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 중인 택시기사를 때리면 합의해도 처벌받나요 — 답은 합의가 아니라 조문의 한 줄에 있다
짧은 답부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 제5조의10에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문언이 없습니다. 형법 제260조(폭행)와 제283조(협박)에는 각 제3항에 그 한 줄이 붙어 있지만, 제5조의10에는 같은 문언도, 그 두 조문을 준용한다는 문언도 없습니다. 그래서 “합의하면 사건이 끝난다”는 설명은 이 조문의 문언과 맞지 않습니다.
반대 방향도 마찬가지입니다. “합의해도 무조건 기소되고 처벌된다”고 단정하는 것 역시 법률 문언이 보장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형법 제51조는 형을 정할 때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하여야 한다고 하고, 형사소송법 제247조는 검사가 그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합의는 사건을 끝내는 스위치가 아니라, 기소와 양형의 판단에 들어가는 사정입니다.
1. 조문 원문 — 특가법 제5조의10
제5조의10(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폭행 등의 가중처벌) ① 운행 중(「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조제3호에 따른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위하여 사용되는 자동차를 운행하는 중 운전자가 여객의 승차ㆍ하차 등을 위하여 일시 정차한 경우를 포함한다)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5. 6. 22.>
② 제1항의 죄를 범하여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전문개정 2010. 3. 31.]
조문의 생김새를 그대로 적으면 이렇습니다.
- 항은 2개, 각 항 안에 번호를 매긴 호는 없고, 목도 없습니다. 삭제된 항도 없습니다.
- 두 항 모두 어미가
처한다인 형벌 조항입니다.하여야 한다ㆍ할 수 있다ㆍ하여서는 아니 된다같은 문언은 없습니다. - 단서가 없습니다. 제1항의 괄호는
이하 "○○"라 한다식 정의 괄호가 아니라,운행 중에 포함되는 경우를 정한 괄호입니다.
2. ‘그 한 줄’이 있는 조문과 없는 조문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죄입니다. 그 성질은 조문에 그 문언이 적혀 있을 때 생깁니다.
| 조문 | 죄 | 공소 제한 문언 |
|---|---|---|
| 형법 제260조 제3항 | 폭행ㆍ존속폭행 | 있음 — 제1항 및 제2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
| 형법 제283조 제3항 | 협박ㆍ존속협박 | 있음 — 같은 취지 |
| 특가법 제5조의10 |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 폭행ㆍ협박, 상해ㆍ사망 | 없음 — 두 항 모두 처한다로 끝나고, 공소 제한 문언도 준용 문언도 없음 |
일반 폭행ㆍ협박에서 통하는 설명을 운전자폭행등죄에 그대로 옮길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같은 ‘때렸다’라도 적용되는 조문이 달라지면, 그 조문에 붙어 있는 문언도 달라집니다.
3. 그렇다면 합의는 아무 의미가 없나
법률 문언만 놓고 보면 이렇습니다.
형법 제51조(양형의 조건)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다음 사항을 참작하여야 한다.
-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 피해자에 대한 관계
-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 범행 후의 정황
형사소송법 제247조(기소편의주의) 검사는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
제51조는 참작하여야 한다는 의무 문언이고, 제247조는 아니할 수 있다는 재량 문언입니다. 하나는 참작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소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쪽도 특정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정리는 이렇게 됩니다.
- 합의가 있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 제5조의10에는 그런 문언이 없습니다.
- 합의는 법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 → 형법 제51조ㆍ형사소송법 제247조가 참작과 재량을 정하고 있으므로 그렇게 말할 수도 없습니다.
- 남는 것은 개별 사건에서 기소와 양형의 판단 사항이라는 것뿐입니다. 이 글은 어떤 사건의 결과도 예단하지 않습니다.
4. 벌금이 있는 항과 없는 항
“벌금 얼마 나오나요”라는 질문은 조문상 제1항의 이야기입니다.
| 결과 | 근거 | 법정형 |
|---|---|---|
| 폭행ㆍ협박에 그친 경우 | 제5조의10 제1항 |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선택형) |
|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 제5조의10 제2항 | 3년 이상의 유기징역 — 벌금 선택지 없음 |
|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 제5조의10 제2항 |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
제1항은 징역과 벌금 중 하나를 고르도록 또는으로 이어 두었지만, 제2항 상해 부분에는 벌금형 자체가 없습니다. 결과가 상해로 넘어가는 순간 질문이 다른 항으로 옮겨 가고, 제1항의 벌금 액수를 그 자리에 끌어다 붙이면 형의 무게가 통째로 어긋납니다.
