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임대차

계약 기간이 끝난 뒤에 건물이 팔렸다면, 보증금은 누구에게 청구하나 — 대법원 2023다307116이 세운 세 계단

입력 2026.08.30.

상가를 빌려 쓰던 임차인이 가장 자주 부딪히는 순간이 있다. 계약 기간은 이미 지났고, 보증금은 아직 못 받았는데, 그 사이에 건물 주인이 바뀐 것이다. 이때 흔히 나오는 걱정은 “계약이 끝났으니 임대차보호법은 이제 나와 상관없는 것 아니냐”, “돈은 계약을 맺었던 옛 주인에게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 두 가지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조문과 대법원 2026. 4. 9. 선고 2023다307116 판결(사건명 건물인도)의 판시사항은 이 두 걱정에 각각 답을 준다. 아래에서 조문 원문과 판시 원문을 그대로 옮기고, 그 문언이 무엇을 정하고 있는지까지만 정리한다.

1. ‘계약 기간이 끝난 것’과 ‘임대차 관계가 끝난 것’은 다르다

먼저 조문 한 문장을 그대로 본다.

제9조(임대차기간 등) ② 임대차가 종료한 경우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는 존속하는 것으로 본다.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2항

문장의 무게중심은 “본다”에 있다. 실제로는 임대차가 종료했더라도, 보증금을 돌려받기 전까지는 법이 임대차 관계가 계속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뜻이다. 달력상의 계약 기간이 끝났다는 사실과, 법이 말하는 임대차 관계가 끝났다는 사실은 같은 사건이 아니다. 이 조문이 그 둘 사이에 선을 하나 그어 둔다.

이 문언이 왜 중요한지는 다음 단계에서 드러난다. 임대차 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임대차를 전제로 마련해 둔 다른 장치들도 함께 작동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2. 그 앞에 대항력이 먼저 있다

임차인이 임대차 관계를 건물의 새 소유자에게까지 주장하려면, 그 전에 대항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대항력의 요건을 정한 조문은 다음과 같다.

제3조(대항력 등) ① 임대차는 그 등기가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건물의 인도와 「부가가치세법」 제8조, 「소득세법」 제168조 또는 「법인세법」 제111조에 따른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 그 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 <개정 2013. 6. 7.>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이 한 문장에서 놓치기 쉬운 대목이 세 군데 있다.

  • 등기가 없어도 된다. 조문이 “그 등기가 없는 경우에도”라고 먼저 말한다.
  • 요건은 두 개가 함께다. 건물의 인도사업자등록 신청. 어느 하나만으로는 조문의 요건이 채워지지 않는다.
  • 효력이 생기는 시점은 ‘그 다음 날부터’다. 신청한 그날이 아니다. 조문이 날짜를 하루 미뤄 두었다.

조문이 인용하는 「부가가치세법」 제8조, 「소득세법」 제168조, 「법인세법」 제111조는 사업자등록의 근거 조항이다. 이 글에서는 제3조 제1항이 그 세 조항을 인용한다는 사실까지만 확인했고, 각 조항의 구체적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확인 실패).

3. ‘양수인’에는 매수인만 들어 있지 않다

같은 조 제2항이 소유자 변동의 효과를 정한다. 괄호까지 그대로 옮긴다.

② 임차건물의 양수인(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포함한다)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

괄호 안의 “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포함한다”가 조문이 스스로 넓혀 둔 자리다. 건물을 사들인 매수인만 여기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도 포함된다고 법이 직접 적어 두었다. 그리고 여기서도 결론은 “승계한 것으로 본다”, 즉 간주다. 새 소유자가 임대인 지위를 이어받겠다고 따로 약정해야 비로소 승계되는 구조가 아니다.

4. 대법원 2023다307116 — 판시 세 줄이 계단이다

대법원 2026. 4. 9. 선고 2023다307116 판결(사건명 건물인도)의 판시사항은 세 항목으로 되어 있고, 순서가 그대로 논리의 계단이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1] 상가건물 임대차에서 기간만료나 당사자의 합의 등으로 임대차가 종료된 경우에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2항에 따라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의제되는지 여부(적극)

[2]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에 따라 상가건물의 임차인이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을 취득한 다음 임차건물의 양도 등으로 소유자가 변동된 경우, 양수인 등 새로운 소유자가 임대인의 지위를 당연히 승계하는지 여부(적극)

[3] 대항력 있는 상가임대차에서 기간만료나 당사자의 합의 등으로 임대차가 종료된 상태에서 임차목적물인 부동산이 양도되는 경우, 양수인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고 양도인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하게 되는지 여부(적극)

판시사항 끝에 붙은 **(적극)**은 그 물음에 대해 그렇다고 판단했다는 표기다. 세 항목 모두 (적극)이니, 세 물음에 모두 그렇다는 답이 붙은 셈이다.

