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은 세 요건 중 하나…분할연금, 혼인 기간 5년이라는 문턱이 먼저다
실질적 혼인관계 없던 기간은 제외…전 배우자의 노령연금 수급권과 본인의 연령 도달도 함께 필요
이혼했다는 사실만으로 전 배우자의 국민연금이 나뉘지는 않는다. 국민연금법 제64조가 혼인 기간 5년이라는 문턱을 먼저 세우고, 그 뒤에 세 가지 요건을 다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64조 제1항은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인 사람이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추면 그때부터 생존하는 동안 배우자였던 자의 노령연금을 분할한 일정한 금액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정한다. 각 호는 배우자와 이혼하였을 것, 배우자였던 사람이 노령연금 수급권자일 것, 60세가 되었을 것 세 가지다. 이혼은 그중 제1호다.
문턱이 되는 ‘혼인 기간’의 뜻도 조문 안에 적혀 있다. 제1항의 괄호는 이를 “배우자의 가입기간 중의 혼인 기간으로서 별거, 가출 등의 사유로 인하여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기간을 제외한 기간”으로 정의한다. 가입기간 밖의 혼인은 세지 않고, 가입기간 안이라도 실질적 혼인관계가 없던 기간은 뺀다.
빼는 기간의 기준은 대통령령에 맡겨져 있다. 제4항의 위임을 받은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45조의2는 민법에 따른 실종기간과 주민등록법에 따라 거주불명으로 등록된 기간을 혼인 기간에서 제외하되, 이혼 당사자 사이에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합의한 기간이나 법원의 재판 등으로 인정된 기간이 있으면 그에 따르도록 한다. 이런 기간이 있는 경우 그 내용을 공단에 신고하여야 한다.
제2호는 상대방 쪽 사정이다. 전 배우자가 아직 노령연금 수급권자가 아니면 요건이 차지 않는다. 제61조제1항 문언은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인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의 지급연령을 60세(특수직종근로자는 55세)로 적고 있다.
제3호의 문언은 60세이지만 실제 적용되는 연령은 그대로가 아니다. 법률 제8541호 부칙 제8조는 급여의 지급연령에 출생연도별로 연령을 더하도록 정해, 1953년부터 1956년까지 출생자는 61세, 1957년부터 1960년까지 출생자는 62세, 1961년부터 1964년까지 출생자는 63세, 1965년부터 1968년까지 출생자는 64세,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5세가 적용된다.
제1항 각 호 외의 부분은 요건을 모두 갖추면 “받을 수 있다”로 닫힌다. 요건이 채워진 때에 생기는 수급권을 정한 문언이고, 기관이 지급 여부를 고르는 재량을 정한 문언이 아니다.
‘5년’은 제64조에 두 번 나오고 세는 대상이 서로 다르다. 제1항의 5년은 혼인 기간이고, 제3항의 5년은 제1항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추게 된 때부터의 청구 기한이다. 제3항만 “청구하여야 한다”는 의무형이다.
연령에 이르기 전에 이혼한 경우의 기한은 또 다르다. 제64조의3은 이혼의 효력이 발생하는 때부터 분할연금을 미리 청구할 수 있도록 하면서, 그 선청구를 이혼의 효력이 발생하는 때부터 3년 이내에 하여야 한다고 정했다. 선청구와 선청구의 취소는 각각 1회에 한한다. 선청구를 했더라도 실제 지급은 제1항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추게 된 때다.
액수를 정하는 규정은 제1항 밖에 있다. 제2항은 배우자였던 자의 노령연금액에서 부양가족연금액을 제외한 뒤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으로 한다고 정한다. 다만 제64조의2 제1항은 민법 제839조의2 또는 제843조에 따라 연금의 분할에 관하여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에 따르도록 하고, 제2항은 그 경우 분할 비율 등을 공단에 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대법원은 2019년 6월 13일 선고한 2018두65088 판결에서 이혼 당사자 사이의 협의서나 조정조서 등을 포함한 재판서에 연금의 분할 비율 등을 명시하지 않은 경우, 재산분할 절차에서 이혼배우자가 자신의 분할연금 수급권을 포기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분할 비율 설정에 동의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제1항의 현행 문언은 헌법재판소 결정에서 비롯됐다. 헌법재판소는 2016년 12월 29일 2015헌바182 결정에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연금 형성에 기여가 없는 이혼배우자에 대해서까지 법률혼 기간을 기준으로 분할연금 수급권을 인정하는 것은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를 선고하고, 2018년 6월 30일을 시한으로 계속 적용을 명했다.