한 가지 더. 제5조의10이 정한 것은 형사 벌금이지 행정상 범칙금이나 과태료가 아닙니다. 바깥에서 “범칙금 얼마”라는 식으로 도는 설명은 조문이 쓴 말과 종류가 다릅니다.
5. 정차 중이면 ‘운행 중’이 아닌가
제1항은 운행 중 바로 뒤에 괄호를 달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조제3호에 따른 여객자동차운송사업에 사용되는 자동차를 운행하는 중 운전자가 여객의 승차ㆍ하차 등을 위하여 일시 정차한 경우를 포함한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승객을 내려주려고 잠시 멈춘 상태를 조문이 직접 끌어안은 것입니다.
다만 방향을 뒤집어 “모든 정차가 운행 중”이라고 넓힐 수도 없습니다. 괄호가 붙는 대상은 여객자동차운송사업에 사용되는 자동차이고, 그 밖의 정차 상태는 조문의 괄호가 아니라 구체적 사정으로 판단됩니다. 실제로 이 괄호가 들어오기 전 사건에서,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없는 장소에서 계속적인 운행 의사 없이 주ㆍ정차한 상태의 운전자를 폭행한 경우에는 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하급심 판결이 있습니다(아래 6.).
택시가 왜 이 괄호에 들어오는지는 조문으로 이어집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조제3호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다른 사람의 수요에 응하여 자동차를 사용하여 유상(有償)으로 여객을 운송하는 사업으로 정의하고,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는 택시운송사업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3조제1항제2호의 구역 여객자동차운송사업 중 일반택시운송사업과 개인택시운송사업으로 정합니다.
6. 법원ㆍ헌법재판소가 판단한 것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 조문과 직접 이어지는 판례ㆍ결정은 다음 네 건입니다.
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4도13345 판결 제5조의10 제1항ㆍ제2항의 규정 취지와 그 죄의 법적 성격을 다루면서,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하여 운전자나 승객 또는 보행자 등을 상해나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같은 조 제2항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보았습니다(적극). 주문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는 것입니다.
헌법재판소 2017. 11. 30. 선고 2015헌바336 결정 (합헌)
판단 대상은 2015. 6. 22. 개정 전 구법 조항입니다. 구법 제5조의10 제1항 중 운행 중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소극), 제5조의10 제2항 중 상해에 관한 부분이 형벌체계상 균형을 잃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소극)를 판단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했습니다.
대법원 2022. 4. 28. 선고 2022도1013 판결
제5조의10에서 정한 자동차는 도로교통법상 자동차를 의미하고,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소극). 자동차관리법과 도로교통법이 자동차의 범위를 달리 정한 취지, 제5조의10의 입법 취지를 함께 밝혔습니다. 주문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는 것입니다.
대구고등법원 2012. 6. 14. 선고 2012노32 판결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없는 장소에서 계속적인 운행 의사 없이 자동차를 주ㆍ정차한 상태에 있는 운전자를 폭행한 경우, 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입니다. 상고 표시가 있는 하급심 판결이므로 확정 여부를 단정할 수 없고, 2015년에 제1항 괄호가 들어오기 전 사건입니다. 그래서 이 판결을 현행 조문에서 승차ㆍ하차를 위한 일시 정차를 자동으로 제외하는 근거로 쓸 수 없습니다.
7. 개정 이력에서 구분할 세 가지
현행 법률본 상단에는 [시행 2025. 7. 2.] [법률 제20878호, 2025. 4. 1., 타법개정]이 붙어 있습니다. 그러나 제20878호는 제5조의10을 고치지 않았습니다. 그 법률이 이 법에서 고친 것은 제11조제1항 각 호 외의 부분의 알선목적을 유인ㆍ권유ㆍ알선 목적으로 바꾼 부분입니다.
| 공포번호 | 시점 | 제5조의10에 한 일 |
|---|---|---|
| 법률 제10210호 | 2010. 3. 31. | 전문개정 — 조문의 기본 구조와 제2항이 여기서 비롯됨 |
| 법률 제13351호 | 2015. 6. 22. | 제1항의 운행 중 뒤에 승차ㆍ하차 일시 정차 괄호를 추가 |
| 법률 제20878호 | 2025. 4. 1. 공포 / 2025. 7. 2. 시행 | 제11조제1항을 고친 타법개정. 제5조의10은 손대지 않음 |
법률 제13351호의 부칙은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뿐이고, 그 개정법률에는 적용례나 경과조치가 없습니다. 시행이 유예된 조문이 아닙니다.
