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이면 무조건 산재' 아니다…제37조 제3항·제4항은 나목에만 적용
통상적인 경로를 벗어나면 되돌아온 뒤의 사고까지 제외…예외는 대통령령이 정한 일상생활 필요 행위뿐
출퇴근길에 일어난 사고를 업무상의 재해로 인정하는 조항과 그 인정을 다시 좁히는 조항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안에서 걸리는 범위가 서로 다르다.
같은 법 제5조 제8호는 ‘출퇴근’을 취업과 관련하여 주거와 취업장소 사이의 이동 또는 한 취업장소에서 다른 취업장소로의 이동으로 정의한다. 제37조 제1항 제3호는 그 이동 중에 발생한 사고를 가목과 나목 두 갈래로 나눈다.
가목은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이고, 나목은 그 밖에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은 가목의 사고를 두 요건으로 구체화한다. 사업주가 출퇴근용으로 제공했거나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을 것, 그리고 그 교통수단의 관리 또는 이용권이 근로자측의 전속적 권한에 속하지 않았을 것이다.
제37조 제1항 본문 단서는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업무상의 재해로 보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이 단서는 제1항 각 호 전부에 걸린다.
제3항은 제1항 제3호 나목의 사고 중에서 출퇴근 경로의 일탈 또는 중단이 있는 경우, 해당 일탈 또는 중단 중의 사고와 그 후의 이동 중의 사고를 출퇴근 재해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본문이 제외하는 범위는 경로를 벗어나 있는 동안에 그치지 않는다. 조문이 ‘그 후의 이동 중의 사고’라고 적고 있어, 볼일을 마치고 원래 경로로 돌아온 뒤에 발생한 사고도 제3항 본문에서는 출퇴근 재해에서 빠진다.
이를 되돌리는 통로는 제3항 단서 하나다. 일탈이나 중단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면 다시 출퇴근 재해로 본다.
시행령 제35조 제2항은 그 사유를 일곱 개 호로 정하고 있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용품을 구입하는 행위 ▲고등교육법에 따른 학교나 직업교육훈련 촉진법에 따른 직업교육훈련기관에서 직업능력 개발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이나 훈련 등을 받는 행위 ▲선거권이나 국민투표권의 행사 ▲근로자가 사실상 보호하고 있는 아동 또는 장애인을 보육기관이나 교육기관에 데려주거나 데려오는 행위 ▲의료기관 또는 보건소에서 질병의 치료나 예방을 목적으로 진료를 받는 행위 ▲돌봄이 필요한 가족 중 의료기관 등에서 요양 중인 가족을 돌보는 행위 ▲이에 준하는 행위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라고 인정하는 행위다.
제4항은 출퇴근 경로와 방법이 일정하지 아니한 직종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제1항 제3호 나목에 따른 출퇴근 재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제3항과 마찬가지로 제한이 걸리는 자리는 나목이며, 가목은 두 항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시행령 제35조의2는 그 직종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른 수요응답형 여객자동차운송사업, 같은 법 시행령에 따른 개인택시운송사업, 소화물의 집화와 수송 과정 없이 배송만을 업무로 하는 퀵서비스업 세 가지로 정한다. 다만 적용 제외 대상은 세 직종 종사자 전부가 아니라, 법 제124조에 따라 자기 또는 유족을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로 하여 보험에 가입한 사람으로서 근로자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본인의 주거지에 업무에 사용하는 자동차 등의 차고지를 보유한 경우다.
조문이 쓰는 말은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이다. 최단거리나 최단시간이라는 문언은 제37조에 없다.
제37조는 다섯 개 항으로 되어 있고, 제5항은 업무상의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한 조항이다. 삭제된 항은 없으며, 삭제로 남아 있는 것은 2017년 10월 24일 삭제된 제1항 제1호 다목이다.
현행 법령 상단에 표시된 공포번호는 법률 제21375호이지만, 이 법률은 제81조 제3항과 제116조를 고쳤을 뿐 제37조는 고치지 않았다. 출퇴근 재해 조항을 신설한 것은 2017년 10월 24일 공포돼 2018년 1월 1일 시행된 법률 제14933호다.
법률 제14933호 부칙 제2조는 제5조와 제37조의 개정규정을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발생하는 재해부터 적용하도록 한 적용례였다. 이 문구는 이후 법률 제17434호가 ‘2016년 9월 29일 이후로 발생한’ 재해로 고쳤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2019년 9월 26일 전원재판부 2018헌바218 결정에서 그 부칙 제2조 중 제37조의 개정규정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했다. 법원 기타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해당 법률조항의 적용을 중지하도록 하고, 입법자에게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개정하도록 했다.
대법원은 2021년 6월 10일 선고한 2016두54114 요양불승인처분취소 판결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했다.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1호 다목에 대해 2016년 9월 29일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를 선고하면서 계속 적용을 명한 부분의 효력 범위가 쟁점이었다.
대법원은 헌법불합치결정을 하게 된 당해 사건과, 당시 위헌제청신청을 하지 않았더라도 그 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되어 법원에 계속 중이던 사건에는 헌법불합치결정의 소급효가 미친다고 판단했다.
제37조에는 벌칙이나 과태료 규정이 없다.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자에 대한 벌칙은 제127조 제3항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다.
요양급여를 받으려는 사람은 법 제41조 제1항에 따라 소속 사업장, 재해발생 경위, 그 재해에 대한 의학적 소견 등을 적은 서류를 첨부해 공단에 신청해야 한다. 근로자를 진료한 산재보험 의료기관은 그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 신청을 대행할 수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 제21조 제1항은 공단이 신청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요양급여를 지급할지를 결정하도록 했다. 다만 같은 조 제2항은 판정위원회 심의, 법 제117조와 제118조에 따른 조사, 제119조에 따른 진찰, 서류 보완, 보험가입자에 대한 통지와 의견 청취, 업무상 재해 인정 여부 판단을 위한 역학조사 등에 걸리는 기간을 7일에 산입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출퇴근 재해를 인정하는 자리는 제1항 제3호의 두 목이고, 그 인정을 좁히는 제3항과 제4항은 그중 나목에만 걸린다. 두 목 모두에는 제1항 본문 단서의 상당인과관계 요건이 함께 적용된다.
참고 법령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8호, 제37조, 제41조, 제124조, 제127조 제3항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5조, 제35조의2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 제21조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일부개정법률(법률 제14933호, 2017. 10. 24.) 부칙 제2조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일부개정법률(법률 제17434호, 2020. 6. 9.)
-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2018헌바218 결정(2019. 9. 26., 헌법불합치)
- 대법원 2021. 6. 10. 선고 2016두5411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