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사건 기록을 지우거나 허위로 입력하면 무슨 죄인가 — 지운 것과 써넣은 것은 조문이 다르다
요약 및 결론: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전자기록을 지워 그 효용을 해치는 행위는 형법 제141조 제1항(공용서류 등의 무효)이 정면으로 다루는 영역이고,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반대로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의 전자기록에 허위 내용을 만들어 넣는 행위는 형법 제227조의2(공전자기록위작·변작)의 영역이고,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벌금형이 아예 없다.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유기한 경우를 규율하는 형법 제122조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로, 위 두 조문보다 법정형이 가볍다.
실종 신고를 접수·처리한 경찰관에 대해 직무유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고 2026년 8월 24일 보도됐다. 영장 발부 여부와 혐의의 성립 여부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으며, 확인 시점 기준으로 결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하나의 사안에 죄명이 여러 개 붙는 이유 — 각 조문이 서로 다른 주체·대상·목적을 요구한다는 사실 — 은 조문 문언만으로 설명할 수 있다.
기록을 지운 행위와 허위로 써넣은 행위는 같은 죄인가?
같은 죄가 아니다. 형법은 ‘없애는 행위’와 ‘만들어 넣는 행위’를 다른 조문에 나누어 두었다.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서류·물건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상·은닉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효용을 해하는 행위는 형법 제141조 제1항이 규율하고,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위작·변작하는 행위는 형법 제227조의2가 규율한다.
법정형도 다르다. 제141조 제1항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어서 벌금형 선택이 가능하지만, 제227조의2는 10년 이하의 징역만 규정하고 벌금형을 두지 않았다. 하나의 사안에서 두 행위가 모두 문제될 수도 있고 어느 한쪽만 문제될 수도 있는데, 어떤 조문이 적용되는지는 실제로 무슨 행위가 있었는지에 따라 갈린다.
제141조 제1항이 이 주제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이유는 죄명 때문이다. 조문 제목이 「공용서류 등의 무효」여서 ‘전산 기록 삭제’라는 말로는 검색이 잘 닿지 않지만, 조문 본문은 서류만이 아니라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있고, 행위 태양도 손상·은닉에 더해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경우까지 넓게 잡는다.
행위별로 어떤 조문이 문제되는가?
행위 유형과 적용 조문, 법정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각 항목은 그 행위가 있었다고 가정할 때 문제될 수 있는 조문을 가리키는 것이지, 특정 사안의 죄 성립을 뜻하지 않는다.
| 어떤 행위 | 적용 조문 | 법정형 |
|---|---|---|
|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서류·물건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상·은닉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효용을 해함 | 형법 제141조 제1항 | 7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
| 공무원이 행사할 목적으로 직무에 관한 문서 또는 도화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변개함 | 형법 제227조 | 7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
|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공무원·공무소의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위작·변작함 | 형법 제227조의2 | 10년 이하 징역 (벌금형 없음) |
| 제225조 내지 제228조의 죄로 만들어진 문서·전자기록등을 행사함 | 형법 제229조 | 그 각 죄에 정한 형 |
|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직무를 유기함 | 형법 제122조 | 1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 자격정지 (벌금형 없음) |
|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함 | 형법 제137조 |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
여섯 조문은 구성요건에서 어떻게 갈리는가?
주체(누가), 행위 대상(무엇을), 목적 요건(무엇을 위해)의 세 축에서 갈린다. 특히 주체가 공무원으로 한정되는 조문은 여섯 개 중 둘뿐이고, 목적 요건을 요구하는 조문도 둘뿐이다.
| 조문 | 죄명 | 주체 | 행위 대상 | 목적 요건 | 법정형 |
|---|---|---|---|---|---|
| 제122조 | 직무유기 | 공무원 | — | — | 1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3년 이하 자격정지 (벌금 없음) |
| 제141조 제1항 | 공용서류 등의 무효 | 자(제한 없음) | 공무소 사용 서류·물건·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 | — | 7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
| 제227조 | 허위공문서작성등 | 공무원 | 문서 또는 도화 | 행사할 목적 | 7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
| 제227조의2 | 공전자기록위작·변작 | 자(제한 없음) |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 |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 | 10년 이하 징역 (벌금 없음) |
| 제229조 | 위조등 공문서의 행사 | 자 | 제225조~제228조의 죄로 만들어진 문서·전자기록등 | — | 그 각 죄에 정한 형 |
| 제137조 |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 자 | — | — |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
주체 칸이 갈리는 지점은 실무적으로 중요하다. 형법 제122조는 문언상 “공무원이”로 시작해 공무원만 주체가 될 수 있지만, 제141조 제1항과 제227조의2, 제137조는 ”…한 자”로 규정되어 주체를 공무원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종이 문서와 전자기록은 왜 조문이 나뉘어 있는가?
