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알게 된 환자 병력을 말하면 처벌될까…고소 요건 따로 둔 의료법

입력 2026.09.16. 오전 10:08

의료인·의료기관 종사자 업무상 정보 누설 금지…공소 제기에는 고소 필요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가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의 정보를 누설하거나 발표하는 행위는 의료법상 금지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처벌 조문은 제19조 위반을 벌칙 대상으로 두면서도, 공소를 제기하려면 고소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별도로 뒀다.

의료법 제19조제1항은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가 의료·조산·간호 업무와 진단서, 처방전, 진료기록 열람·사본 교부, 전자의무기록 업무 등을 하면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의 정보를 누설하거나 발표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예외는 이 법이나 다른 법령에 특별히 규정된 경우다.

제19조는 제1항만 있는 조문이 아니다. 제2항은 의료기관 인증 업무에 종사하거나 종사했던 사람이 업무 중 알게 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거나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별도로 규정한다.

처벌은 제19조가 아니라 의료법 제88조에 적혀 있다. 제88조제1호는 제19조 위반자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했다. 과태료나 범칙금이 아니라 징역형과 벌금형 가운데 하나를 정한 벌칙 규정이다.

같은 호 단서는 제19조 위반자에 대한 공소는 고소가 있어야 한다고 명시한다. 정보가 누설됐다는 사정만으로 공소가 제기되는 구조로 보기는 어렵고, 고소라는 절차 요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고소 기간의 기준점도 정보가 외부로 나간 날과 다르다. 형사소송법 제230조제1항은 친고죄의 고소를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이 지나면 할 수 없다고 정한다. 고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사유가 있었다면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기간을 계산한다.

병력에 관한 말이 전달되는 경우와 진료기록을 열람하거나 사본을 교부받는 경우도 구별해야 한다. 전자는 업무상 알게 된 정보의 누설 금지와 관련될 수 있고, 후자는 의료법 제21조가 본인 요청과 제3자에 대한 원칙적 금지, 법정 사유에 따른 절차를 따로 정한다.

친족이라는 사정만으로 진료 정보나 기록이 자동으로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 의료법 제21조는 친족이나 대리인의 열람·사본 교부에 환자 동의와 관계 증명 등 법정 요건을 두고, 사망이나 의식불명처럼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에도 별도 요건을 규정한다.

대법원은 2018도2844 판결에서 구 의료법 제19조의 ‘다른 사람’에는 생존하는 개인 외에 이미 사망한 사람도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구법이 적용된 사안인 만큼 당시 벌금 상한을 현행 의료법 제88조의 법정형과 섞어 볼 수는 없다.

결국 의료법은 정보 누설 금지의 주체와 업무 범위를 제19조에 두고, 처벌과 고소 요건을 제88조에 나눠 뒀다. 병력에 관한 구두 전달과 진료기록 열람·사본 교부는 적용 조문과 절차가 다르다는 점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참고 법령

  • 의료법 제19조, 제21조, 제88조제1호
  • 형사소송법 제230조제1항

관련 법령: 의료법 제19조 · 의료법 제21조 · 의료법 제88조 ·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관련 판례

대법원 2018도2844 — 업무상과실치사·업무상비밀누설·의료법위반 — 구 의료법 제19조의 ‘다른 사람’에 사망한 사람도 포함

대법원 2018. 5. 11. 선고 2018도2844 판결은 구 의료법 제19조에서 정한 ‘다른 사람’에는 생존하는 개인 이외에 이미 사망한 사람도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은 구 의료법이 적용된 사안이므로 당시 벌금 상한과 현행 의료법 제88조의 법정형을 섞어 읽지 않는다.

판결문 원문 (2018-05-11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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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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