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메모는 어디까지 ‘통신매체’인가: 조문은 그대로, 해석이 쟁점이 된 대법원 판단
송금 메모로 음란 메시지를 보내면 처벌되나요라는 질문은, 돈을 보내는 기능과 말을 전달하는 기능을 어떻게 구별할 것인지에서 출발한다. 대법원은 2026년 3월 12일 선고한 2025도12709 판결의 판시사항에서, 전자금융거래에 사용되는 이른바 ‘송금메모’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의 ‘통신매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다만 이 판결은 원심의 무죄 판단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한 내용까지 확인된다. 이후 절차나 특정 피고인의 유죄 확정 여부는 이 판시사항 자료만으로 확인할 수 없다.
핵심은 새 법이 만들어졌다는 데 있지 않다. 제13조는 2020년 5월 19일 개정된 뒤 바뀌지 않았다. 이번에 주목할 부분은 기존 조문에 적힌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라는 수단의 범위를 송금메모 기능까지 읽은 대법원의 판단이다.
제13조는 무엇을 요구하나
제13조는 다음과 같이 정한다.
제13조(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20. 5. 19.>
문언을 나누어 보면 판단의 구조가 선명해진다.
- 목적: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
- 수단: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
- 객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
- 행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것
- 법정형: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여기서 객체 목록에는 ‘말’이 포함된다. 따라서 송금 과정에서 함께 전달되는 짧은 글이라도, 조문상 검토 대상은 단순히 이체 금액이 아니라 그 글의 내용, 전달 수단, 목적 및 상대방 도달 여부가 된다. 제13조에는 송금액을 요건으로 정한 문언이 없다.
1원 이체와 송금메모를 대법원은 어떻게 보았나
2025도12709의 판시사항에 따르면, 피고인은 상대방의 은행계좌로 1원씩 입금하면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문구가 담긴 송금메모 메시지를 각 전송한 혐의로 기소됐다. 판시사항에는 구체적인 메모 문구도 인용돼 있으나, 여기서는 이를 옮기지 않는다.
대법원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이체하면서 송금메모를 작성하고, 송금메모 기능으로 이를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일련의 행위를 제13조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판시사항은 그 이유로 송금메모 기능이 **“일반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물체나 수단으로 인식되는 통신매체”**를 이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적었다.
판시사항 [1]은 송금메모가 ‘통신매체’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적극이라고 명시한다. 즉, 송금메모가 금전 이동에 부수하는 기능이라는 사정만으로 제13조의 통신매체 범위에서 곧바로 제외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 제시된 것이다.
원심은 무죄로 판단했고, 대법원은 법리오해를 지적했다
이 사건에서 원심은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했다. 따라서 이 판결은 ‘송금 기능이 통신 수단인가’라는 물음이 실제 쟁점이 되었고, 대법원이 송금메모의 정보 전달 기능을 제13조의 통신매체와 연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판시사항 자료에는 원심이 무죄로 본 구체적 논거, 대법원의 보호법익 판단 내용, ‘통신매체’의 일반적 정의, 그리고 파기 뒤의 절차가 담겨 있지 않다. 이 글은 확인 가능한 범위를 넘어 이를 추정하지 않는다.
자주 묻는 질문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어떤 경우에 성립하나요
제13조의 문언상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 통신매체를 통한 전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음향·글·그림·영상·물건, 상대방 도달이라는 요소가 규정돼 있다. 실제 개별 상황의 평가는 전달 내용과 경위 등 확인되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1원을 보내면서 메시지를 남기는 것도 범죄인가요
금액만으로 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제13조에 금액 요건은 없고, 대법원 2025도12709는 1원씩 이체하며 송금메모 메시지를 전송한 사안에서 송금메모가 통신매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 사건의 판시사항상 대법원의 판단은 원심 무죄 판결에 법리오해가 있다는 것이며, 이를 특정한 모든 송금메모 상황의 결론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송금메모는 짧고 이체 과정에 붙는 기능이지만, 그 안에 적힌 말이 상대방에게 도달하는 방식이라면 제13조의 ‘그 밖의 통신매체’가 쟁점이 될 수 있다. 2025도12709는 조문의 문구가 그대로인 상태에서, 정보 전달 기능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수단을 어떻게 포섭하는지 보여주는 판결이다.
참고 법령 및 조문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
- 법률 제17264호 부칙 제1조, 제2조
관련 판례
판시사항 [1]은 성폭력처벌법 제13조에서 정한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보호법익, 그 죄에서 말하는 ‘통신매체’의 의미, 그리고 전자금융거래에서 사용되는 이른바 ‘송금메모’가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를 다뤘다. 여기서 (적극)은 송금메모가 제13조의 ‘통신매체’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판시사항 [2]의 사안은 피고인이 甲의 은행계좌로 1원씩 입금하면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송금메모 메시지를 각 전송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으로 기소된 것이다. 대법원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돈을 이체하면서 송금메모 메시지를 작성한 후 송금메모 기능을 통해 이를 도달하게 한 일련의 행위가 “일반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물체나 수단으로 인식되는 통신매체”를 이용한 경우에 해당하여 같은 법 제13조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이와 달리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통신매체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했다. 주문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는 내용이므로, 이 판결로 특정 피고인의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보호법익이 무엇이라고 보았는지와 ‘통신매체’의 정의 문장, 원심이 무죄로 본 구체적 논거, 메모 전송 횟수·기간·당사자들의 관계, 환송 후의 절차와 결과는 확인하지 못했다. 판시사항 원문에는 전송된 메모의 구체적 문구가 인용되어 있으나 여기에는 옮기지 않으며, “甲”과 “○○”는 판결문 원문의 익명·가림 표기 그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