허위 내용을 담은 공문서를 만드는 행위를 다루는 조문이 대상에 따라 둘로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형법 제227조(허위공문서작성등)는 주체가 공무원이고, 대상이 문서 또는 도화이며, 행사할 목적을 요구한다. 형법 제227조의2(공전자기록위작·변작)는 주체를 공무원으로 한정하지 않고, 대상이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이며,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을 요구한다.
법정형 차이도 작지 않다. 제227조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어서 벌금형 선택이 가능하지만, 제227조의2는 10년 이하의 징역만 규정한다. 제227조의2는 1995년 12월 29일 신설된 조문으로, 종이 문서를 전제로 한 기존 조문 옆에 전산 기록을 대상으로 하는 조문이 나란히 놓인 구조다.
‘행사’는 왜 별도의 죄명으로 따라붙는가?
만들어진 문서나 전자기록을 실제로 사용하는 행위를 형법 제229조가 따로 처벌하기 때문이다. 제229조는 “제225조 내지 제228조의 죄에 의하여 만들어진” 문서, 도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 등을 행사한 자를 처벌하는데, 제227조의2는 제225조부터 제228조 사이에 있으므로 그 죄로 만들어진 전자기록의 행사도 문언상 포함된다.
제229조의 법정형은 별도의 숫자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조문은 “그 각 죄에 정한 형에 처한다”고 정하므로, 행사죄의 법정형은 대상이 된 원래 죄의 법정형을 그대로 따라간다. ‘위작 및 행사’처럼 두 죄명이 붙어 다니는 표기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권한이 있는 사람이 입력한 것도 ‘위작’이 될 수 있는가?
대법원은 포함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9도11294 전원합의체 판결은, 공전자기록등위작죄에서 말하는 ‘위작’에 전자기록의 생성에 관여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 전자기록을 작출하는 경우뿐 아니라, 시스템의 설치·운영 주체로부터 각자의 직무 범위에서 개개의 단위정보의 입력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이 그 권한을 남용하여 허위의 정보를 입력함으로써 시스템 설치·운영 주체의 의사에 반하는 전자기록을 생성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사전자기록등위작죄(형법 제232조의2)가 직접 적용된 사안이지만, 위 법리가 사전자기록등위작죄의 ‘위작’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하면서 공전자기록등위작죄의 ‘위작’ 법리를 함께 확인했다.
이 판단이 중요한 이유는 통념과 어긋나기 때문이다. ‘위작’을 권한 없는 외부인의 무단 조작으로만 이해하면, 정당한 아이디로 접속해 자기 업무 범위의 항목을 입력한 경우는 위작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전원합의체 판결은 종전 논의를 정리해 그 반대의 방향을 명확히 했다.
다만 이 법리만으로 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 실제 성립 여부는 해당 기록이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에 해당하는지, 입력된 정보가 허위인지,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이 있었는지 등 각 구성요건을 별도로 판단해야 결정된다. “권한 있는 사람이 허위로 입력하면 곧바로 유죄”라는 뜻이 아니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제137조)는 무엇이 다른가?
수단이 다르다. 형법 제136조가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하는 공무집행방해를 규율하는 것과 달리, 제137조는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경우를 규율한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주체는 “자”로 규정되어 있고 공무원을 제외한다는 문언이 없다. 따라서 공무원이 다른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위계로 방해하는 경우가 문언상 배제되지는 않는다. 어떤 행위가 여기서 말하는 ‘위계’에 해당하는지, 직무집행이 실제로 방해됐는지는 개별 사안에서 따로 판단할 문제다.
직무유기는 왜 법정형이 가벼운가?
조문 문언만 보면, 형법 제122조의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다. 위에 정리한 여섯 조문 가운데 자유형의 상한이 가장 낮고,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지 않으며, 대신 자격정지가 선택형으로 들어 있는 유일한 조문이다. 자격정지의 상한(3년)이 자유형의 상한(1년)보다 길다는 점도 이 조문의 형태적 특징이다.
구성요건도 단출하다. ① 주체가 공무원일 것, ② 정당한 이유 없이, ③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직무를 유기할 것 — 조문 자체에는 이 세 가지 외에 다른 요건이 적혀 있지 않다. 조문에 없는 요건을 덧붙여 읽거나, 반대로 조문에 있는 “정당한 이유없이”라는 문언을 빼고 읽으면 결론이 달라진다.
여러 죄가 함께 문제되면 형은 어떻게 되는가?
