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행정

전산기록을 지우는 일과 허위로 입력하는 일은 같은 조문이 아니다

입력 2026.08.25.

최근 보도에서는 실종 신고 처리와 관련해 공무원에 대하여 직무유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공전자기록위작·변작 및 행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고 전해졌다. 이 글은 그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나 혐의 성립을 판단하지 않고, 이런 죄명이 함께 언급될 때 각 조문이 무엇을 묻는지 정리한다.

핵심은 행위를 한 덩어리로 보지 않는 데 있다. 맡은 일을 하지 않았는지, 공적으로 쓰는 기록의 효용을 없앴는지, 허위 정보를 넣어 새 전자기록을 만들었는지, 그 기록을 사용했는지, 그리고 그로써 다른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속여 방해했는지는 각각 다른 질문이다.

먼저 보는 대비표

조문죄명주체행위 대상목적 요건법정형
형법 제122조직무유기공무원특정 대상 없음별도 목적 문언 없음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
형법 제141조 제1항공용서류 등의 무효제한 없는 자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서류·물건·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별도 목적 문언 없음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형법 제227조허위공문서작성등공무원문서 또는 도화행사할 목적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형법 제227조의2공전자기록위작·변작제한 없는 자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10년 이하의 징역
형법 제229조위조등 공문서의 행사제한 없는 자제225조부터 제228조까지의 죄로 만들어진 문서·도화·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 등별도 목적 문언 없음그 각 죄에 정한 형
형법 제137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제한 없는 자특정 물건·기록 없음없음(위계는 행위 수단)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표의 ‘제한 없는 자’는 조문이 주체를 공무원으로 한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실제 적용에서는 각 조문의 대상, 행위, 목적 등 모든 요건을 사안별로 따로 살핀다.

1. 맡은 일을 하지 않은 문제: 형법 제122조 직무유기

형법 제122조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직무를 유기한 때를 정한다. 따라서 조문에서 바로 확인할 요소는 공무원이라는 주체, 정당한 이유의 부재, 그리고 직무수행 거부 또는 직무 유기다. 전산기록이 있었는지나 허위 입력이 있었는지는 이 조문 자체의 문언에는 들어 있지 않다.

법정형의 모양도 구별할 필요가 있다. 제122조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이고, 벌금형을 두지 않는다. 같은 글에서 보는 전자기록 관련 조문보다 징역 상한은 짧지만 자격정지의 상한은 3년이다. 이 숫자만으로 개별 행위의 중대성이나 실제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고, 조문이 정한 선택지를 정확히 읽는 것이 먼저다.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질문도 곧바로 하나의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직무유기 여부는 위 세 가지 문언 요소가 해당 사안에서 충족되는지를 통해 검토될 문제다.

2. 기록을 없애거나 쓸모없게 한 문제: 형법 제141조 제1항

기록을 지웠다는 표현과 가장 직접 맞닿는 조문은 형법 제141조 제1항이다. 이 조항은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서류, 그 밖의 물건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상·은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를 처벌 대상으로 둔다.

여기서 중요한 차이는 두 가지다.

  • 대상은 종이 서류에 한정되지 않는다. 공적으로 사용하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도 문언에 포함된다.
  • 주체는 ‘공무원’이 아니라 ‘자’다. 공무원인지 여부와 별개로, 대상 기록과 행위 태양 등 조문 요건이 문제될 수 있다.

따라서 권한이 있는 사람이든 다른 사람이든 공적으로 사용되는 전자기록의 효용을 해한 경우에는 제141조 제1항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지웠다’는 일상어만으로 곧바로 손상·은닉 또는 그 밖의 효용 침해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어떤 기록인지,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기록인지, 어떤 방식으로 효용이 영향을 받았는지를 따로 보아야 한다.

제141조에는 제2항도 있지만, 그것은 공용 건조물·선박·기차·항공기의 파괴에 관한 규정이다. 전산기록의 문제를 설명할 때에는 제1항과 구별해야 한다.

3. 허위 내용을 새로 넣은 문제: 형법 제227조의2

형법 제227조의2는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위작 또는 변작한 경우를 규정한다.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이며 벌금형은 없다.

기록을 없애는 행위와 허위 정보를 입력해 기록을 생성·변경하는 행위는 겹칠 수 있는 사실관계가 있더라도, 조문이 출발하는 지점은 다르다. 전자는 제141조 제1항의 ‘효용을 해함’이 중심이고, 후자는 제227조의2의 ‘위작 또는 변작’과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이 중심이다. 예컨대 권한 있는 사람이 전산 시스템에 허위 정보를 입력한 경우에는 후자의 구성요건이 문제될 수 있다. 반면 단순한 입력 오류나 모든 수정 행위가 자동으로 위작·변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제227조의2는 1995년 12월 29일 신설된 규정이다. 종이 문서 또는 도화를 대상으로 하는 제227조와 비교하면 차이가 선명해진다. 제227조는 공무원이 직무에 관하여 문서 또는 도화를 허위로 작성·변개하고 행사할 목적이 있을 것을 요구한다. 제227조의2는 주체를 공무원으로 한정하지 않고,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대상으로 하며,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을 요구한다. 법정형도 제227조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제227조의2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다.

