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조사 관련 진료기록 요청, 의료기관은 제공 의무…예외 목록에 한 호 추가
환자 아닌 사람에 대한 열람은 원칙 금지…조문이 정한 여러 예외 중 하나로 지난 4월 시행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와 관련해 피해자를 진료한 의료기관에 진료기록의 열람이나 사본 교부를 요청하면 의료기관은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근거는 의료법 제21조 제3항 제20호다. 이 호는 법률 제21524호로 신설됐고, 부칙이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정해 2026년 4월 7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의료법 제21조 제2항은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장, 의료기관 종사자가 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환자에 관한 기록을 열람하게 하거나 그 사본을 내주는 등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한다. 제3자 열람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제3항은 그 금지를 뒤집는 자리다. 어미가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하여야 한다’여서,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기록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의무가 된다.
다만 같은 항 단서는 의사ㆍ치과의사 또는 한의사가 환자의 진료를 위하여 불가피하다고 인정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한다. 의무가 다시 풀리는 자리다.
제20호의 문언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6조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와 관련하여 피해자를 진료한 의료기관에 해당 진료에 관한 기록의 열람 또는 사본 교부를 요청하는 경우다.
조문은 피해의 유형을 한정하지 않고 ‘피해자’라고만 쓴다. 인권침해나 폭행 등 특정 피해로 범위를 좁혀 읽을 근거는 조문에 없다. 대신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6조에 따른 조사와 관련된 요청이어야 한다.
제20호가 제3자 열람 금지의 유일한 예외는 아니다. 제3항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이라고 한 뒤 제1호~제20호를 열거한다.
번호는 제20호에서 끝나지만 항목 수는 24개다. 제6의2호와 제14의2호ㆍ제14의3호ㆍ제14의4호가 중간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앞선 호들에는 환자 본인의 동의서를 갖춘 가족이나 지정 대리인의 요청,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에 따른 급여비용 심사ㆍ지급, 형사소송법과 민사소송법에 따른 경우 등이 들어 있다.
이번 개정은 기존 호의 문언을 고친 것이 아니다. 개정문은 제21조제3항에 제20호를 신설한다고 적었고, 법률 제21524호가 함께 고친 조문은 제21조 제3항뿐이다.
의료법 현행본 상단에는 시행 2026년 9월 11일, 법률 제21423호 타법개정이 표시된다. 그러나 제21423호는 제5조 제1항 제1호의 고등교육법 인용 조문번호를 고친 것으로, 제21조는 고치지 않았다.
법률 제21524호의 부칙은 시행일을 정한 한 문장뿐이다. 적용례나 경과조치, 별도의 시행일 단서는 없다.
의료법 제90조는 처벌 대상으로 제21조 중에서는 제1항 후단만 열거하며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정한다. 제21조 제3항은 열거돼 있지 않고, 제20호를 신설한 개정법률도 벌칙이나 과태료 조문을 함께 고치지 않았다.
같은 조의 다른 항은 어미가 또 다르다. 제1항은 환자 본인이 확인을 요청할 수 있고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며, 제4항은 사실을 확인하여 줄 수 있다, 제5항은 전자서명이 기재된 전자문서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확인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한다.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세부 요건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돼 있다. 제20호의 문언을 직접 다룬 판례나 결정은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참고 법령
- 의료법 제21조 제1항, 제2항, 제3항 본문ㆍ단서, 제3항 제1호부터 제20호까지, 제4항, 제5항
- 의료법 제5조 제1항 제1호
- 의료법 제90조
- 의료법 일부개정법률(법률 제21524호, 2026. 4. 7. 공포ㆍ시행) 부칙
- 의료법 타법개정 법률(법률 제21423호, 2026. 3. 10.)
-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6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