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게시자 정보 제공청구, 청구를 받는 곳은 플랫폼이 아니다 —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6이 정한 경로
익명으로 올라온 글 때문에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방법은 “글을 올린 사이트에 작성자가 누구인지 알려 달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약칭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6은 그렇게 정하고 있지 않다. 이 조문이 정한 청구의 상대방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제44조의18에 따른 분쟁조정부다.
이 글은 2026년 9월 1일 기준 현행 조문([시행 2026. 7. 7.] [법률 제21305호, 2026. 1. 6., 일부개정])을 기준으로, 청구의 경로와 받은 정보에 붙는 제한을 조문 문언 그대로 정리한 것이다.
한 문장 요약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분쟁조정부에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이용자 정보의 제공을 청구하고, 분쟁조정부가 그 이용자의 의견을 들어 제공 여부를 결정한다. 제공받은 정보는 분쟁조정 신청이나 민형사상의 소 제기 외의 목적으로 쓸 수 없다.
핵심 정리
- 청구를 받는 곳: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제44조의18의 분쟁조정부
- 청구의 요건: 침해사실의 소명, 그리고 분쟁조정 신청 또는 민형사상의 소 제기라는 목적
- 제공 대상: 해당 이용자의 성명ㆍ주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최소한의 정보
- 결정 주체: 분쟁조정부(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해당 이용자의 의견을 들은 뒤 결정)
- 목적 외 사용: 금지되며, 제73조 제4호의 벌칙 조문이 이를 받는다
- 제44조의18은 2026년 7월 7일 종전 제44조의10이 이동해 온 번호다
1. 조문은 청구의 상대방을 어떻게 적고 있나
제44조의6 제1항의 문언이다.
제44조의6(이용자 정보의 제공청구) ① 특정한 이용자에 의한 정보의 게재나 유통으로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권리를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하는 자는 제44조의20에 따른 분쟁조정의 신청 또는 민형사상의 소를 제기하기 위하여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제44조의18에 따른 분쟁조정부(이하 “분쟁조정부”라 한다)에 해당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보유하고 있는 해당 이용자의 정보(제44조의20에 따른 분쟁조정의 신청 또는 민형사상의 소를 제기하기 위한 성명ㆍ주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최소한의 정보를 말한다)를 제공하도록 청구할 수 있다.
문장이 길어 놓치기 쉬운데, 주어와 목적어를 떼어 보면 구조가 단순하다.
- 누가: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권리를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하는 자
- 어디에: 제44조의18에 따른 분쟁조정부에
- 무엇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보유하고 있는 해당 이용자의 정보를
- 어떻게: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 왜: 제44조의20에 따른 분쟁조정의 신청 또는 민형사상의 소를 제기하기 위하여
여기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즉 흔히 말하는 플랫폼은 청구를 받는 자리에 있지 않다. 조문은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정보의 보유자로만 적는다. 정보가 그쪽에 있다는 사실을 가리킬 뿐, 청구를 받고 판단하는 주체로 세우지 않았다는 뜻이다.
제2항은 판단 주체를 다시 한 번 못 박는다.
② 분쟁조정부는 제1항에 따른 청구를 받으면 해당 이용자와 연락할 수 없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외에는 그 이용자의 의견을 들어 정보제공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어미가 “결정하여야 한다”이므로 재량이 아니라 의무의 형식이다. 그리고 그 앞에 “그 이용자의 의견을 들어”가 붙어 있다. 정보를 내주기 전에 정보의 주인이 될 이용자에게 말할 기회를 주라는 구조다. 예외는 “해당 이용자와 연락할 수 없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로 조문에 적혀 있다.
경로를 그림처럼 적으면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자
↓ (침해사실 소명 + 제공청구)
제44조의18의 분쟁조정부
↓ (해당 이용자 의견 청취 → 제공 여부 결정)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보유한 정보
플랫폼으로 곧장 향하는 화살표는 조문에 없다.
2. 제44조의18은 새로 생긴 번호가 아니라 옮겨 온 번호다
조문 번호만 보고 “2026년에 신설된 제도”라고 읽으면 틀린다. 제44조의18 원문 끝에는 다음 표기가 달려 있다.
[전문개정 2008. 6. 13.] [제목개정 2026. 1. 6.] [제44조의10에서 이동 <2026. 1. 6.>]
즉 종전 제44조의10에 있던 조문이 2026년 7월 7일 시행으로 제44조의18 자리로 이동했다. 같은 개정에서 기구의 이름도 종전 “명예훼손 분쟁조정부”에서 **“분쟁조정부”**로 바뀌었다.
여기에 실무적으로 중요한 함정이 하나 있다. 오늘의 제44조의10은 전혀 다른 내용의 조문이다. 옛 자료나 옛 해설을 그대로 옮기면서 “제44조의10의 명예훼손 분쟁조정부”라고 적으면, 2026년 7월 7일 이후 기준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조문을 인용하는 셈이 된다.