세 계단을 순서대로 놓으면 이렇게 된다.

첫째 계단 — 종료해도 존속 의제. 기간만료나 당사자의 합의 등으로 임대차가 종료된 경우에도, 제9조 제2항에 따라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의제된다.

둘째 계단 — 소유자가 바뀌면 지위도 넘어간다. 제3조에 따라 임차인이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을 취득한 다음 임차건물의 양도 등으로 소유자가 변동되면, 양수인 등 새로운 소유자가 임대인의 지위를 당연히 승계한다.

셋째 계단 — 보증금반환채무의 자리가 바뀐다. 대항력 있는 상가임대차에서 기간만료나 당사자의 합의 등으로 임대차가 종료된 상태에서 임차목적물인 부동산이 양도되면, 양수인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고, 양도인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한다.

첫째 계단이 없으면 둘째 계단이 놓이지 않는다. 임대차가 이미 끝났다고 보면 승계할 임대인 지위 자체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둘째 계단의 전제는 “대항력을 취득한 다음”이다. 판시 [3]도 “대항력 있는 상가임대차에서”라고 범위를 먼저 못 박는다. 대항력이 없으면 이 계단은 첫 칸부터 시작되지 않는다.

5. ‘면책적 인수’가 담고 있는 두 가지

판시 [3]의 문장에는 서로 짝이 되는 두 개의 효과가 함께 들어 있다.

  • 양수인 쪽: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한다.
  • 양도인 쪽: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한다.

한쪽만 옮기면 절반이다. 채무가 새 소유자에게 넘어간다는 말과, 옛 소유자가 그 채무에서 벗어난다는 말이 같은 문장 안에 있다. 판시가 말하는 범위는 여기까지이며, 그 이상을 이 글에서 덧붙이지 않는다.

6. 2026년 5월 시행 개정과의 관계

확인 기준일 2026. 8. 25. 현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시행 2026. 5. 12., 법률 제21083호, 2025. 11. 11., 일부개정]이다. 다만 그 개정은 제19조 및 제19조의2에 관한 것이고, 이 글에서 다룬 제3조와 제9조의 문언은 바꾸지 않았다. 두 조문은 그 전부터 위에 인용한 문언 그대로다. “2026년 5월 개정으로 상가 임차인의 대항력이 달라졌다”는 식의 설명은 조문과 맞지 않는다.

각 조문의 현행 문언을 둔 개정과 그 부칙은 다음과 같다.

  • 제3조 제1항: 「부가가치세법 전부개정법률」(법률 제11873호, 2013. 6. 7. 공포, 2013. 7. 1. 시행)에 따른 개정이 최종이다. 그 부칙 제1조(시행일)는 “이 법은 2013년 7월 1일부터 시행한다”이고, 시행일에 붙은 단서나 각 호는 없다.
  • 제3조 제2항, 제9조 제2항: 법률 제9361호(2009. 1. 30. 공포, 같은 날 시행)의 전부개정으로 지금의 문언이 되었다. 그 부칙은 번호가 붙지 않은 단일 문장으로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이며, 시행일 단서나 각 호는 없다.

7. 자주 묻는 형태로 정리하면

상가 건물이 팔리면 보증금은 누구에게 받나요. 대법원 2026. 4. 9. 선고 2023다307116 판결의 판시 [2]·[3]은, 대항력을 취득한 상가 임차인이 있는 건물의 소유자가 양도 등으로 바뀌면 새로운 소유자가 임대인의 지위를 당연히 승계하고, 임대차가 종료된 상태에서 부동산이 양도된 경우 양수인이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며 양도인은 그 채무를 면한다고 판시했다. 여기서 ‘양수인’의 범위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이 괄호로 “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포함한다”고 넓혀 두었다. 다만 개별 사안이 이 판시의 전제에 해당하는지는 사실관계에 달려 있어 이 글에서 계산하지 않는다.

