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를 때리면 합의해도 처벌받나…운전자폭행죄, 공소 제한 문언 없어
일반 폭행죄와 달리 반의사불벌 조항 없어…상해에 이르면 벌금형 선택지도 제외
운행 중인 택시기사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경우, 합의만으로 공소 제기가 법률상 막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조문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0에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문언이 없다.
2026년 9월 12일 기준 시행 중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0 제1항은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한다. 택시운송사업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한 종류로 규정돼 있다.
조문은 운행 중인 자동차에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위해 쓰이는 자동차가 여객의 승차ㆍ하차 등을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도 포함한다고 적었다. 승객을 내려주거나 태우기 위해 잠시 멈춘 상태라는 사정만으로 적용 대상에서 곧바로 제외된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다만 정차 상태의 모든 경우가 같게 판단되는 것은 아니다. 대구고등법원은 2012년 판결에서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없는 장소에서 계속 운행 의사 없이 주ㆍ정차한 상태의 운전자를 폭행한 경우에는 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 판결은 2015년 승차ㆍ하차 일시 정차 관련 괄호 문언이 추가되기 전 사건에 관한 하급심 판단이다.
합의와 관련해 자주 함께 거론되는 형법 제260조와 제283조는 구조가 다르다. 두 조문 제3항은 각각 해당 죄에 대해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한다. 그러나 제5조의10에는 같은 공소 제한 문언도, 이들 조문을 준용한다는 문언도 없다.
그렇다고 합의가 법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형법 제51조는 형을 정할 때 피해자와의 관계와 범행 후 정황 등을 참작하도록 하고, 형사소송법 제247조는 검사가 이 사정을 참작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정한다. 합의는 개별 사건의 기소와 양형에서 고려될 수 있는 사정이지만, 법률이 특정 결과를 보장하는 기준은 아니다.
법정형은 결과에 따라 갈린다. 제1항은 징역 또는 벌금의 선택형이지만, 폭행ㆍ협박으로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를 정한 제2항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만 규정한다. 상해에 이른 경우에는 벌금형 선택지가 없으며,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대법원은 2015년 판결에서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해 운전자ㆍ승객 또는 보행자 등을 상해나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제2항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또 2022년 판결에서는 이 조문의 자동차가 도로교통법상 자동차를 의미하고,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다.
헌법재판소도 2017년 구법 제5조의10 제1항 중 운행 중 부분과 제2항 중 상해 부분에 관한 위헌소원에서 각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판단 대상은 2015년 6월 22일 개정 전 조항이다.
따라서 운행 중인 택시기사를 때리면 합의해도 처벌받는지라는 질문에는, 합의만으로 사건이 자동 종결된다고 볼 수 없다는 답이 먼저 나온다. 반대로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언제나 같은 절차나 처벌 결과가 정해진다고도 볼 수 없으며, 적용 조항과 구체적인 운행 상황, 상해 결과 여부가 함께 판단 대상이 된다.
참고 법령과 조문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0
- 형법 제51조, 제260조제3항, 제283조제3항
- 형사소송법 제247조
-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조제3호
-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
관련 판례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폭행·협박으로 상해·사망 결과가 발생하면 제5조의10제2항의 구성요건을 충족하고 교통사고 발생까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다.
구법 제5조의10제1항 중 운행 중 부분과 제2항 중 상해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제5조의10의 자동차는 도로교통법상 자동차를 뜻하므로 원동기장치자전거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