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정보단말기 편의 조치를 안 하면 바로 과태료인가 — 디지털포용법 제20조와 제37조 사이의 두 문
무인정보단말기를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포용법」 제20조는 그런 상황을 줄이기 위해 기기를 두고 지켜야 할 것을 정한 조문입니다. 그런데 이 조문을 아무리 읽어도 과태료라는 말은 나오지 않습니다. 조문 안에 없는 것을 조문 안에 있는 것처럼 옮기면, 주체도 단계도 동시에 어긋납니다.
키오스크라고 부르는 기기를 법은 무인정보단말기라고 적습니다. 대상이 되는 사람도 디지털취약계층, 의무를 지는 쪽도 설치ㆍ운영하는 자와 제조ㆍ임대하는 자로 나누어 적습니다. 아래에서는 조문이 쓰는 말을 그대로 씁니다.
먼저 결론
-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곧바로 과태료가 나오는 구조가 아닙니다.
- 과태료는 제20조가 아니라 제37조 제1항에 있고, 요건은
제20조제3항에 따른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입니다. - 그 앞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이행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전제와, 시정명령을할 수 있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의 재량이 놓여 있습니다. - 금액은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이며, 징역이나 벌금 같은 형벌이 아닙니다.
- 법률 제20조는 2026년 1월 22일부터 시행 중입니다. 규모별로 적용 시기가 갈리는 것은 법률 제20조가 아니라 시행령 제15조 제2항ㆍ제3항입니다.
제20조는 다섯 항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20조는 제1항부터 제5항까지 다섯 개 항으로 구성되고, 항 아래에 호는 없습니다. 삭제된 항도, 다만으로 시작하는 단서도 없습니다. 어미만 끊어 읽어도 의무와 재량이 갈라집니다.
| 항 | 누구에게 | 무엇을 | 어미 |
|---|---|---|---|
| 제1항 | 무인정보단말기를 설치ㆍ운영하는 자 | 보조 인력 배치, 실시간 음성 안내서비스 제공 등 디지털취약계층의 정보 접근 및 이용 편의 증진 조치 | 하여야 한다(의무) |
| 제2항 | 무인정보단말기를 제조ㆍ임대하는 자 |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른 정당한 조치 | 하여야 한다(의무) |
| 제3항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시정명령 | 할 수 있다(재량) |
| 제4항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 보고ㆍ자료제출 요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른 현장조사 | 할 수 있다(재량) |
| 제5항 | — | 단계적 범위, 조치의 내용ㆍ방법, 시정명령의 기간ㆍ방법ㆍ절차 등 |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위임) |
제1항 원문은 이렇게 적습니다.
① 무인정보단말기를 설치ㆍ운영하는 자는 무인정보단말기 이용을 보조할 수 있는 인력을 배치하거나 실시간 음성 안내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디지털취약계층의 정보 접근 및 이용 편의를 증진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제2항은 주체가 다릅니다.
② 무인정보단말기를 제조ㆍ임대하는 자는 디지털취약계층이 디지털취약계층이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접근ㆍ이용할 수 있도록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정당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기기를 놓고 손님을 받는 쪽과, 기기를 만들어 넘기거나 빌려주는 쪽은 같은 조문 안에서 서로 다른 것을 집니다. 하나로 뭉뚱그려 “업체의 의무”라고 쓰면 어느 쪽 이야기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의무에서 과태료까지, 문이 두 개 더 있습니다
제3항은 이렇게 적습니다.
③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무인정보단말기를 설치ㆍ운영하는 자 또는 무인정보단말기를 제조ㆍ임대하는 자가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른 조치를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시정명령을 할 수 있다.
여기에 전제가 하나, 재량이 하나 들어 있습니다. 전제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았을 것이고, 재량은 할 수 있다입니다. 조치가 없었다는 사실만 확인되면 자동으로 처분이 나가는 구조가 아닙니다.
과태료는 그다음 칸에 있습니다. 제37조 제1항입니다.
제37조(과태료) ① 제20조제3항에 따른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에게는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다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위반행위의 종류ㆍ정도, 사업장의 규모, 과태료 부담능력, 접근성 품질인증을 받았는지 여부 또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50조에 따른 과태료가 부과되었는지 여부 등을 고려하여 과태료를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
인용되는 것은 제20조 제1항ㆍ제2항이 아니라 제20조 제3항의 시정명령입니다. 조치 의무를 어긴 것 자체가 아니라, 그에 대해 내려진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이 요건입니다. 게다가 이 조항에는 단서가 붙어, 위반행위의 종류ㆍ정도, 사업장의 규모, 부담능력 등을 고려해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경로는 이렇게 됩니다.
