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사직이면 실업급여'…고용보험법 제58조는 수급자격 제한 조문
중대한 귀책사유 있는 사람의 권고 이직은 제한 사유…정당한 이직 사유는 시행규칙 별표 2
사업주의 권고를 받고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를 고용보험법이 명시한 자리는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조문이 아니라 수급자격을 제한하는 조문이다.
고용보험법 제58조는 이직 사유에 따른 수급자격의 제한을 정한 조문으로, “제40조에도 불구하고 피보험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한다고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수급자격이 없는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조문의 구조도 흔히 쓰이는 인용과 다르다. 제58조에는 항 번호가 없고, 번호가 붙지 않은 본문 하나에 호가 둘, 각 호에 목이 셋이다.
제1호는 중대한 귀책사유로 해고된 피보험자를, 제2호는 자기 사정으로 이직한 피보험자를 대상으로 한다. 권고를 받고 그만둔 경우는 해고를 다룬 제1호가 아니라 자기 사정을 다룬 제2호 아래에 놓여 있다.
제2호 나목의 문언은 “제1호의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는 사람이 해고되지 아니하고 사업주의 권고로 이직한 경우”다. 앞부분의 조건이 함께 붙어 있어, 사업주의 권고에 따른 이직 전부를 제한 사유로 정한 것은 아니다.
제한에서 빠지는 통로는 같은 호 다목에 있다. 다목은 “그 밖에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유로 이직한 경우”를 제한 사유로 정해, 정당한 사유의 내용을 고용노동부령으로 넘긴다.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101조 제2항은 이 정당한 사유를 별표 2로 받는다. 별표 2는 근로자의 수급자격이 제한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이직 사유를 제1호부터 제13호까지 열네 가지 유형으로 열거한다.
퇴직 권고가 정당한 이직 사유로 놓인 자리는 별표 2 제5호다. 제5호는 사업의 양도·인수·합병, 일부 사업의 폐지나 업종전환, 직제개편에 따른 조직의 폐지·축소, 신기술의 도입과 기술혁신 등에 따른 작업형태의 변경, 경영의 악화와 인사 적체 등의 사정을 든다.
이런 사정으로 사업주로부터 퇴직을 권고받거나, 인원 감축이 불가피해 고용조정계획에 따라 실시하는 퇴직 희망자의 모집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제5호에 해당한다.
별표 2에는 임금체불과 근로조건 저하, 불합리한 차별대우,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 도산·폐업이나 대량 감원 예정, 왕복 3시간 이상의 통근 곤란, 정년 도래와 계약기간 만료도 들어 있다. 간병이나 임신·출산·육아를 이유로 한 이직에는 기업 사정상 휴가나 휴직이, 질병을 이유로 한 이직에는 업무종류의 전환이나 휴직이 허용되지 않았을 것 등의 조건이 함께 붙는다.
이직 사유만으로 지급 여부가 정해지는 것도 아니다. 제40조 제1항은 구직급여의 수급 요건을 열거하면서 제3호에 “이직사유가 제58조에 따른 수급자격의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할 것”을 두고, 제1호에는 기준기간 동안의 피보험 단위기간 합산 180일 이상을 함께 요구한다.
수급자격을 인정하는 주체도 회사가 아니다. 제58조 본문은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인정하는 경우를 전제로 하고, 제43조 제2항은 그 장이 수급자격의 인정 여부를 결정해 신청인에게 결과를 알리도록 정한다.
이직확인서 절차는 제42조 제3항과 시행규칙 제82조의2에 있다. 발급을 요청하려는 사람이 발급요청서를 제출하면 사업주는 제출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이직확인서를 발급해야 한다.
제58조 자체에는 징역이나 벌금 같은 법정형이 없다. 수급자격을 제한하는 조문이어서,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에 대한 제재는 다른 조문이 나눠 맡는다.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받은 경우는 제116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사업주와 공모한 경우는 제116조 제1항에 따라 각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된다.
거짓으로 작성한 이직확인서를 발급하거나 제출한 경우에는 제118조 제1항 제2호와 제3호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부정하게 지급받은 구직급여는 제62조에 따른 반환 명령과 함께 지급액의 2배 이하, 사업주와 공모한 경우 5배 이하의 금액이 추가로 징수될 수 있다.
제58조는 현재 시행 중이다. 다만 현행 고용보험법 상단에 표시된 법률 제21372호는 제70조 제1항을 고친 개정이고, 제58조의 현행 문언을 만든 마지막 개정은 제2호 나목의 “자가”를 “사람이”로 바꾼 법률 제17326호다.
법률이 수급자격을 제한하는 사유를 정하고, 그 제한에서 빠지는 정당한 이직 사유는 시행규칙 별표 2가 정하는 구조다. 같은 ‘권고’라는 말이 제58조 제2호 나목과 별표 2 제5호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놓여 있다.
참고 법령
- 고용보험법 제40조(구직급여의 수급 요건), 제42조(실업의 신고), 제43조(수급자격의 인정), 제58조(이직 사유에 따른 수급자격의 제한), 제62조(반환명령 등), 제116조(벌칙), 제118조(과태료)
-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82조의2(이직확인서의 발급 등), 제101조(이직 사유에 따른 수급자격의 제한 기준), 별표 2(근로자의 수급자격이 제한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이직 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