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임승차 5만원은 벌금 아닌 범칙금…법정형은 10만원 이하 벌금·구류·과료
시행령 별표가 정한 통고처분 금액…철도 부가 운임은 형벌도 범칙금도 아닌 별개 절차
무임승차에 적용되는 경범죄 처벌법 조항의 법정형과 현장에서 통고되는 범칙금 5만원은 서로 다른 규범이 정한 별개의 금액이다.
경범죄 처벌법 제3조제1항제39호는 ‘무임승차 및 무전취식’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용 차 또는 배 등을 타거나 다른 사람이 파는 음식을 먹고 정당한 이유 없이 제 값을 치르지 아니한 사람”을 규정하고 있다.
같은 항 본문은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을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科料)의 형으로 처벌한다”고 정한다. 세 가지 중 하나를 택하는 선택형이며, 징역은 들어 있지 않다.
5만원이라는 금액은 법률이 아니라 대통령령에 있다. 경범죄 처벌법 시행령 제2조와 별표는 법 제3조제1항제39호를 범칙행위로 올리고 그 범칙금액을 5만원으로 정했으며, 법 제6조제3항은 범칙금을 “범칙자가 제7조에 따른 통고처분에 따라 국고 또는 제주특별자치도의 금고에 납부하여야 할 금전”으로 정의한다.
별표에 범칙행위로 올라 있다고 해서 통고처분이 당연히 뒤따르는 것은 아니다. 법 제6조제2항은 범칙행위를 상습적으로 하는 사람, 구류처분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사람, 피해자가 있는 행위를 한 사람, 18세 미만인 사람을 범칙자에서 제외한다.
제7조제1항은 경찰서장, 해양경찰서장,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철도특별사법경찰대장이 범칙자로 인정되는 사람에게 범칙금을 부과하고 납부할 것을 “통고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통고처분서 받기를 거부한 사람 등 세 경우에는 통고하지 아니한다는 단서를 두고 있다.
납부 단계에 나오는 숫자도 서로 다른 국면의 것이다. 제8조제1항은 원칙적으로 통고처분서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 납부를 정하고, 제2항은 그 기간을 넘긴 사람에게 마지막 날의 다음 날부터 20일 이내에 통고받은 범칙금의 100분의 20을 더한 금액을 내도록 한다.
제9조제1항은 제7조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사람과 제8조제2항의 기간에 범칙금을 내지 않은 사람에 대해 지체 없이 즉결심판을 청구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다만 즉결심판이 청구되기 전까지 100분의 50을 더한 금액을 납부하면 청구하지 않고, 청구된 뒤에도 선고 전까지 같은 금액을 내고 증명서류를 제출하면 청구를 취소하도록 했다.
열차를 이용한 경우에는 운송사가 받는 돈이 따로 있다. 철도사업법 제10조제1항은 여객이 “정당한 운임ㆍ요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열차를 이용한 경우 철도사업자가 승차 구간에 해당하는 운임 외에 그의 30배의 범위에서 부가 운임을 “징수할 수 있다”고 정한다.
한국철도공사 여객운송 약관 제12조제1항제1호는 승차권을 소지하지 않고 승차한 경우 기준운임·요금과 그 기준운임의 1배에 해당하는 부가운임을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부칙에 따라 2025년 10월 1일부터 적용되고 있으며,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 철도사업법 제10조를 근거로 여객에게 형사벌이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문은 확인되지 않았다.
조문의 연혁도 법령 상단 표기와는 다르다. 제39호의 현행 문언은 법률 제11401호로 2012년 3월 21일 전부개정될 때 만들어져 2013년 3월 22일부터 시행됐고, 법률 상단에 붙은 법률 제14908호는 제3조제1항제33호(과다노출)만 고쳤다.
대법원은 2021년 4월 1일 선고한 판결에서 통고처분에서 정한 범칙금 납부기간이 지나지 않았거나 즉결심판이 청구된 경우 검사가 같은 범칙행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고, 원심을 파기해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8월 27일 지정재판부 결정으로 제3조제1항제39호에 대한 위헌소원 심판청구를 각하했으며, 본안에서 위헌 여부를 판단한 결정은 아니다.
제39호에는 ‘KTX’나 ‘철도’라는 말이 없고, 승차권 소지 여부나 승무원에 대한 자진 신고, 그 신고 시점이 가져오는 효과도 규정돼 있지 않다. “정당한 이유”가 무엇이면 충분한지 역시 이 호는 열거하거나 정의하지 않고 있다.
참고 법령
- 경범죄 처벌법 제3조제1항제39호, 제6조제2항·제3항, 제7조제1항·제2항, 제8조제1항·제2항·제3항, 제9조제1항·제2항·제4항
- 경범죄 처벌법 시행령 제2조 및 별표(범칙행위 및 범칙금액)
- 철도사업법 제10조제1항·제3항·제5항
- (법령은 아니나 함께 본 것) 한국철도공사 여객운송 약관 제11조제1항, 제12조제1항
관련 판례
무전취식 범칙금 통고처분 후 제8조제1항의 납부기간이 지나기 전에 통고를 임의로 취소하고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무전취식 부분의 공소를 기각하고 다른 범죄에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사건이다. 징역 8개월을 무전취식 자체의 형으로 옮기지 않는다.
위헌제청신청 기각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의 청구기간을 넘겨 각하했다. 조문의 합헌 여부를 본안 판단한 결정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