. |
| 법률 제15160호 (2017. 12. 12. 일부개정) | 제2조의3 제3호 및 제44조의2 제2항 등 개정 | 2018. 6. 13. |
| 법률 제17510호 (2020. 10. 20. 일부개정) | 제2조의3 제1호를 현재 문언으로 개정 | 2020. 10. 20. |
법률 제13525호 부칙 제2조는 경과조치가 아니라 적용례다. 제44조의2 제1항의 개정규정에 따른 치료명령은 그 법 시행 전에 죄를 범한 치료명령대상자에 대하여도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확인되지 않은 것
- 판례ㆍ결정: 제2조의3, 제44조의2, 제44조의8을 직접 판시한 판례ㆍ결정 원문은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 찾지 못했다. 사건번호ㆍ선고일ㆍ판시사항을 붙여 말할 수 없다.
- 치료기간의 구체적 길이: 문언은 보호관찰기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만 한다.
- 대통령령상 물질의 개별 목록: 시행령이 인용하는 다른 법령의 규정까지 따라가야 확인된다.
자주 묻는 것
집행유예를 받으면 마약 치료명령도 받나요
자동으로 받는 구조가 아니다. 제44조의2 제1항은 법원이 치료명령대상자에 대하여 형의 선고 또는 집행을 유예하는 경우 치료기간을 정하여 치료를 받을 것을 명할 수 있다고 한다. 명할지 여부가 열려 있다는 뜻이다. 다만 명한 경우에는 보호관찰이 함께 붙는다.
치료명령 대상자는 누구인가요 제2조의3이 정한다. 통원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고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자 중에서, 제1호(「형법」 제10조제2항에 따라 형을 감경할 수 있는 심신장애인), 제2호(알코올 습벽ㆍ중독), 제3호(마약ㆍ향정신성의약품ㆍ대마 등 물질의 습벽ㆍ중독) 중 하나에 해당하고, 그 죄가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해야 한다. 이 조문에는 항이 없고 호가 셋이다.
마약 사범은 모두 치료명령을 받나요
문언상 그렇지 않다. 제3호가 요구하는 것은 마약류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아니라 물질에 대한 습벽이 있거나 그에 중독된 자라는 상태이고, 여기에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 통원치료의 필요, 재범의 위험성이 더해진다. 요건이 모두 갖춰져도 명령 자체는 법원의 재량이다.
치료명령을 어기면 어떻게 되나요
제44조의8은 정당한 사유 없이 치료기간 중 준수사항을 위반하고 그 정도가 무거운 때, 선고유예에는 유예한 형의 선고를, 집행유예에는 집행유예 선고의 취소를 할 수 있다고 정한다. 절차에는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의 경고ㆍ구인ㆍ유치 등 규정이 준용된다.
참고 법령
-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 2022. 7. 5.] [법률 제18678호, 2022. 1. 4., 일부개정]
- 제2조의3(치료명령대상자)
- 제44조의2(선고유예 시 치료명령 등)
- 제44조의3(판결 전 조사)
- 제44조의4(전문가의 진단 등)
- 제44조의5(준수사항)
- 제44조의6(치료명령의 집행)
- 제44조의7(치료기관의 지정 등)
- 제44조의8(선고유예의 실효 등)
- 제44조의9(비용부담)
-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시행 2021. 4. 21.] [대통령령 제31595호, 2021. 4. 6., 일부개정]
- 제2조(마약류 등의 종류)
- 제2조의2(남용되거나 해독을 끼칠 우려가 있는 물질)
- 「형법」 제10조 제2항 — 제2조의3 제1호가 인용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제4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1항~제3항 — 시행령 제2조 제1호가 인용
- 「화학물질관리법」 제22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1조 — 시행령 제2조 제2호가 인용
-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38조부터 제45조까지, 제45조의2, 제46조, 제47조 — 제44조의8 제3항이 준용
- 개정 연혁: 법률 제13525호(2015. 12. 1. 일부개정), 법률 제15160호(2017. 12. 12. 일부개정), 법률 제17510호(2020. 10. 20. 일부개정), 법률 제18678호(2022. 1. 4. 일부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