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자 신상 공개 금지, 한 조문 두 항이 갈린다…공무원은 사생활 비밀까지
‘누구든지’에 걸리는 제2항은 동의 없는 공개가 본문 요건…명시한 의사에 반해 기소 못 하는 죄는 제2항 제2호뿐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못하도록 한 조항은 하나이지만, 그 안의 두 항은 적용 대상과 성립 요건이 서로 다르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4조는 ‘피해자의 신원과 사생활 비밀 누설 금지’라는 제목 아래 제1항과 제2항 두 개 항으로 이뤄져 있다. 각 항에는 호나 목이 없고, ‘다만’으로 시작하는 단서도 없다.
제1항의 수범자는 성폭력범죄의 수사 또는 재판을 담당하거나 이에 관여하는 공무원, 그리고 그 직에 있었던 사람이다.
제1항은 이들이 피해자의 주소, 성명, 나이, 직업, 학교, 용모, 그 밖에 피해자를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인적사항과 사진 등을 공개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지 못하도록 하고, 여기에 더해 피해자의 사생활에 관한 비밀까지 금지 대상으로 적었다.
제2항의 수범자는 ‘누구든지’다. 제2항은 ‘제1항에 따른 피해자’의 인적사항이나 사진 등을 피해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신문 등 인쇄물에 싣거나 방송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방송 또는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개하는 것을 금지한다.
두 항을 가르는 말은 세 가지다. 수범자가 다르고, 제1항에 없는 ‘피해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가 제2항에는 본문 요건으로 들어가 있으며, 제2항은 보호 대상을 ‘제1항에 따른 피해자’로 끌어온다.
마지막 표현에 대해 대법원 2부는 2025년 9월 4일 선고한 2025도7058 판결에서 제24조 제2항의 피해자를 수사 또는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진행되었던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로 해석하고, 그 인적사항 등을 공개한다는 고의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주문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는 것이었다.
법정형은 제24조가 아니라 제50조 제2항이 정한다. 같은 항 제1호는 제24조 제1항과 제38조 제2항 위반을, 제2호는 제24조 제2항 위반을 각각 들면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또는’으로 이어진 선택형이고, 형사 벌칙이다. 같은 법 제52조의 과태료는 제43조의2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른 신고 의무 위반을 대상으로 할 뿐 제24조를 인용하지 않는다.
소추 조건도 두 항이 갈린다. 제50조 제4항은 “제2항제2호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어, 이 제한은 제24조 제2항 위반죄에만 적용되고 제1항 위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제24조의 현행 문언은 법률 제11556호로 2012년 12월 18일 전부개정되면서 만들어졌고, 부칙 제1조에 따라 2013년 6월 19일 시행됐다. 같은 부칙 단서로 시행이 늦춰진 것은 제36조부터 제39조까지의 개정규정이며 제24조는 그 대상이 아니다.
현행 법령 상단에 표시된 법률 제21066호는 제23조의2 제1항의 위원회 명칭을 바꾼 타법개정으로, 제24조를 고치지 않았다. 제50조 제2항의 현재 법정형은 법률 제17507호가 2020년 10월 20일 공포되면서 정해져 2021년 1월 21일부터 시행됐다.
개별 게시물이 제24조 제2항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를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는 정보인지,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는지, 어떤 내용을 어떤 매체에 공개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성폭력범죄의 구체적 범위를 정한 같은 법 제2조 제1항 각 호의 전문은 확인되지 않았다.
참고 법령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항, 제24조 제1항ㆍ제2항, 제38조 제2항, 제43조의2 제1항ㆍ제2항, 제50조 제2항 제1호ㆍ제2호, 제50조 제4항, 제52조 제1항ㆍ제2항
방송법 제2조 제1호
법률 제11556호(2012. 12. 18. 전부개정) 부칙 제1조
법률 제17507호(2020. 10. 20. 일부개정) 부칙
법률 제21066호(2025. 10. 1. 타법개정)
관련 판례
판시사항은 성폭력처벌법 제24조 제2항의 보호대상인 피해자 해석과 제50조 제2항 제2호 및 제24조 제2항 위반죄 성립요건을 다룬다. 대법원은 제24조 제2항의 제1항에 따른 피해자를 수사 또는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진행되었던 성폭력범죄 피해자로 해석하고, 인적사항 등을 공개한다는 고의가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주문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지정재판부가 심판청구를 각하한 결정이다. 개별 사건의 법률조항 포섭·적용 또는 재판결과를 다투는 청구로 보았으며, 제24조의 구성요건을 본안에서 판단한 선례로 인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