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수신을 금지한 법에 피해자 신고 절차는 없다…5천만원 벌금과 과태료 구별
제2조의 등록ㆍ신고는 자금을 받는 쪽의 적법성 요건…제3조 위반은 징역 또는 벌금
원금 보장을 약속받고 돈을 건넨 경우를 두고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고할 절차가 마련돼 있다고 보는 것은 조문 문언과 다르다. 이 법은 유사수신행위를 금지하지만, 제1조부터 제8조까지 피해자의 신고 접수기관이나 절차, 신고기한을 정한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제3조는 “누구든지 유사수신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한다. 이 한 문장에는 신고를 받는 기관이나 신고 방법이 들어 있지 않다.
이 법에서 등록ㆍ신고라는 말은 제2조의 정의 규정에 나온다. 이는 자금을 조달하는 쪽이 다른 법령에 따른 인가ㆍ허가를 받지 않았거나 등록ㆍ신고 등을 하지 않은 상태를 가리키는 요건이다. 피해자가 제3조에 따라 밟아야 하는 절차를 뜻하는 말은 아니다.
원금 보장 약정만으로 유사수신행위 여부가 정해지는 것도 아니다. 제2조는 인가ㆍ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ㆍ신고 등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업(業)으로 하면서, 각 호가 정한 유형 가운데 하나에 해당할 것을 함께 요구한다.
그중 제2호는 장래에 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예금ㆍ적금ㆍ부금ㆍ예탁금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받는 행위를 든다. 원금 보장은 이 요건 판단의 한 요소일 뿐, 다른 법정 요건과 분리해 결론 낼 수는 없다.
대법원도 불특정 다수인인지 여부는 권유를 받은 사람이 서로 아는지에 따라 일률적으로 정해지지 않는다고 봤다. 대법원 2013도9769 판결과 2012도6674 판결은 누구든 희망하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라면 평소 아는 사람에게 권유했거나 대상이 일정한 직업군으로 제한됐더라도 불특정 다수인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상품 거래가 끼어 있는 경우에도 형식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8도5519 판결은 진정한 상품 거래가 매개된 자금은 출자금으로 보기 어렵지만, 상품 거래를 가장하거나 빙자한 사실상 금전거래라면 유사수신행위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제3조 위반과 관련해 언급되는 5천만원은 과태료가 아니라 제6조제1항의 벌금 상한이다. 이 조항은 제3조를 위반해 유사수신행위를 한 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한다. 징역과 벌금은 ‘또는’으로 연결된 선택형 법정형이다.
같은 금액의 과태료는 별도 조문에 있다. 제8조제1항의 5천만원 이하 과태료는 제5조를 위반해 유사수신행위를 하기 위한 금융업 유사상호를 사용한 경우에 적용된다. 제3조 위반에 대한 제재와 대상, 성질이 다르므로 두 금액을 같은 제재로 볼 수 없다.
현행 법령 상단에는 법률 제20367호가 표시돼 있지만, 이는 제2조 각 호 외의 부분을 개정한 법률이다. 제3조의 현행 문언은 법률 제10045호의 2010년 전문개정으로 마련됐고, 해당 부칙에 따라 공포한 날부터 시행됐다.
유사수신행위로 체결된 약정이 자동으로 무효가 되는 것도 아니다. 대법원은 2024년 선고한 2023다310471 판결에서 제3조를 단속규정으로 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계약은 사법상 효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이 법을 읽을 때는 제2조의 등록ㆍ신고와 피해자의 신고를 구별하고, 제3조 위반에 연결된 벌금과 제5조 위반에 연결된 과태료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제3조 자체만으로는 피해자 신고의 접수기관ㆍ절차ㆍ기한을 확인할 수 없다.
참고한 법령과 조문
-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1조, 제2조, 제3조, 제5조, 제6조제1항, 제8조제1항
관련 판례
제3조는 단속규정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하여 체결된 계약의 사법상 효력은 인정된다.
참여를 희망하면 참여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구조라면 평소 아는 사람이나 특정 직업군으로 권유 상대를 제한하였더라도 불특정 다수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유사수신행위의 불특정 다수인은 자금조달 구조와 성격에 따라 판단하며, 특정 직업군이나 지인에게만 권유했다는 사정으로 곧바로 배제되지 않는다.
진정한 상품 거래가 매개된 자금 수령과 상품 거래를 가장하거나 빙자한 사실상 금전거래를 구별하여 유사수신행위 여부를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