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이름을 빼고 올려도 처벌될까 — 성폭력처벌법 제24조가 두 항으로 갈리는 자리
요약 및 결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4조는 피해자의 신원과 사생활 비밀을 공개·누설하는 것을 금지하며, 위반하면 같은 법 제50조 제2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제24조는 두 개 항으로 나뉘어, 제1항은 수사·재판을 담당하거나 관여하는 공무원과 그 직에 있었던 사람을, 제2항은 `누구든지`를 수범자로 삼는다. 제2항은 `피해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인적사항·사진 등을 인쇄물·방송·정보통신망에 공개한 경우를 요건으로 하며, 제2항 위반죄는 제50조 제4항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온라인에 공개되면 제24조 제2항의 요건을 살펴야 한다. 이를 "피해자 신상을 올리면 처벌"이라는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조문은 그렇게 한 겹으로 되어 있지 않다. 대법원은 2025. 9. 4. 선고 2025도7058 판결에서 제24조 제2항의 `피해자`가 누구인지와 이 죄의 구성요건을 밝혔고, 이 판시는 "무조건 처벌"이라는 통념과 조문 문언 사이의 간격을 드러낸다.
제24조는 누구에게 걸리는 조문인가
성폭력처벌법 제24조는 수범자가 다른 두 개의 금지를 한 조문에 담고 있다. 제1항의 수범자는 성폭력범죄의 수사 또는 재판을 담당하거나 이에 관여하는 공무원 또는 그 직에 있었던 사람이고, 제2항의 수범자는 누구든지다. 퇴직 후에도 제1항이 계속 걸린다는 점이 문언에 그 직에 있었던 사람으로 명시돼 있다.
금지 대상도 같지 않다. 제1항은 인적사항과 사진 등에 더해 그 피해자의 사생활에 관한 비밀까지 포함하지만, 제2항의 열거에는 사생활 비밀이 없다. 즉 피해자의 사생활 비밀을 누설하는 행위 자체를 제24조로 규율하는 것은 제1항의 수범자에 한정된다.
제24조는 항이 두 개뿐이고, 각 항에 호나 목이 없으며 삭제된 항도 없다. 두 항 모두 어미가 하여서는 아니 된다인 금지 규정이다. 다만으로 시작하는 단서도 없다. 제2항의 피해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는 단서가 아니라 본문에 붙은 요건이다.
이름을 쓰지 않으면 제24조를 피할 수 있나
이름을 쓰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제24조의 적용 범위를 벗어난다고 보기 어렵다. 제24조 제2항은 주소, 성명, 나이, 직업, 학교, 용모, 그 밖에 피해자를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는 인적사항이나 사진 등을 열거한다. 성명은 그중 하나일 뿐이고, 열거의 끝에 있는 그 밖에 피해자를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는이라는 문구가 나머지를 받는다.
다만 어떤 정보 조합이 실제로 피해자를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게 하는지는 문언만으로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 개별 게시물의 위법 여부는 게시 내용, 피해자 특정 가능성, 동의 유무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특정 게시 형태를 두고 위법하다거나 적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제2항의 피해자는 어디까지인가
제2항은 보호 대상을 제1항에 따른 피해자라고 쓴다. 제1항이 성폭력범죄의 수사 또는 재판을 전제로 하므로, 제2항의 피해자도 그 전제를 물려받는 구조다.
대법원 2025. 9. 4. 선고 2025도7058 판결은 이 문구를 수사 또는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진행되었던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로 해석했고, 제50조 제2항 제2호·제24조 제2항 위반죄가 성립하려면 그 인적사항 등을 공개한다는 고의도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의 주문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이다.
따라서 “피해자 신상을 올리면 언제나 제24조 제2항”이라는 설명은 조문 문언과도, 위 판결과도 어긋난다.
어디에 올리면 공개인가
제2항은 공개 경로를 세 갈래로 적는다. 신문 등 인쇄물에 싣거나 「방송법」 제2조제1호에 따른 방송 또는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개하는 것이다. 온라인 게시만 대상인 것이 아니라 인쇄물과 방송도 문언에 함께 들어 있다.
