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몸이 닿으면 성추행인가 — 조문은 장소 뒤에 요건을 하나 더 세워 두었다

입력 2026.09.18. 오전 10:08

먼저, 한 문장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 제11조는 장소만으로 성립하는 조문이 아니다. 문언은 대중교통수단, 공연ㆍ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公衆)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사람이다. 지하철은 앞부분의 장소요건을 채울 뿐이고, 뒷부분의 추행은 따로 서 있다. 법정형은 선택형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1. 조문 원문

성폭력처벌법 제11조

제11조(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 대중교통수단, 공연ㆍ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公衆)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20. 5. 19.>

읽을 때 갈라 두어야 할 곳은 이렇다.

  • 장소: 대중교통수단, 공연ㆍ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公衆)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 행위: 사람을 추행한 사람
  • 효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조문 구조도 짚어 둔다. 제11조는 항 번호가 표시되지 않은 단일 항 하나이고, 호와 목은 없다. 삭제로 남은 항도 없다. 어미는 처한다로 벌칙 조문의 어미이지 의무ㆍ재량ㆍ금지를 정한 어미가 아니다. 공중(公衆)의 괄호는 한자 병기일 뿐 정의 조항이 아니므로, 괄호를 정의로 읽어 요건을 늘려서는 안 된다.

2. 지금 시행 중인 문언은 어느 개정이 만들었나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현행 성폭력처벌법을 열면 상단에 [시행 2025. 10. 1.] [법률 제21066호, 2025. 10. 1., 타법개정]이라고 적혀 있다. 그런데 이 공포번호는 제11조를 고치지 않았다. 제21066호가 손댄 것은 제23조의2 제1항의 기관 명칭이다.

제11조의 현행 법정형을 만든 것은 **법률 제17264호(2020. 5. 19. 공포ㆍ일부개정)**다. 이 개정은 제11조의 1년을 3년으로, 300만원을 3천만원으로 고쳤다. 조문 끝의 개정 표시가 <개정 2020. 5. 19.>인 이유다.

시행일도 이 개정의 부칙에서 확인된다. 부칙 제1조 본문은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이고, 제11조 개정규정에는 별도의 시행 단서가 없다. 따라서 제11조의 현행 문언은 2020. 5. 19.부터 시행되었다. 단서로 시행이 늦춰진 것은 제11조가 아니라 법률 제17086호의 제14조의2 제4항ㆍ제15조 개정규정(2020. 6. 25. 시행)과 제21조 제3항 제1호 개정규정(공포 후 6개월 경과)이다.

부칙 제2조는 제목이 공소시효 진행에 관한 적용례이고 대상은 제21조 제3항 제1호 개정규정이다. 제11조에 붙은 적용례나 경과조치가 아니다.

즉, “현행본 상단의 공포번호 = 그 조문을 만든 법률”이라는 읽기는 이 조문에서 어긋난다. 조문 끝의 개정 표시와 해당 개정법률의 개정문ㆍ부칙을 따로 확인해야 연혁이 맞는다.

3. 대조할 설명과 조문 문언을 나란히 놓으면

대조할 설명조문ㆍ판례의 문언어긋나는 자리
지하철에서 몸이 닿으면 곧 제11조다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사람장소요건과 추행은 별개 요건이다. 장소가 행위를 대신하지 않는다
닿았다는 사실이 있으면 고의는 따질 것이 없다추행의 고의도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한다접촉 사실과 고의는 같은 자리가 아니다
폭행이나 협박이 있어야 처벌된다제11조에는 그 수단 요건이 문언상 없다폭행 또는 협박으로는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의 문언이다
행위자의 성적 목적이 드러나야 한다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그것은 성폭력처벌법 제12조(다중이용장소 침입)의 요건이지 제11조의 요건이 아니다
3천만원 범칙금이 나온다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조문이 정한 것은 범칙금이 아니라 벌금이고, 그 숫자는 상한이다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위 설명들이 각각 어느 조문의 말인지까지가 대조되었다. 어느 설명이 얼마나 퍼져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빈도로 말하지 않고 문언 대조로만 적는다.

4. 장소요건과 추행은 왜 별개인가

제11조의 문장은 장소를 적은 앞부분과 행위를 적은 뒷부분이 나란히 붙어 있는 구조다. 장소만 충족되고 추행이 없으면 이 조문의 문언은 채워지지 않고, 반대로 추행이 있어도 장소요건이 다르면 검토할 조문이 달라진다.

