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보호명령, 고소는 요건 아니다…청구권자 청구와 판사 판단이 관건
제55조의2 제1항은 피해자·법정대리인·검사의 청구를 요건으로 규정…위반 제재는 제63조 제1항 제2호
가정폭력 피해자보호명령은 형사 고소를 했는지와 무관하게 청구할 수 있고, 발령 여부는 판사의 보호 필요성 판단에 달려 있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5조의2 제1항은 “판사는 피해자의 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피해자, 그 법정대리인 또는 검사의 청구에 따라 결정으로” 가정폭력행위자에게 피해자보호명령을 할 수 있다고 정한다. 고소나 고발은 이 조항의 문언에 없다.
청구에 따라 판사가 할 수 있는 명령은 다섯 가지다. ▲주거 또는 점유하는 방실로부터의 퇴거 등 격리 ▲피해자나 가정구성원, 그 주거·직장 등에서 100미터 이내의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친권자인 가정폭력행위자의 친권행사 제한 ▲면접교섭권행사의 제한이다. 같은 조 제2항은 이들 명령을 병과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같은 법 제5조는 진행 중인 가정폭력범죄 신고를 받은 사법경찰관리가 현장에서 할 조치를 정하면서, 제5호에서 피해자보호명령 또는 신변안전조치를 청구할 수 있음을 고지하도록 했다. 본문 문언은 “하여야 한다”로 의무 규정이다.
그러나 청구가 있다고 해서 명령이 자동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2024. 3. 29. 자 2024터2 결정에서 피해자보호명령 청구의 전제가 되는 가정폭력행위가 특정되지 않거나 행위자가 그러한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또는 그 행위가 같은 법 제2조 제3호 각 목에서 정한 죄를 구성하지 않는 경우에는 피해자보호명령을 발령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같은 결정은 행위자에게 사건의 요지를 미리 고지하거나 청구서 부본을 송달하지 않고 보조인을 선임할 수 있다는 취지도 고지하지 않은 채 심리절차를 진행한 뒤 명령을 발령한 것은 원칙적으로 재판에 영향을 미친 법령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원심결정을 취소하고 사건을 인천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배우자의 계속된 행위라는 사정도 두 단계로 나뉜다. 배우자와 배우자였던 사람은 제2조 제2호 가목의 가정구성원에 해당하고, 협박죄 등은 제2조 제3호 라목이 가정폭력범죄로 열거한 죄다. 가정구성원 관계와 범죄 해당성은 각각 따져야 한다.
명령의 기간은 제55조의3이 정한다. 제1항은 피해자보호명령의 기간이 1년을 초과할 수 없다고 하면서, 보호를 위해 연장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직권이나 피해자·법정대리인·검사의 청구에 따른 결정으로 2개월 단위로 연장할 수 있게 했다. 제2항은 기간을 연장하거나 종류를 변경하는 경우 종전의 처분기간을 합산해 3년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제55조의4의 임시보호명령은 별도 제도다. 판사는 피해자보호명령의 청구가 있는 경우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결정으로 임시보호명령을 할 수 있고, 그 기간은 원칙적으로 피해자보호명령의 결정 시까지다.
제재는 제55조의2가 아니라 제63조에 있다. 제55조의2에는 명령의 종류와 병과·취소·변경, 신변안전조치 요청만 있고 법정형이 없다.
제63조 제1항 제2호는 피해자보호명령 또는 임시보호명령을 받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가정폭력행위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하도록 한다. 징역·벌금·구류 중 하나를 정하는 선택형이다. 같은 조 제2항의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는 제29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임시조치를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 적용되고, 제3항은 상습범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한다.
제66조가 정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는 신고의무 위반자나 일정한 긴급임시조치 미이행자에 관한 것으로, 피해자보호명령 위반의 제재가 아니다. 범칙금은 이 법에 없는 표현이다.
제55조는 피해자보호명령사건의 관할을 가정폭력행위자의 행위지·거주지 또는 현재지 및 피해자의 거주지 또는 현재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으로 정하고, 가정법원이 설치되지 아니한 지역에서는 지방법원이 맡도록 했다. 심리와 결정은 판사가 한다. 불복은 제55조의8에 따라 가정법원본원합의부에 항고하는 방식이며, 가정법원이 설치되지 아니한 지역에서는 지방법원본원합의부가 맡는다.
현행 법령 상단에는 “[시행 2025. 10. 23.] [법률 제20929호, 2025. 4. 22., 타법개정]“이 표시돼 있으나, 이 법률이 이 법에서 고친 것은 제4조 제2항 제8호뿐이다. 제55조의2의 현행 문언을 마지막으로 직접 고친 법률은 2020년 10월 20일 공포돼 2021년 1월 21일 시행된 법률 제17499호로, 제1항과 제3항의 청구권자에 검사를 추가하고 접근금지 문언을 고쳤으며 면접교섭권행사의 제한을 신설했다.
다만 제3조 단서는 아동학대범죄에 대하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우선 적용하도록 하고 있어, 아동학대범죄에 해당하는 사안은 이 법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참고 법령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정의) 제1호, 제2호 가목, 제3호 라목, 제4호, 제5호, 제7호의2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다른 법률과의 관계) 단서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가정폭력범죄에 대한 응급조치) 제5호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9조(임시조치)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5조(피해자보호명령사건의 관할)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5조의2(피해자보호명령 등) 제1항부터 제6항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5조의3(피해자보호명령의 기간) 제1항, 제2항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5조의4(임시보호명령) 제1항, 제2항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5조의8(항고와 재항고) 제1항, 제2항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3조(보호처분 등의 불이행죄) 제1항 제2호, 제2항, 제3항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6조(과태료)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관련 판례
보호명령은 전제가 되는 가정폭력행위의 특정·인정과 법정 범죄 해당성을 필요로 한다. 원심결정을 취소하고 환송한 결정이다.
종기가 제한되지 않은 임시보호명령의 효력과 후속 보호명령 고지 사이의 위반을 다룬다. 원심의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환송했다.
피해자보호명령을 받고 이행하지 않은 뒤 전제 행위에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안에서 보호처분 불이행죄의 성립을 인정했다. 원심을 파기하고 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