개정 전후 대비
| 항목 | 개정 전 | 2026. 7. 7. 시행 |
|---|---|---|
| 청구를 받는 기구 | 제44조의10의 명예훼손 분쟁조정부 | 제44조의18의 분쟁조정부 |
| 기구 명칭 | 명예훼손 분쟁조정부 | 분쟁조정부 |
| 위원 수 | 5명 이하 | 9명 이상 20명 이하 |
| 위원 구성 | 그중 1명 이상은 변호사 | 제2항 각 호의 4개 유형, 각 호가 각각 위원 정수의 5분의 1 이상 |
| 청구의 목적 | 민ㆍ형사상의 소 제기 | 제44조의20에 따른 분쟁조정의 신청 또는 민형사상의 소 제기 |
개정 전후를 적을 때는 이 두 가지, 즉 기구의 이동ㆍ개편과 목적 범위의 확장을 함께 적어야 한다. 어느 한쪽만 적으면 절반짜리 설명이 된다.
분쟁조정부의 구성
제44조의18 제1항은 심의위원회가 분쟁조정부를 둔다고 정한다. 대상 업무는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유통되는 정보 중 사생활의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 그리고 제44조의12 제3항의 조치 또는 같은 조 제4항의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과 관련된 분쟁의 조정업무다.
제2항은 위원을 다음 네 유형 중에서 심의위원회의 위원장이 심의위원회의 동의를 받아 임명하도록 하고, 각 호의 위원이 각각 위원 정수의 5분의 1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정한다.
-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사람
- 정보통신서비스 관련 업무에 10년 이상 종사한 사람
- 언론사의 취재ㆍ보도ㆍ제작 업무(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취재ㆍ보도ㆍ제작 업무를 포함하여야 한다)에 10년 이상 종사한 사람
- 그 밖에 정보통신망 또는 언론에 관하여 학식이나 전문성이 인정되는 사람
제3항은 2026년 1월 6일 개정으로 삭제되었고, 제4항은 설치ㆍ운영 및 분쟁조정 등에 필요한 그 밖의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한다.
시행 전에 진행되던 사건은
부칙 제5조가 경과조치를 두었다. 시행 당시 종전 명예훼손 분쟁조정부에서 진행 중이던 분쟁조정 사건과 이용자 정보 제공청구 사무는 제44조의18의 분쟁조정부가 승계한다(제1항). 종전 규정에 따라 위촉된 위원은 개정규정에 따라 임명된 위원으로 보되 임기는 위촉된 날부터 기산하고(제2항), 종전 명예훼손 분쟁조정부가 한 행위나 그에 대한 행위는 새 분쟁조정부의 행위나 그에 대한 행위로 본다(제3항).
정리하면 제44조의6은 2026년 7월 7일에 없던 곳에서 튀어나온 조문이 아니다. 이미 있던 제도의 개정규정이 그날 시행된 것이고, 받는 기구의 번호와 이름이 바뀐 것이다.
3. 받은 정보에는 목적이 묶여 있다
제44조의6 제3항이다.
③ 제1항에 따라 해당 이용자의 정보를 제공받은 자는 해당 이용자의 정보를 제44조의20에 따른 분쟁조정의 신청 또는 민형사상의 소를 제기하기 위한 목적 외의 목적으로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어미가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이므로 금지 규정이다. 허용되는 사용처는 두 갈래로 적혀 있다.
- 제44조의20에 따른 분쟁조정의 신청
- 민형사상의 소 제기
이 목적 제한을 “민사ㆍ형사 절차 목적 외에는 쓸 수 없다”로 줄여 적는 설명을 종종 본다. 현행 문언 기준으로는 분쟁조정 신청이 빠진 요약이다. 조문을 인용할 때는 두 갈래를 모두 적어야 한다.
위반을 받는 벌칙 조문은 제73조다.
제73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4. 제44조의6제3항을 위반하여 이용자의 정보를 민ㆍ형사상의 소를 제기하는 것 외의 목적으로 사용한 자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한 가지 짚어 둘 것은, 본조인 제44조의6 제3항의 문언은 “제44조의20에 따른 분쟁조정의 신청 또는 민형사상의 소를 제기하기 위한 목적 외”인 반면, 벌칙인 제73조 제4호의 문언은 “민ㆍ형사상의 소를 제기하는 것 외의 목적”으로 적혀 있다는 점이다. 두 문언이 그대로 다르다는 사실 자체를 확인해 두는 것이 정확한 인용이다. 이 차이가 개별 사안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조문 문언만으로 단정할 문제가 아니다.
4. 플랫폼은 아무 의무도 지지 않나
그렇지 않다. 청구를 받는 자리에 있지 않을 뿐, 분쟁조정부의 결정이 나온 다음 단계에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붙는 규정이 있다.
