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 의무 조항은 모두 경찰관이 주어…"동행 요구 거절할 수 있다"
질문·동행 거부 자체를 처벌하는 조항은 없어…6시간 상한은 동행한 사람에게만 붙는다
경찰관의 불심검문 권한과 절차를 정한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에는 질문이나 동행 요구를 거부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
이 조문은 제1항부터 제7항까지 일곱 개 항으로 돼 있고, 호는 제1항에 두 개뿐이다. 목은 없고 삭제로 남은 항도 없다.
제1항은 경찰관이 정지시켜 질문할 수 있는 상대를 두 갈래로 한정한다. 죄를 범하였거나 범하려 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그리고 이미 행하여진 범죄나 행하여지려고 하는 범죄행위에 관한 사실을 안다고 인정되는 사람이다.
제2항은 정지시킨 장소에서 질문하는 것이 그 사람에게 불리하거나 교통에 방해가 된다고 인정될 때 경찰관서로 동행할 것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같은 항은 뒷문장에서 “이 경우 동행을 요구받은 사람은 그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적고 있다.
제3항은 질문을 할 때 그 사람이 흉기를 가지고 있는지를 조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제4항은 질문을 하거나 동행을 요구할 경우 자신의 신분을 표시하는 증표를 제시하면서 소속과 성명을 밝히고 질문이나 동행의 목적과 이유를 설명하여야 하며, 동행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동행 장소를 밝혀야 한다고 정한다.
증표가 무엇인지는 경찰관 직무집행법 시행령 제5조가 경찰관의 공무원증으로 특정하고 있다.
제5항은 동행한 사람의 가족이나 친지 등에게 경찰관의 신분과 동행 장소, 동행 목적과 이유를 알리거나 본인이 즉시 연락할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하고,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알리도록 한다.
제6항은 동행한 사람을 6시간을 초과하여 경찰관서에 머물게 할 수 없다고 정한다. 이 6시간은 경찰관 쪽에 붙은 상한이고, 대상도 동행한 사람으로 한정된다. 동행 요구를 거절한 경우에는 이 항이 적용될 자리가 없다.
제7항은 질문을 받거나 동행을 요구받은 사람이 형사소송에 관한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신체를 구속당하지 아니하며, 그 의사에 반하여 답변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일곱 개 항의 어미를 나란히 놓으면 “하여야 하며”, “알려야 한다”, “할 수 없다”처럼 의무와 금지를 지시하는 문장의 주어가 모두 경찰관이다. 질문을 받거나 동행을 요구받은 사람 쪽에 붙은 문장은 거절할 수 있다는 것과 답변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는 것 두 가지다. 질문에 반드시 답해야 한다거나 동행 요구를 따라야 한다는 설명은 이 문언과 맞지 않는다.
제3조에는 형벌이나 벌금, 과태료를 정한 부분이 없다. 같은 법 제12조는 이 법에 규정된 경찰관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권을 남용하여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친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 벌칙으로, 제3조를 인용하지 않는다.
다만 적법하게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한 폭행이나 협박은 별개 조문의 문제다. 형법 제136조 제1항은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형사소송법 제211조 제2항 제4호는 “누구냐고 묻자 도망하려고 할 때”를 현행범인으로 보는 요건의 하나로 들고 있고, 제212조는 현행범인을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고 정한다. 두 조문은 질문 거부에 대한 제재 규정이 아니라 현행범 체포의 요건과 근거다.
대법원은 2012년 9월 13일 선고한 2010도6203 판결에서 경찰관이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상당한 방법으로 정지시킬 수 있다고 보고,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해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2014년 2월 27일 선고한 2011도13999 판결에서도 불심검문 대상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과 불심검문의 적법 요건을 밝히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같은 해 12월 11일 선고된 2014도7976 판결에서 대법원은 경찰관이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았더라도 검문하는 사람이 경찰관이고 검문하는 이유가 범죄행위에 관한 것임을 상대방이 알고 있었던 경우라면 위법한 공무집행이 아니라고 보아 상고를 기각했다. 제4항이 정한 증표 제시 의무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다.
한편 경찰관 직무집행법 현행본 상단의 표기는 시행 2026년 7월 7일, 법률 제21304호다. 이 법률이 신설한 조문은 개인정보의 국외 이전을 정한 제8조의4이고, 제3조는 고치지 않았다.
제3조의 현행 문언은 2014년 5월 20일 전문개정된 법률 제12600호가 만들었고, 제2항의 “지방해양경찰관서” 부분은 2017년 7월 26일 법률 제14839호 개정에 따른 것이다.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 제3조 자체를 직접 대상으로 한 헌법재판소 결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참고 법령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1조(목적), 제3조(불심검문), 제12조(벌칙), 제13조(삭제) 경찰관 직무집행법 시행령 제5조(신분을 표시하는 증표) 형사소송법 제211조(현행범인과 준현행범인), 제212조(현행범인의 체포) 형법 제136조(공무집행방해)
관련 판례
불심검문 대상자를 필요한 최소 범위에서 상당한 방법으로 정지시킬 수 있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불심검문 대상자 판단 기준과 적법 요건을 밝히며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검문하는 사람이 경찰관이고 이유가 범죄행위에 관한 것임을 알았던 구체적 사정에서는 신분증 미제시만으로 위법한 공무집행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공무집행방해·음주측정거부 병합사건에서 징역1년·집행유예2년·사회봉사120시간을 선고한 확정판결이다. 단순한 답변 거절 자체의 선고형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