이에 따라 법률 제15267호가 2017년 12월 19일 공포돼 제1항에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던 기간을 제외하는 문구를 넣고 제4항을 신설했으며,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2018년 6월 20일 시행됐다.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본 상단에 표시된 법률 제21203호는 제64조를 고치지 않았다. 이 법률의 원칙적인 시행일은 2026년 1월 1일이고, 상단에 함께 적힌 2026년 6월 17일은 제63조의2 개정규정에 붙은 날짜다.
제15267호 부칙 제2조는 조문의 시행을 미룬 경과조치가 아니라 제목 그대로 적용례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5월 30일 2019헌가29 결정에서 이 부칙 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며 헌법불합치를 선고하고 적용 중지를 명하면서 2025년 12월 31일까지 개정하도록 했고, 법률 제20584호가 2024년 12월 20일 이를 고쳤다. 개정된 부칙은 2016년 12월 29일 이후 최초로 분할연금 지급 사유가 발생한 경우부터 적용하되, 2016년 12월 29일부터 2018년 6월 19일까지 지급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연금액 변경처분의 제소기간이 지나지 않았거나 그 처분이 판결로 확정되지 않은 경우에 한해 2024년 5월 30일 이후 급여분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수급권이 생긴 뒤의 관계는 제65조가, 전 배우자와 다시 혼인한 경우는 제64조의4가 정한다. 제65조는 수급권을 취득한 후 배우자였던 자에게 생긴 사유로 노령연금 수급권이 소멸하거나 정지되어도 분할연금 수급권은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고 하고, 본인에게 노령연금 수급권이 발생하면 분할연금액과 노령연금액을 합산해 지급하도록 한다. 제64조의4의 포기는 같은 항의 배우자였던 사람과 재혼한 경우의 신청이고, 신청한 날부터 수급권이 소멸한다.
제64조 자체에는 벌칙도 과태료도 없다. 제128조 제1항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를 받은 자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으며, 징역과 벌금 중 하나를 고르는 선택형이다. 이 조항은 제64조를 직접 인용하지 않는다.
분할연금의 청구 서식과 첨부서류 등 세부 절차는 국민연금법 시행규칙에 위임돼 있다. 제64조의 문언만 놓고 보면 혼인 기간 5년이라는 문턱과 세 가지 요건이 모두 채워진 때가 수급권이 생기는 시점이자, 제3항의 5년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참고 법령
- 국민연금법 제61조(노령연금 수급권자) 제1항, 제2항
- 국민연금법 제64조(분할연금 수급권자 등) 제1항, 제2항, 제3항, 제4항
- 국민연금법 제64조의2(분할연금 지급의 특례) 제1항, 제2항
- 국민연금법 제64조의3(분할연금 청구의 특례) 제1항, 제2항, 제3항
- 국민연금법 제64조의4(분할연금 수급권의 포기) 제1항, 제2항
- 국민연금법 제65조(분할연금과 노령연금의 관계 등) 제1항, 제4항
- 국민연금법 제128조(벌칙) 제1항
- 국민연금법 부칙(2017. 12. 19. 법률 제15267호) 제1조, 제2조
- 국민연금법 부칙(법률 제8541호) 제8조(급여의 지급연령에 관한 적용례)
-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45조의2(분할연금 산정에서 제외되는 혼인 기간) 제1항, 제2항, 제3항
- 민법 제27조 제1항, 제839조의2(재산분할청구권), 제843조(준용규정)
- 주민등록법 제20조 제6항
관련 판례
이혼 당시 다른 재산상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포괄적 합의만으로 연금 분할을 별도로 결정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