4. 권한이 있어도 ‘위작’이 될 수 있는가

2020년 8월 27일 선고 2019도11294 판결의 다수의견은 공전자기록등위작죄의 ‘위작’ 범위를 분명히 설명했다. 시스템의 설치·운영 주체와의 관계에서 전자기록 생성에 관여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 기록을 만들거나 입력하는 경우만이 아니라, 각자의 직무 범위에서 단위정보 입력 권한을 받은 사람이 그 권한을 남용해 허위 정보를 입력함으로써 시스템 설치·운영 주체의 의사에 반하는 전자기록을 생성한 경우도 ‘위작’에 포함된다는 취지다.

이 판단은 ‘권한이 없는 조작’만을 떠올리기 쉬운 전자기록 위작의 범위를 정리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입력 권한이 있는 사람이 허위 입력을 하면 곧바로 죄가 성립한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해당 기록이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인지, 입력 내용이 허위인지,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이 있었는지 등 제227조의2의 다른 구성요건은 별도로 판단되어야 한다.

5. ‘위작 및 행사’에서 행사는 무엇을 더 묻나

형법 제229조는 제225조부터 제228조까지의 죄로 만들어진 문서, 도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 등을 행사한 사람을 처벌한다. 제227조의2는 이 범위 안에 있으므로, 그 죄에 의하여 만들어진 전자기록을 행사한 경우 제229조가 함께 문제될 수 있다.

제229조는 독립된 숫자의 법정형을 적지 않는다. 조문이 정한 형은 **‘그 각 죄에 정한 형’**이다. 그래서 공전자기록위작·변작으로 만들어진 기록의 행사라면, 제229조는 제227조의2가 정한 형을 따른다는 구조다. 기록을 만드는 행위와 그 기록을 행사하는 행위는 조문상 구별되어 있다.

6. 속임수로 다른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문제: 형법 제137조

형법 제137조는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를 처벌한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하는 규정과 달리, 이 조문에서 적은 수단은 위계다.

이 조문 역시 주체를 공무원이 아닌 사람으로만 제한하지 않는다. 공무원 본인이 다른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위계로 방해하는 경우도 문언상 배제되어 있지 않다. 다만 구체적 행위가 위계에 해당하는지, 그로 인해 직무집행 방해가 있었는지는 개별 사안에서 판단할 문제다.

한 번에 정리하면: ‘삭제’와 ‘허위 입력’은 다른 질문이다

공무원이 전산기록을 지우면 무슨 죄가 되는지 묻는다면, 하나의 죄명으로 답하기보다 다음 순서가 정확하다.

  1.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전자기록의 효용을 해한 것인가. 그렇다면 형법 제141조 제1항이 문제될 수 있다.
  2. 허위 정보를 입력해 전자기록을 위작·변작한 것인가. 그렇다면 형법 제227조의2의 대상·행위·목적 요건을 검토한다.
  3. 그 기록을 행사했는가. 제227조의2에 따른 기록이라면 형법 제229조가 연결될 수 있다.
  4.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유기했는가. 이는 형법 제122조의 별도 질문이다.
  5. 위계로 다른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했는가. 이는 형법 제137조의 별도 질문이다.

여러 죄명이 함께 거론되더라도 죄수 관계나 처벌 방식이 자동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직무유기, 공전자기록위작·변작,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가 한 행위로 함께 문제된 경우의 죄수 관계에 관하여 이 조합을 직접 다룬 확립된 판례는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개별 사안의 행위와 구성요건에 따라 판단되는 영역이므로, 상상적 경합·실체적 경합·형의 합산처럼 단정해서는 안 된다.

참고한 법령과 조문

관련 법령: 형법 제122조 · 형법 제141조 제1항 · 형법 제227조의2 · 형법 제229조 · 형법 제137조

관련 판례

대법원 2019도11294 전원합의체 — '위작'에는 권한 있는 사람의 권한 남용도 포함된다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9도11294 전원합의체 판결의 판시사항 [4]는 공전자기록등위작죄의 '위작'에, 전자기록의 생성에 관여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 전자기록을 작출하는 경우 외에 시스템의 설치·운영 주체로부터 각자의 직무 범위에서 개개의 단위정보의 입력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이 그 권한을 남용하여 허위의 정보를 입력함으로써 시스템 설치·운영 주체의 의사에 반하는 전자기록을 생성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직접 적용 조항은 사전자기록등위작죄(형법 제232조의2)다. 다만 실제 죄 성립에는 공전자기록성, 허위성,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 등 각 구성요건의 별도 판단이 필요하다.

판결문 원문

같은 법이 적용된 이슈

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8-25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 콘텐츠 원칙 보기

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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