방송법 제2조 제1호는 방송을 방송프로그램을 기획ㆍ편성 또는 제작하여 이를 공중에게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송신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그 아래 목에서 텔레비전방송·라디오방송·데이터방송·이동멀티미디어방송을 든다. 제24조 제2항이 이 정의를 그대로 끌어 쓰므로, 방송에 해당하는지는 방송법의 정의로 판단한다.
제1항의 행위 표현은 다르다. 제1항은 경로를 한정하지 않고 공개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누설이라고만 적는다.
행위별로 나누면 어떤 조문에 걸리나
| 어떤 행위 | 적용 조문 | 법정형 | 공소 조건 |
|---|---|---|---|
| 수사·재판을 담당하거나 관여하는 공무원 또는 그 직에 있었던 사람이 피해자의 인적사항·사진 등이나 사생활 비밀을 공개·누설 | 제24조 제1항, 제50조 제2항 제1호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 제50조 제4항의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
| 진술조력인이 직무상 알게 된 피해자의 인적사항·사진 및 사생활 비밀을 공개·누설 | 제38조 제2항, 제50조 제2항 제1호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 제50조 제4항의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
| 누구든지 피해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인적사항·사진 등을 인쇄물·방송·정보통신망에 공개 | 제24조 제2항, 제50조 제2항 제2호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
법정형은 세 경우가 같다. 갈리는 것은 성립 요건과 소추 조건이다.
과태료나 범칙금이 부과되는 사안인가
제24조 위반에 과태료나 범칙금이 부과된다는 설명은 조문과 맞지 않는다. 제24조 위반의 직접 벌칙은 제50조 제2항이고, 그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인 형사벌이다. 또는이므로 징역과 벌금 중 하나를 선택하는 선택형이다.
같은 법 제52조가 과태료를 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제52조 제1항은 제43조의2제1항 또는 제2항을 위반하여 신고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신고한 경우에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적을 뿐, 제24조를 인용하지 않는다. 범칙금이라는 표현은 제24조와 제50조 어디에도 없다.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기소할 수 없는 경우가 따로 있다
제50조 제4항은 제2항제2호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한다. 제2항 제2호는 제24조 제2항 위반, 곧 동의 없는 공개를 가리킨다. 따라서 이 소추 제한은 일반인의 공개 행위에 붙는다.
반대로 제24조 제1항 위반은 제50조 제2항 제1호에 해당하므로 제4항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제24조 위반은 모두 반의사불벌”이라는 설명도, “제2항 위반이면 언제나 공소제기가 가능하다”는 설명도 문언과 어긋난다.
실제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인가
제24조 위반죄의 선고 형량 분포나 별도 양형기준에 관하여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공표 자료 없음이다. 확인되는 것은 법정형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점, 그리고 이 법정형이 법률 제17507호(2020. 10. 20. 공포, 2021. 1. 21. 시행)로 정해졌다는 점이다.
법정형 상한은 실제 선고형과 다른 층위의 수치다. 상한만 보고 실제 선고를 추정할 수는 없으며, 특정 사건의 결과를 이 글에서 예단하지 않는다.
이 문언은 언제부터인가
제24조의 현행 문언을 만든 법률은 법률 제11556호(2012. 12. 18. 전부개정)이며, 부칙 제1조가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정해 2013. 6. 19.부터 시행됐다. 같은 부칙 단서로 시행이 늦춰진 것은 제36조부터 제39조까지의 개정규정이고, 제24조는 그 대상이 아니다.
현행본 상단의 [법률 제21066호, 2025. 10. 1., 타법개정]을 제24조의 개정법률로 읽으면 틀린다. 제21066호는 제23조의2 제1항의 위원회 명칭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로 바꾼 타법개정이고, 제24조는 고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 2016헌바80 사건이 제24조 제1항을 심판대상으로 삼은 적이 있으나, 이는 지정재판부 결정이고 주문은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이다. 구성요건을 본안에서 판단한 판시로 인용할 수 없다.