계약 기간이 끝났는데 보증금을 못 받았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2항은 “임대차가 종료한 경우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는 존속하는 것으로 본다”고 정한다. 위 판결의 판시 [1]도 기간만료나 당사자의 합의 등으로 임대차가 종료된 경우에 이 조문에 따라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의제된다고 보았다(적극). 계약 기간의 만료가 곧 임대차 관계의 소멸은 아니라는 것이 조문과 판시의 출발점이다.

상가 임차인도 대항력이 있나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이 대항력을 정하고 있다. 등기가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건물의 인도와 「부가가치세법」 제8조, 「소득세법」 제168조 또는 「법인세법」 제111조에 따른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 그 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 인도와 사업자등록 신청 두 가지가 함께 필요하고, 효력 발생 시점은 신청한 날이 아니라 그 다음 날이다.

8.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한 것

정확한 인용을 위해, 이 글이 대조한 자료에 원문이 없어 다루지 않은 항목을 밝혀 둔다.

  • 위 판결의 사실관계, 판결 이유, 심급 경과는 확인하지 못했다(확인 실패). 그래서 이 글은 어느 쪽이 이겼는지를 쓰지 않고 판시된 기준만 옮겼다.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는 4개 항, 제9조는 2개 항으로 되어 있으나, 이 글에서 대조한 것은 제3조 제1항·제2항과 제9조 제2항의 문언이다. 나머지 항의 문언은 확인하지 못했다(확인 실패).
        1. 개정(법률 제21083호)이 손댄 제19조·제19조의2의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확인 실패). 그 개정이 제3조·제9조를 바꾸지 않았다는 사실까지만 확인했다.
  •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이 법과 별개의 법률이다. 조문 번호도 요건도 다르므로 이 글의 조문 번호를 주택 임대차에 그대로 옮겨 적용할 수 없다.

이 글은 공개된 법령 문언과 판시사항을 정리한 자료다. 구체적 사안의 결론은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진다.

참고한 법령과 판례

법령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대항력 등) 제1항 — [시행 2026. 5. 12., 법률 제21083호, 2025. 11. 11., 일부개정] 기준 현행. 해당 항의 최종 개정은 법률 제11873호(2013. 6. 7. 공포, 2013. 7. 1. 시행), 그 부칙 제1조(시행일)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대항력 등) 제2항 — 법률 제9361호(2009. 1. 30. 공포·시행) 전부개정, 그 부칙(“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9조(임대차기간 등) 제2항 — 법률 제9361호(2009. 1. 30. 공포·시행) 전부개정, 그 부칙(“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이 인용하는 조항: 「부가가치세법」 제8조, 「소득세법」 제168조, 「법인세법」 제111조

판례

  • 대법원 2026. 4. 9. 선고 2023다307116 판결(건물인도) — 판시사항 [1]·[2]·[3]

법령 문언은 2026. 8. 25. 국가법령정보센터 게시 내용을 기준으로 대조했다.

관련 법령: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2항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부칙(법률 제11873호) 제1조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부칙(법률 제9361호)

관련 판례

대법원 2023다307116 — 대항력 있는 상가임대차가 종료된 상태에서 부동산이 양도된 경우 — 양수인의 보증금반환채무 면책적 인수(건물인도)

사건명은 「건물인도」이고 선고일은 2026. 4. 9.이다. 판시사항은 세 항목이며 모두 (적극)으로 표기됐다. [1]은 상가건물 임대차에서 기간만료나 당사자의 합의 등으로 임대차가 종료된 경우에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2항에 따라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의제되는지 여부(적극)다. [2]는 같은 법 제3조에 따라 상가건물의 임차인이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을 취득한 다음 임차건물의 양도 등으로 소유자가 변동된 경우, 양수인 등 새로운 소유자가 임대인의 지위를 당연히 승계하는지 여부(적극)다. [3]은 대항력 있는 상가임대차에서 기간만료나 당사자의 합의 등으로 임대차가 종료된 상태에서 임차목적물인 부동산이 양도되는 경우, 양수인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고 양도인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하게 되는지 여부(적극)다. 판시사항 끝의 '(적극)'은 그 물음에 그렇다고 판단했다는 표기다. 판결 이유, 사실관계, 당사자, 심급 경과, 주문은 확인하지 못했다.

판결문 원문 (2026-04-09 선고)

같은 법이 적용된 이슈

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8-30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 콘텐츠 원칙 보기

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광고 게재 안내
이곳에 광고를 게재해 보세요지면과 소재 규격을 확인하세요. 광고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