- 제1항ㆍ제2항의 조치 의무
-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을 것 (제3항 전제)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의 시정명령 (제3항, 재량)
- 시정명령 불이행
-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제37조 제1항, 감경ㆍ면제 재량 있음)
2번과 3번을 건너뛰고 1번에서 5번으로 바로 이으면 틀립니다.
또 하나, 제37조 제1항이 정한 것은 과태료입니다. 행정질서벌이며 형벌이 아닙니다. 징역 또는 벌금처럼 선택형으로 적힌 법정형이 아니고, 전과가 남는 형사처벌을 전제하지도 않습니다.
한편 제4항은 시정명령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보고ㆍ자료제출을 요구하거나 현장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것도 어미가 할 수 있다입니다.
시행일과 적용일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디지털포용법」의 법령 표시는 [시행 2026. 1. 22.] [법률 제20672호, 2025. 1. 21., 제정]입니다. 일부개정법률이 아니라 이 법을 처음 만든 제정법률이고, 제20조 전체가 여기서 만들어졌습니다. 부칙 제1조는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고만 정하며, 단서가 없습니다. 제20조만 따로 늦춰 시행한다는 규정도 없습니다. 즉 제20조는 2026년 1월 22일부터 이미 시행 중입니다.
2026년 3월 31일 공포된 법률 제21496호는 제20조를 고치지 않았습니다. 그 부칙의 적용례는 제25조의2 개정규정에 관한 것이어서 제20조와 무관합니다.
규모에 따라 시기가 갈리는 것은 법률이 아니라 시행령 쪽입니다. 제20조 제5항의 위임을 받은 「디지털포용법 시행령」 제15조 가운데 제2항과 제3항에 대해서만, 시행령 부칙이 적용시기를 달리 정합니다.
| 구분 | 적용 시작 |
|---|---|
| 중기업 | 2026년 7월 23일 (시행 후 6개월이 지난 날) |
| 소상공인 또는 소기업 | 2027년 1월 23일 (시행 후 1년이 지난 날) |
여기서 놓치기 쉬운 점이 둘 있습니다.
첫째, 이 적용례가 걸리는 곳은 제15조 제2항ㆍ제3항, 곧 제조ㆍ임대하는 자 쪽 규정입니다. 설치ㆍ운영하는 자의 조치 의무가 규모에 따라 통째로 미뤄진 것이 아닙니다. “작은 가게는 2027년까지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는 식의 요약은 주체를 바꿔치기한 것입니다.
둘째, 시행령 부칙에는 시행 전에 설치한 무인정보단말기에 관한 별도의 경과조치가 따로 있습니다. 그 조치 시기는 종전 「지능정보화 기본법 시행령」의 규정을 따르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에 설치된 기기까지 전부 2026년 1월 22일에 곧바로 같은 의무가 걸린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설치 시점별로 어떻게 갈리는지는 종전 규정을 직접 확인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시행령 제15조는 주체별로 나뉩니다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 제20조 제5항의 위임을 받은 것은 시행령 제15조와 그 부칙입니다. 구조는 이렇습니다.
- 제1항 — 설치ㆍ운영하는 자의 조치. 각 호에 열거된 것 중 하나를 하도록 합니다. 무인정보단말기 이용을 보조할 인력 배치, 실시간 음성 안내, 검증 기준을 충족하는 단말기 설치, 호환되는 소프트웨어, 웹사이트ㆍ애플리케이션이 열거되어 있고, 뒤의 두 갈래(제4호ㆍ제5호)에는 디지털취약계층이 동등하게 접근ㆍ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한이 붙습니다.
- 제2항 — 제조하는 자의 조치. 인력 호출ㆍ음성 안내 기능을 지원하는 단말기를 제조하거나, 검증 기준을 충족하는 단말기를 제조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 제3항 — 임대하는 자. 임차인이 제2항에 따라 제조된 단말기를 임차하겠다고 요구하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 제4항 — 기술 지원 등. 과도한 부담이나 현저한 곤란 등이 없는 한 적극 노력하도록 한 규정입니다.
- 제5항 — 시정명령의 기간. 시정명령을 할 때는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합니다.
- 제6항 — 이행 결과 제출.
