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인 줄 알고 가짜 마약을 샀어도 처벌받나요…대법원, 목적·인식·행위 따져야
물품 자체 또는 내부에 마약류가 있다고 인식한 경우도 포함…범칙금 아닌 징역 또는 벌금의 형벌
실제 마약류가 아닌 물품을 마약류로 알고 양수하거나 소지한 경우에도 처벌 조항이 적용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다만 물품이 가짜였다는 사정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며, 마약류범죄를 범할 목적과 마약류라는 인식, 양도·양수 또는 소지라는 행위가 함께 문제 된다.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9조 제2항은 마약류의 양도·양수 또는 소지에 관련된 마약류범죄를 범할 목적으로 약물이나 그 밖의 물품을 마약류로 인식하고 양도·양수하거나 소지한 사람을 처벌 대상으로 정한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이는 행정상 범칙금 규정이 아니라 형벌 규정이다. 벌금형만 정한 조항으로 줄여 이해해서도 안 되고, 징역과 벌금 가운데 어느 하나를 정한 선택형이라는 문언도 함께 봐야 한다.
대법원은 2025년 10월 30일 선고한 2025도9446 판결에서 제9조 제2항의 적용 범위에 물품 자체를 마약류로 인식한 경우뿐 아니라, 물품 내부에 마약류가 들어 있다고 인식하고 그 물품을 양도·양수 또는 소지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판결은 상자 등 내용물이 감춰진 물품을 놓고도 실제 마약류가 없었다는 점만으로 조항 적용 여부가 끝나지 않는다고 봤다. 법이 살피는 요소는 물품의 진위 하나가 아니라, 마약류범죄를 범할 목적이 있었는지, 마약류로 인식했는지, 양도·양수 또는 소지 행위가 있었는지다.
따라서 가짜 물품을 받거나 샀다는 사정만으로 무조건 처벌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반대로 물품이 가짜라는 이유만으로 자동으로 처벌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구체적 사실관계에서 법정 요건이 갖춰졌는지가 판단의 기준이 된다.
제9조 제1항과 제2항은 행위 유형과 법정형도 다르다. 제1항은 마약류의 수입 또는 수출에 관련된 범죄를 목적으로, 마약류로 인식하고 교부받거나 취득한 물품을 수입하거나 수출한 경우를 대상으로 하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정한다.
반면 물품을 양수하거나 소지한 경우에는 제2항을 살펴야 한다. 수입·수출에 관한 제1항의 법정형을 양수·소지 사안에 그대로 적용해 설명하면 조문 구조와 맞지 않는다.
현행 제9조 제2항의 ‘마약류로 인식하고’라는 문구는 2011년 5월 19일 법률 제10644호 개정으로 마련됐다. 현행 법률본 상단에 적힌 2021년 1월 5일 법률 제17826호는 제9조를 개정한 법률이 아니다.
거래대금의 추징 문제도 별도로 구분해야 한다. 대법원은 2020년 7월 9일 선고한 2020도2893 판결에서 제9조 제2항 위반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의 ‘이 법에 규정된 죄’에 해당하지 않아, 같은 조 단서에 따른 추징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에 따른 추징에 관한 판단이다. 이를 근거로 다른 법률상 몰수·추징 가능성까지 일률적으로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참고한 법령과 조문
-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2조제1항·제2항, 제9조제1항·제2항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
관련 판례
물품 자체를 마약류로 인식한 경우뿐 아니라 그 내부에 마약류가 들어 있다고 인식하고 양도·양수 또는 소지한 경우도 특례법 제9조제2항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상고를 기각했다.
특례법 제9조제2항 위반죄는 마약류관리법 제67조의 이 법에 규정된 죄에 해당하지 않아 같은 조 단서에 따른 추징을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