추행의 의미는 대법원 판시에 나와 있다. 대법원은 제11조의 추행을 일반인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았다. 또한 추행의 인식과 적어도 미필적 용인의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므로 우연하거나 단순한 접촉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조문이 자동으로 성립한다고 쓸 수는 없다.

방향을 반대로 밀어도 틀린다. 제11조 문언에는 형법 제298조와 같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라는 수단 요건이 없다. 폭행ㆍ협박이 없었으니 제11조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설명은 조문 문언과 맞지 않는다.

인용할 수 있는 판단 세 건

  •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 사건명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공중밀집장소에서의추행)이다. 제11조의 추행의 의미와, 피고인이 추행의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 있는 간접사실로 이를 증명하는 방법을 판시했다. 아울러 검사가 제출한 증거와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를 종합할 때 공소사실에 조금이라도 합리적인 의심이 있는 경우,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의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할 수 없다는 점도 밝혔다. 주문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는 것이다.
  •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도7102 판결 — 제11조가 정한 추행의 의미와 판단 기준을 다루면서, 이 죄가 기수에 이르기 위하여 행위자의 행위로 말미암아 대상자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반드시 실제로 느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 사례다. 주문은 상고 기각이다.
  • 헌법재판소 2021. 3. 25. 2019헌바413 결정 — 구 성폭력처벌법 제11조 중 추행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그리고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를 각각 소극으로 판단했다. 주문은 해당 구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판결이 아니라 결정이다.

5. 법정형 — 또는이 가운데 있다

제11조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로 닫는다.

  • 또는이므로 선택형이다. 징역과 벌금을 함께 얹는다는 뜻이 아니다.
  • 3년 이하, 3천만원 이하는 모두 상한이다. 조문이 정한 숫자와 개별 사건에서 실제로 선고되는 형은 같은 자리가 아니다.
  • 조문이 정한 것은 벌금이다. 현장에서 끊는 범칙금과는 절차가 다르고, 제11조는 범칙금을 정하고 있지 않다.

6. 헷갈리기 쉬운 이웃 조문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폭행 또는 협박으로라는 수단 요건이 문언상 붙어 있다는 점이 제11조와 다르다.

성폭력처벌법 제12조(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

제12조(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화장실, 목욕장ㆍ목욕실 또는 발한실(發汗室), 모유수유시설, 탈의실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장소에 침입하거나 같은 장소에서 퇴거의 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하는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12조는 침입 또는 퇴거 요구 불응을 행위로 정하고, 여기에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라는 목적 요건이 붙는다. 대중교통수단에서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제12조의 문언과 맞지 않는다. 반대로 제12조의 목적 요건을 제11조로 옮겨 적는 것도 문언에 없는 요건을 더하는 일이다. 제12조의 법정형도 선택형이다.

형법 제305조(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추행)

제305조는 제1항이 13세 미만의 사람, 제2항이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한 간음ㆍ추행을 대상으로 하고, 제2항은 행위자가 19세 이상일 것을 요건으로 한다. 피해자 연령과 행위자 연령을 별도의 요건으로 두는 조문이므로, 연령을 별도 요건으로 두지 않은 제11조와 같은 자리에 놓고 설명할 조문이 아니다. 형법 제356조는 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을 정한 전혀 다른 조문이다.

성폭력처벌법 제15조(미수범)

제15조(미수범) 제3조부터 제9조까지, 제14조, 제14조의2 및 제14조의3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이 열거에 제11조는 들어 있지 않다. 제11조의 미수를 따로 처벌한다고 적은 이 법의 조문은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7. 그 밖의 관련 조문들 — 여기서는 범위를 밝혀 둔다

제11조 위반은 성폭력처벌법 제2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이 법상 성폭력범죄에 해당한다(같은 호는 이 법 제3조부터 제15조까지의 죄를 성폭력범죄로 정한다). 그에 따라 수강ㆍ이수명령(제16조), 음주ㆍ약물로 인한 심신장애 감경의 특례(제20조), 공소시효 특례(제21조), 신상정보 등록ㆍ공개 관련 규정(제42조~제47조), 과태료(제52조)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다만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위 조문들의 원문 전체와 적용요건까지 대조하지 않았다. 그래서 개별 사건에 어떤 부수처분이 따르는지, 숫자가 얼마인지를 여기서 단정하지 않는다. 한 가지만 분명히 해 둔다. 신상정보 등록과 공개명령은 같은 말이 아니다. 유죄가 인정되면 곧바로 인터넷에 신상이 공개된다는 설명은 등록과 공개를 한 덩어리로 묶은 것이고, 법은 이를 서로 다른 규정에서 다룬다.