관련 법령
제1항은 성폭력범죄의 수사 또는 재판을 담당하거나 관여하는 공무원과 그 직에 있었던 사람이 피해자의 인적사항·사진 등 또는 사생활 비밀을 공개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지 못하게 한다. 제2항은 누구든지 제1항에 따른 피해자의 인적사항이나 사진 등을 피해자의 동의 없이 인쇄물, 방송 또는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개하지 못하게 한다.
제2항은 제24조 제1항 또는 제38조 제2항의 피해자 신원과 사생활 비밀 누설 금지 의무 위반자와 제24조 제2항을 위반해 인적사항과 사진 등을 공개한 사람을 각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제4항은 제2항 제2호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한다.
제1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제43조의2제1항 또는 제2항을 위반해 신고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신고한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정한다. 제24조 위반은 이 항이 인용하는 대상이 아니다.
제2항은 진술조력인이 직무상 알게 된 피해자의 인적사항과 사진 및 사생활에 관한 비밀을 공개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지 못하게 한다.
제1호는 방송프로그램을 기획·편성 또는 제작하여 공중에게 전기통신설비로 송신하는 방송을 정의하고, 텔레비전방송·라디오방송·데이터방송·이동멀티미디어방송을 구분한다.
관련 판례
판시사항은 성폭력처벌법 제24조 제2항의 보호대상인 피해자 해석과 제50조 제2항 제2호 및 제24조 제2항 위반죄 성립요건을 다룬다. 대법원은 제24조 제2항의 제1항에 따른 피해자를 수사 또는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진행되었던 성폭력범죄 피해자로 해석하고, 인적사항 등을 공개한다는 고의가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주문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지정재판부가 심판청구를 각하한 결정이다. 개별 사건의 법률조항 포섭·적용 또는 재판결과를 다투는 청구로 보았으며, 제24조의 구성요건을 본안에서 판단한 선례로 인용하지 않는다.
자주 묻는 질문
성폭력 피해자의 이름을 빼고 SNS에 올리면 괜찮나요?
이름을 빼는 것만으로 성폭력처벌법 제24조 제2항의 적용 범위를 벗어난다고 보기 어렵다. 조문은 성명 외에 주소·나이·직업·학교·용모와 `그 밖에 피해자를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는 인적사항이나 사진 등`을 함께 열거하기 때문이다. 다만 개별 게시물이 실제로 이 요건에 해당하는지는 게시 내용과 피해자 특정 가능성, 동의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성폭력 피해자 신상 공개는 어떤 처벌을 받나요?
성폭력처벌법 제50조 제2항은 제24조 제1항 또는 제38조 제2항 위반과 제24조 제2항 위반을 함께 규정하며, 법정형은 두 경우 모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과태료나 범칙금이 아니라 형사처벌이며, 징역과 벌금 중 하나를 정하는 선택형이다. 같은 법 제52조의 과태료 규정은 제24조를 인용하지 않는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기소할 수 없나요?
성폭력처벌법 제50조 제4항은 제50조 제2항 제2호의 죄, 즉 제24조 제2항 위반죄에 대하여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한다. 이 제한은 동의 없이 인적사항 등을 공개한 일반인의 행위에 적용된다. 반면 제24조 제1항 위반은 제50조 제2항 제1호에 해당하므로 이 제한을 받지 않는다.
공무원이 아닌 사람이 피해자의 사생활 이야기를 옮기면 제24조 위반인가요?
제24조 제2항이 열거하는 대상은 인적사항과 사진 등이고, 사생활에 관한 비밀은 제1항에만 들어 있다. 사생활 비밀 누설을 이 법으로 규율하는 것은 수사·재판을 담당하거나 관여하는 공무원과 그 직에 있었던 사람, 그리고 제38조 제2항의 진술조력인이다. 다만 제24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다른 법률의 적용까지 배제한다는 뜻은 아니며, 그 부분은 이 글의 확인 범위 밖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