여기서도 법률과 시행령의 층을 섞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행령 제15조 제5항이 시정명령의 기간을 정한다고 해서, 법률 제20조 제3항의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라는 전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키오스크를 운영하는 가게와 만드는 업체의 접근성 의무는 같나요?
같지 않습니다. 제20조 제1항은 무인정보단말기를 설치ㆍ운영하는 자에게 이용을 보조할 인력 배치나 실시간 음성 안내서비스 제공 등 이용 편의를 증진하기 위한 조치를 하도록 합니다. 제2항은 무인정보단말기를 제조ㆍ임대하는 자에게 디지털취약계층이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접근ㆍ이용할 수 있도록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정당한 조치를 하도록 합니다. 시행령에서도 설치ㆍ운영하는 자의 조치(제15조 제1항), 제조하는 자의 조치(제2항), 임대하는 자의 거부 금지(제3항)가 따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주체가 다르고 해야 할 것이 다릅니다.
키오스크 접근성 조치를 하지 않으면 바로 과태료를 내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제20조 안에는 과태료 규정이 없습니다. 과태료는 제37조 제1항에 있고, 그 요건은 제20조제3항에 따른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입니다. 시정명령 자체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할 수 있다고 되어 있어 자동으로 나가는 처분이 아닙니다. 금액은 3천만원 이하이며, 위반행위의 종류ㆍ정도, 사업장의 규모, 부담능력 등을 고려해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형벌인 징역이나 벌금이 아니라 행정질서벌인 과태료입니다.
키오스크 접근성 의무의 단계적 적용은 누구에게 적용되나요?
법률 제20조는 2026년 1월 22일부터 시행 중이며, 제20조 자체를 규모에 따라 늦춰 시행한다는 부칙 규정은 없습니다. 시기가 갈리는 것은 시행령 제15조 제2항과 제3항, 곧 제조ㆍ임대하는 자 쪽 규정입니다. 시행령 부칙의 적용례에 따라 중기업에는 2026년 7월 23일부터, 소상공인 또는 소기업에는 2027년 1월 23일부터 적용됩니다. 설치ㆍ운영하는 자의 조치 의무가 규모별로 일괄 유예된 것이 아닙니다. 다만 시행 전에 설치된 무인정보단말기에 대해서는 종전 「지능정보화 기본법 시행령」의 규정에 따르도록 한 별도의 경과조치가 있습니다.
마무리
이 조문을 한 줄로 줄이면 “편의 조치를 안 하면 3천만원”이 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조문은 의무(제1항ㆍ제2항)와 시정명령(제3항), 그리고 그 불이행에 대한 과태료(제37조 제1항)를 서로 다른 칸에 나누어 두었고, 그 사이마다 정당한 사유 없이라는 전제와 할 수 있다는 재량, 그리고 감경ㆍ면제 단서를 끼워 두었습니다. 어느 칸에 서 있는지에 따라 다음에 무엇이 오는지가 달라집니다.
같은 이유로 시행일 이야기도 한 겹 더 나눠서 읽어야 합니다. 법률 제20조의 시행일, 시행령 제15조 제2항ㆍ제3항의 규모별 적용일, 그리고 시행 전 설치분에 관한 경과조치는 각각 다른 규정입니다.
제20조에 관한 법원 판결이나 헌법재판소 결정은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법령
- 「디지털포용법」 제20조(무인정보단말기 이용 편의 제공) — 법률 제20672호, 2025. 1. 21. 제정, 2026. 1. 22. 시행
- 「디지털포용법」 제37조(과태료) 제1항ㆍ제2항ㆍ제3항
- 「디지털포용법」 부칙(법률 제20672호, 2025. 1. 21.) 제1조(시행일), 제5조(과태료 적용에 관한 경과조치), 제6조(다른 법률의 개정)
- 「디지털포용법 시행령」 제15조 제1항부터 제6항까지
- 「디지털포용법 시행령」 부칙 중 소상공인 등이 제조ㆍ임대하는 무인정보단말기에 관한 적용례, 시행 전 설치한 무인정보단말기에 관한 경과조치
- 「지능정보화 기본법」 제47조, 제50조 — 디지털포용법 부칙 제2조ㆍ제3조ㆍ제6조 관련
- 「지능정보화 기본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ㆍ제2항 — 디지털포용법 시행령 부칙의 경과조치 관련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50조 — 디지털포용법 제37조 제1항 단서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