8. 자주 묻는 질문

Q. 지하철에서 몸이 닿으면 무조건 성추행인가요?

A. 조문 문언으로는 그렇게 읽히지 않는다. 성폭력처벌법 제11조는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사람을 처벌한다. 대중교통수단이라는 장소는 앞부분의 요건을 채울 뿐이고, 뒷부분의 추행은 별도로 검토된다. 대법원은 제11조의 추행을 일반인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보았고, 추행의 인식과 적어도 미필적 용인의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접촉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자동 성립한다고 말할 수 없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그 사건의 증거로 판단된다.

Q. 공중밀집장소 추행은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성립하나요?

A. 제11조 문언에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라는 수단 요건이 없다. 폭행 또는 협박으로는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의 문언이다. 두 조문은 문언이 다르고 법정형도 다르다. 제298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 제11조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Q. 지하철 추행의 벌금은 법에 얼마로 정해져 있나요?

A. 성폭력처벌법 제11조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또는이 가운데 있으므로 선택형이고, 두 숫자는 모두 상한이다. 조문이 정한 것은 벌금이지 범칙금이 아니다. 이 문언은 법률 제17264호(2020. 5. 19. 공포)가 종전의 1년ㆍ300만원을 고쳐 만든 것이며, 같은 날부터 시행되었다.

Q. 제11조의 미수도 처벌되나요?

A. 성폭력처벌법 제15조는 제3조부터 제9조까지, 제14조, 제14조의2 및 제14조의3의 미수범은 처벌한다고 열거하고, 여기에 제11조는 없다. 제11조의 미수를 따로 처벌한다고 적은 이 법의 조문은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Q. 현행 법령 화면 맨 위에 적힌 법률 번호가 제11조를 고친 법률인가요?

A. 이 조문에서는 아니다. 현행본 상단은 [시행 2025. 10. 1.] [법률 제21066호, 2025. 10. 1., 타법개정]이지만, 제21066호는 제23조의2 제1항의 기관 명칭을 바꾼 타법개정이고 제11조를 고치지 않았다. 제11조의 현행 문언을 만든 것은 법률 제17264호다. 조문 끝의 <개정 2020. 5. 19.> 표시가 그 단서다.

정리

  1. 제11조는 장소요건과 추행을 나란히 세워 둔 조문이다. 장소가 행위를 대신하지 않는다.
  2. 제11조에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가 없다. 그것은 형법 제298조의 문언이다.
  3. 제11조에는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도 없다. 그것은 제12조의 문언이다.
  4. 법정형은 선택형이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며 두 숫자는 상한이다. 범칙금이 아니다.
  5. 현행 문언을 만든 개정법률은 화면 상단의 공포번호가 아니라 법률 제17264호이고, 2020. 5. 19.부터 시행되었다.

참고 법령ㆍ판례

법령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항 제5호(정의)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5조(미수범)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형벌과 수강명령 등의 병과)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0조(「형법」상 감경규정에 관한 특례)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1조(공소시효에 관한 특례)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제47조(신상정보 등록ㆍ공개 관련)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2조(과태료)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부칙(법률 제17264호, 2020. 5. 19.) 제1조ㆍ제2조
  •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 형법 제305조(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추행)

판례ㆍ결정

  •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도7102 판결
  • 헌법재판소 2021. 3. 25. 2019헌바413 결정

관련 법령: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 · 형법 제298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부칙 제1조

관련 판례

대법원 2023도13081 — 공중밀집장소에서의추행죄의 추행 고의와 증명

추행의 고의를 판단하는 법리를 밝히고 원심을 파기하여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환송했다.

판결문 원문 (2024-01-04 선고)

대법원 2015도7102 — 공중밀집장소에서의추행죄의 추행 판단

추행의 객관적 판단 기준과 실제 수치심·혐오감이 기수에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법리를 밝히고 상고를 기각했다.

판결문 원문 (2020-06-25 선고)

헌법재판소 2019헌바413 — 구 성폭력처벌법 제11조 추행 부분의 위헌 여부

구 제11조의 추행 부분이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판결문 원문 (2021-03-25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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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9-18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 콘텐츠 원칙 보기

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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