제76조(과태료) ③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4의2. 제44조의6제1항을 위반하여 분쟁조정부의 정보제공 결정에 따른 정보제공 요청을 정당한 사유 없이 따르지 아니한 자
즉 순서는 이렇게 놓인다. 청구는 분쟁조정부가 받고, 판단도 분쟁조정부가 하며, 그 결정에 따른 정보제공 요청 단계에서 비로소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이행 문제가 생긴다. 정당한 사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다.
5. 조문 구조 한눈에 보기
| 조문 | 표제 | 구성 | 핵심 어미 |
|---|---|---|---|
| 제44조의6 | 이용자 정보의 제공청구 | 4개 항, 호 없음 | ① 청구할 수 있다 ② 결정하여야 한다 ③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 정한다 |
| 제44조의18 | 분쟁조정부 | 4개 항(제3항 삭제), 제2항에 4개 호 | ① 둔다 ② 임명한다ㆍ되어야 한다 ④ 정한다 |
제44조의6 제4항은 “그 밖의 이용자 정보 제공청구의 내용과 절차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하여 세부 절차를 하위 법령에 위임한다. 따라서 실제 신청 서식이나 소명 방법 같은 세부는 조문이 아니라 대통령령에서 확인해야 한다.
6. 자주 묻는 질문
익명 악플 작성자의 신원을 알아낼 수 있나요?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6은 그 통로를 조문으로 두고 있다. 다만 조문이 정한 방식은 신원을 곧바로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분쟁조정부에 정보 제공을 청구하고 분쟁조정부의 결정을 거치는 것이다. 제1항은 청구 요건으로 침해사실의 소명과 목적(분쟁조정 신청 또는 민형사상의 소 제기)을 요구하고, 제2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이용자의 의견을 들은 뒤 제공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다. 제공 대상도 전부가 아니라 “성명ㆍ주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최소한의 정보”로 조문에 한정되어 있다.
플랫폼에 직접 악플 작성자 정보를 달라고 할 수 있나요?
제44조의6이 정한 청구의 상대방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제44조의18에 따른 분쟁조정부다. 조문에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해당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자로만 등장한다. 제공 여부를 판단하는 주체도 제2항에 따라 분쟁조정부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규정이 걸리는 지점은 그 뒤, 즉 분쟁조정부의 정보제공 결정에 따른 요청을 정당한 사유 없이 따르지 않는 경우이며 제76조 제3항 제4호의2의 과태료 대상이다.
받은 작성자 정보를 다른 데 쓰면 처벌되나요?
제44조의6 제3항은 제공받은 정보를 제44조의20에 따른 분쟁조정의 신청 또는 민형사상의 소를 제기하기 위한 목적 외의 목적으로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한다. 이를 위반한 경우를 받는 벌칙 조문은 제73조 제4호이고,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제44조의10을 찾으면 되나요?
2026년 7월 7일 시행 기준으로는 아니다. 분쟁조정부 조문은 제44조의18이며, 종전 제44조의10에서 이동한 것이다. 현재의 제44조의10은 다른 내용의 조문이므로, 옛 해설의 조문 번호를 그대로 옮기면 인용이 어긋난다.
관련 판례는 무엇이 있나요?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제44조의6 및 제44조의18을 직접 대상으로 한 판례 원문(사건번호ㆍ선고일ㆍ사건명ㆍ판시사항ㆍ주문)은 확인하지 못했다. 확인되지 않은 사건번호나 주문을 추정해 적는 것은 인용이 아니라 창작이므로, 이 글에서는 판례를 제시하지 않는다.
7. 자주 틀리는 지점 정리
- “플랫폼에 청구한다” → 조문은 분쟁조정부에 청구한다고 정한다. 정반대 서술이 된다.
- “제44조의18은 2026년에 신설됐다” → 종전 제44조의10에서 이동한 번호다.
- “제44조의10의 명예훼손 분쟁조정부” → 현행 기준으로는 어긋난 인용이다. 명칭도 “분쟁조정부”로 바뀌었다.
- “민사ㆍ형사 목적 외 사용 금지” → 제44조의6 제3항 문언에는 제44조의20에 따른 분쟁조정 신청이 함께 들어 있다.
- “분쟁조정부가 알아서 정보를 넘긴다” →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해당 이용자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 “시행 전 진행 중이던 청구는 없던 일이 된다” → 부칙 제5조 제1항이 승계를 정한다.
참고 법령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6(이용자 정보의 제공청구) 제1항ㆍ제2항ㆍ제3항ㆍ제4항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18(분쟁조정부) 제1항ㆍ제2항ㆍ제4항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3조(벌칙) 제4호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6조(과태료) 제3항 제4호의2
- 법률 제21305호(2026. 1. 6. 일부개정, 2026. 7. 7. 시행) 부칙 제1조(시행일), 제5조(분쟁조정부에 관한 경과조치)
기준 법령 표시: [시행 2026. 7. 7.] [법률 제21305호, 2026. 1. 6., 일부개정] (2026년 9월 1일 기준 시행 중)
이 글은 조문 문언을 정리한 일반적인 설명이며, 특정 사건의 처리 결과나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