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신탁 약정·등기 무효 원칙…계약 상대방 인식이 가른다
계약명의신탁은 명의수탁자가 계약 당사자이고 상대방이 약정 사실을 몰라야 예외…제4조의 무효와 과징금·형벌은 별도 규정
자금은 실권리자가 냈더라도 부동산 등기가 다른 사람 명의라면 곧바로 부동산 자체를 되돌려받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와 있다.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는 명의신탁약정을 무효로 하고, 그 약정에 따른 등기로 이뤄진 부동산 물권변동도 무효로 한다. 약정 자체의 무효와 등기로 발생한 물권변동의 무효를 나눠 정한 구조다.
다만 제4조제2항에는 예외가 있다. 부동산 물권을 취득하기 위한 계약에서 명의수탁자가 어느 한쪽 당사자가 되고, 그 상대방 당사자가 명의신탁약정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물권변동을 무효로 하지 않는다.
이 요건은 계약 상대방이 약정 사실을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명의수탁자가 취득계약의 당사자인지와 계약 상대방의 인식 여부가 함께 문제 된다. 법문에는 ‘선의’라는 표현이 직접 쓰이지 않는다.
대법원은 2018년 판결에서 계약명의신탁의 계약과 등기 효력은 매매계약 체결 당시 매도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계약을 맺은 뒤 매도인이 명의신탁약정 사실을 알게 됐다는 사정만으로 계약과 등기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어 대법원은 2019년 판결에서 제4조제2항 단서가 적용되면 명의수탁자가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고, 명의신탁자는 매수자금에 관한 부당이득반환의무의 상대방이 된다고 판시했다. 이 경우 약정의 무효만으로 신탁부동산 자체의 이전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제4조제3항도 무효의 범위를 제한한다. 제1항과 제2항의 무효는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며, 조문은 제3자에게 별도의 인식 요건을 두지 않았다. 대법원은 2021년 판결에서 연속된 명의신탁관계에서도 최후의 명의수탁자와 직접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은 사람에게 이 규정이 원칙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봤다.
명의수탁자가 양자간 또는 제3자간 등기명의신탁에 따라 이전등기를 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의 민사상 책임도 별도로 문제 된다. 대법원은 2024년 판결에서 형사상 횡령죄 성립 여부와 관계없이 명의신탁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제4조는 민사상 효력에 관한 규정으로, 그 조문 자체에 징역·벌금·과징금은 없다. 제3조제1항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명의신탁자에게는 제5조에 따라 부동산 가액의 30% 범위 과징금이 부과된다.
과징금을 받은 명의신탁자는 제6조에 따라 지체 없이 자신의 명의로 등기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1년 뒤 부동산평가액의 10%, 다시 1년 뒤 20%의 이행강제금이 각각 부과된다. 제7조는 제3조 위반을 처벌 대상으로 정해 명의신탁자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 명의수탁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한다.
제8조는 종중·배우자·종교단체에 관한 법정 유형 가운데 조세 포탈, 강제집행 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 회피 목적이 없는 경우 제4조부터 제7조까지 등을 적용하지 않는 특례를 둔다. 또 제4조에는 반환이나 소 제기 기간을 3년으로 정한 내용이 없으며, 제10조의 3년은 장기미등기자가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해야 하는 기준과 관련된 기간이다.
참고 법령·조문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3조제1항·제2항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제1항·제2항·제3항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5조제1항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6조제1항·제2항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7조제1항·제2항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8조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0조제1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