8. 자주 묻는 질문
Q. 운행 중인 택시기사를 때리면 합의해도 처벌받나요?
A. 특가법 제5조의10에는 형법 제260조 제3항ㆍ제283조 제3항 같은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문언이 없습니다. 합의만으로 공소 제기가 법률상 막히는 구조가 아닙니다. 다만 합의가 아무 의미도 없다는 뜻은 아니며, 형법 제51조의 참작 사항ㆍ형사소송법 제247조의 기소 재량과 관련된 사정으로 남습니다. 결과는 개별 사건의 판단 사항입니다.
Q. 택시가 승객을 내려주려고 잠시 멈췄을 때 때려도 운전자 폭행인가요?
A. 제1항 괄호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에 사용되는 자동차를 운행하는 중 운전자가 여객의 승차ㆍ하차 등을 위하여 일시 정차한 경우를 운행 중에 포함한다고 명시합니다. 반대로 이 괄호를 모든 정차로 넓힐 수는 없고, 그 밖의 정차 상태는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됩니다.
Q. 운행 중인 택시기사를 다치게 하면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나요?
A. 조문상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는 제2항이고,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여기에는 벌금 선택지가 없습니다. 벌금이 선택형으로 들어 있는 것은 폭행ㆍ협박에 그친 제1항(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Q. 오토바이 운전자를 때려도 이 조문이 적용되나요?
A. 대법원 2022. 4. 28. 선고 2022도1013 판결은 제5조의10의 자동차를 도로교통법상 자동차로 보고,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Q. 범칙금이나 합의 기간이 정해져 있나요?
A. 제5조의10이 정한 것은 형사 벌금이며 범칙금ㆍ과태료가 아닙니다. 이 조문에는 합의를 위한 기간을 정한 문언도 없습니다. 합의금 시세ㆍ공탁하면 끝난다ㆍ초범이면 벌금 같은 표현은 조문의 말이 아닙니다. 조문이 쓴 말은 운행 중,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징역 또는 벌금입니다.
9. 정리
- 반의사불벌은 조문에 그 문언이 있을 때 생깁니다. 제5조의10에는 없습니다.
- 그렇다고 결과가 정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형법 제51조는 참작 의무, 형사소송법 제247조는 기소 재량입니다.
- 제1항에는 벌금이 선택형으로 있고, 제2항 상해에는 벌금이 없습니다.
- 승차ㆍ하차를 위한 일시 정차는 제1항 괄호에 명시되어 있고, 그 괄호는 2015. 6. 22.에 들어왔습니다.
- 제5조의10이 정한 것은 형벌이지 행정상 제재가 아닙니다.
참고 법령ㆍ판례
법령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0(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폭행 등의 가중처벌) 제1항ㆍ제2항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제1항 (법률 제20878호의 개정 대상)
-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조제3호(정의 — 여객자동차운송사업), 제3조제1항제2호
-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
- 「형법」 제260조(폭행, 존속폭행) 제1항ㆍ제2항ㆍ제3항
- 「형법」 제283조(협박, 존속협박) 제1항ㆍ제2항ㆍ제3항
- 「형법」 제51조(양형의 조건) 제1호~제4호
- 「형사소송법」 제247조(기소편의주의)
개정 법률
- 법률 제10210호(2010. 3. 31., 전문개정)
- 법률 제13351호(2015. 6. 22., 일부개정) — 부칙: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 법률 제20878호(2025. 4. 1. 공포, 2025. 7. 2. 시행, 타법개정)
판례ㆍ결정
- 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4도13345 판결
- 헌법재판소 2017. 11. 30. 선고 2015헌바336 결정(합헌)
- 대법원 2022. 4. 28. 선고 2022도1013 판결
- 대구고등법원 2012. 6. 14. 선고 2012노32 판결(상고)
관련 판례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폭행·협박으로 상해·사망 결과가 발생하면 제5조의10제2항의 구성요건을 충족하고 교통사고 발생까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다.
구법 제5조의10제1항 중 운행 중 부분과 제2항 중 상해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제5조의10의 자동차는 도로교통법상 자동차를 뜻하므로 원동기장치자전거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