이 부분은 단정할 수 없다. 직무유기, 공전자기록등위작,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가 하나의 사안에서 함께 문제될 때 이들 사이의 죄수 관계를 직접 판시한 대법원 판례를, 이 글을 쓰면서 확인하지 못했다. 여러 죄가 함께 문제될 때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사안별로 법원이 판단하는 영역이므로, 이 조합에 관해 “형이 합산된다” 또는 “가장 무거운 죄의 형으로 처벌된다”는 식으로 미리 말할 수 없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각 조문의 법정형 자체뿐이다. 위 대비표에 적힌 상한은 어디까지나 각 죄가 단독으로 성립할 때 법률이 정한 형의 범위이며, 그 범위 안에서 실제 형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는 별개 문제다.
실제 선고는 어느 수준인가?
법정형은 법률이 정한 형의 범위일 뿐, 실제 선고형과 같지 않다. 그러나 이 글에서 다룬 조문들(형법 제122조, 제137조, 제141조 제1항, 제227조, 제227조의2, 제229조)의 최근 선고 분포나 평균 형량에 관해서는, 인용할 수 있는 공식 통계 수치를 확인하지 못했다 — 공표 자료 없음. 따라서 “실무에서는 대개 집행유예” 같은 서술은 이 글에서 하지 않는다.
한 가지만 조문 차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122조와 제227조의2에는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 두 죄로 유죄가 선고되는 경우 선고형은 벌금이 아닌 형, 즉 제122조는 징역·금고 또는 자격정지, 제227조의2는 징역의 범위에서 정해진다. 이는 통계가 아니라 법정형 자체에서 나오는 결론이다.
관련 법령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법정형에 벌금이 없고, 자격정지의 상한(3년)이 자유형의 상한(1년)보다 길다.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서류 기타 물건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상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주체가 '자'로 규정되어 공무원에 한정되지 않는다. 제2항은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건조물·선박·기차 또는 항공기를 파괴한 자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위작 또는 변작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벌금형이 없다. 주체를 공무원으로 한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제227조(허위공문서작성등, 공무원이 문서 또는 도화를 허위 작성·변개한 때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와 다르다. 1995. 12. 29. 신설.
제225조 내지 제228조의 죄에 의하여 만들어진 문서, 도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 공정증서원본, 면허증, 허가증, 등록증 또는 여권을 행사한 자는 그 각 죄에 정한 형에 처한다. 제227조의2가 제225조부터 제228조까지의 범위 안에 있으므로 그 죄로 만들어진 전자기록의 행사도 문언상 포함된다.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폭행·협박을 수단으로 하는 제136조와 달리 수단이 위계이며, 조문에 별도의 목적 요건은 없다.
관련 판례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9도11294 전원합의체 판결의 판시사항 [4]는 공전자기록등위작죄의 '위작'에, 전자기록의 생성에 관여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 전자기록을 작출하는 경우 외에 시스템의 설치·운영 주체로부터 각자의 직무 범위에서 개개의 단위정보의 입력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이 그 권한을 남용하여 허위의 정보를 입력함으로써 시스템 설치·운영 주체의 의사에 반하는 전자기록을 생성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직접 적용 조항은 사전자기록등위작죄(형법 제232조의2)다. 다만 실제 죄 성립에는 공전자기록성, 허위성,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 등 각 구성요건의 별도 판단이 필요하다.
자주 묻는 질문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안 하면 처벌받나요
형사처벌이 문제되는 조문은 형법 제122조(직무유기)로,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직무를 유기한 때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업무 처리가 미흡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이 조문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거부하거나 유기했다고 볼 수 있는지가 별도로 판단된다. 형사책임과 별개로 공무원 징계는 다른 법령이 규율하는 영역이다.
공무원이 전산기록을 지우면 무슨 죄인가요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상·은닉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행위는 형법 제141조 제1항(공용서류 등의 무효)이 규율하며,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지우는 행위가 아니라 허위 내용을 만들어 넣는 행위라면 형법 제227조의2(공전자기록위작·변작, 10년 이하 징역)가 문제될 수 있어 조문이 달라진다. 제141조 제1항의 주체는 "자"로 규정되어 있어 공무원에 한정되지 않는다.
직무유기는 어떤 경우에 성립하나요
형법 제122조의 문언상 요건은 세 가지다. 주체가 공무원일 것, 정당한 이유가 없을 것, 그리고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직무를 유기할 것이다. 조문에는 이 외의 요건이 규정되어 있지 않으며, 구체적 사안에서 어떤 행위가 '직무의 유기'에 해당하는지는 법원이 개별적으로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