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법원 앞 100미터, 집회는 무조건 금지인가 — 집시법 제11조의 두 겹 단서와 제23조의 세 갈래 처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는 본문만 보면 ‘100미터 이내는 집회 금지’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조문을 끝까지 읽으면 살아 있는 호마다 단서가 붙어 있고, 그 단서는 두 겹으로 짜여 있다. 그리고 어겼을 때의 처벌은 제11조가 아니라 제23조에 있으며, 주최자·질서유지인·알면서 참가한 자가 서로 다른 법정형을 받는다.
이 글은 [시행 2026. 2. 27.] [법률 제21395호, 2026. 2. 27., 일부개정] 문언을 기준으로 한다. 이 문언은 현재 시행 중이며, 시행 예정 조문이 아니다.
30초 요약
- 제11조 본문은 열거된 청사 또는 저택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 미터 이내의 장소에서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한다.
- 다만 살아 있는 각 호에는 단서가 있다. 단서는 각 목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할 것과 해당 장소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될 것이 함께 필요한 구조다.
- 각 목은 서로 대안이다. 가목과 나목을 둘 다 충족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 가목의 문언은 장소마다 다르다. 법원·헌법재판소 앞은 ‘재판에 영향’, 공관 앞은 ‘직무 방해’, 외교기관 앞은 ‘업무 방해’가 기준이다.
- 제11조에는 번호가 붙은 항이 없고, 호 표지는 제1호~제5호다. 제4호와 제5호 다목은 삭제되었다.
- 위반 시의 형사제재는 제23조가 정하며, 주최자·질서유지인·그 사실을 알면서 참가한 자로 갈린다. 참가자에게는 징역이 없다.
1. 금지는 본문 한 줄이다
제11조(옥외집회와 시위의 금지 장소)의 본문은 다음과 같다.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청사 또는 저택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 미터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기준은 건물의 정문이나 담장이 아니라 경계 지점이고, 거리는 100 미터 이내다. 금지 대상은 옥외집회 또는 시위다.
조문의 표제는 ‘금지 장소’이고, 어미는 ‘하여서는 아니 된다’이며, 단서의 어미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이다. 조문에는 ‘집회금지구역’, ‘절대금지’, ‘허가’라는 말이 없다.
2. 예외는 두 겹이다 — 각 목 ‘어느 하나’ + 기능·안녕
살아 있는 각 호의 단서는 같은 틀을 쓴다.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여기서 두 가지를 갈라 읽어야 한다.
- 각 목끼리는 대안이다. 조문이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라고 했으므로, 가목과 나목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읽으면 틀린다.
- 목 하나를 충족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우로서’ 뒤에 붙은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라는 요건이 공통으로 더 붙는다.
즉 단서가 열리려면 (가목 또는 나목) 그리고 (기능·안녕 침해 우려 없음의 인정)이 성립해야 한다. 반대로 ‘100미터 이내는 무조건·절대 금지’라고 쓰는 것도 조문과 맞지 않는다. 단서는 살아 있다.
한 가지 더. 누가 어떤 절차로 ‘인정’하는지는 제11조 문언에 없다.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조문이 그 주체와 절차를 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어느 기관이 판단한다고 단정할 근거도 이 조문에는 없다.
3. 가목의 문언은 장소마다 다르다
나머지 한 겹은 장소별로 갈린다. 나목은 모든 호에서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로 같지만, 가목은 다르다.
| 호 | 장소 | 가목 (장소마다 다름) | 나목 | 공통으로 더 필요한 것 |
|---|---|---|---|---|
| 제1호 | 국회의사당 | 국회의 활동을 방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 |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 |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 |
| 제2호 |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 | 법관이나 재판관의 직무상 독립이나 구체적 사건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는 경우 | 위와 같음 | 위와 같음 |
| 제3호 | 대통령 집무실, 대통령 관저(官邸), 국회의장 공관, 대법원장 공관, 헌법재판소장 공관, 국무총리 공관 |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의 직무를 방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 | 위와 같음 | 위와 같음 |
| 제4호 | 삭제 <2026. 2. 27.> | — | — | — |
| 제5호 | 국내 주재 외국의 외교기관이나 외교사절의 숙소 | 해당 외교기관 또는 외교사절의 업무를 방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 | 위와 같음 | 위와 같음 (다목은 삭제) |
법원 앞에서 문제 되는 것은 재판에 대한 영향이고, 공관 앞에서는 직무 방해, 외교기관 앞에서는 업무 방해다. 이 셋을 ‘기능을 방해하지 않으면 된다’는 식으로 뭉쳐 옮기면 조문이 갈라 둔 기준이 사라진다.
4. 삭제된 제4호와 제5호 다목
제11조에는 ①, ② 같은 항 표지가 없다. 번호가 붙은 항은 0개이고, 호 표지만 제1호~제5호까지 있다.
이 가운데 제4호는 삭제 <2026. 2. 27.>, **제5호 다목도 삭제 <2026. 2. 27.>**로 표기되어 있다. 삭제 표지는 남아 있는 규정이 아니라 ‘이 자리에 있던 규정이 없어졌다’는 표시다. 번호가 보인다고 해서 그 자리에 어떤 내용이 있다고 읽으면 안 된다.
5. 현행 문언을 만든 개정 — 법률 제21395호
현행 제11조의 문언은 **법률 제21395호(2026. 2. 27. 일부개정)**로 만들어졌다. 부칙은 한 줄이다.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공포일과 시행일이 같은 2026. 2. 27.이므로, 이 글의 기준 시점에 제11조는 이미 시행 중이다. 이 부칙에는 별도 시행일 단서도, 적용례도, 경과조치도 없다.
다만 제21395호가 제11조 전체를 새로 쓴 것은 아니다. 개정문이 한 일은 다음과 같다.
- 제11조 제3호를 통째로 교체
- 같은 조 제4호를 삭제
- 같은 조 제5호 가목 중
숙소를 대상으로 하지 아니하는을업무를 방해할 우려가 없는으로 변경 - 같은 호 다목을 삭제
100미터 본문과 제1호·제2호는 그 전부터 있던 문언이다. 또한 제11조 끝에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반영해 개정했다는 취지의 표기가 붙어 있다.
6. 처벌은 제11조가 아니라 제23조에 있다 — 그리고 세 갈래로 갈린다
제11조는 금지만 정한다. 이를 어겼을 때의 형사제재는 **제23조(벌칙)**에 있다.
제23조(벌칙) 제10조 본문 또는 제11조를 위반한 자, 제12조에 따른 금지를 위반한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 주최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
- 질서유지인은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ㆍ구류 또는 과료
- 그 사실을 알면서 참가한 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ㆍ구류 또는 과료
세 가지를 짚어 둘 만하다.
- 선택형이다. 주최자에게는 징역 ‘또는’ 벌금이고, 질서유지인에게는 징역 ‘또는’ 벌금·구류 또는 과료다. 벌금을 빼고 징역만 적으면 법정형을 잘못 옮기는 것이 된다.
- 참가자에게는 징역이 없다. 제3호는 벌금·구류 또는 과료만 정한다. 또한 조문은 그냥 ‘참가한 자’가 아니라 그 사실을 알면서 참가한 자라고 적고 있다.
- 제23조는 이번 개정으로 바뀌지 않았다. 제23조의 현행 문언은 2007. 5. 11. 법률 제8424호 전부개정 때의 것이고, 법률 제21395호는 제11조만 고쳤다. “이번 개정으로 처벌도 바뀌었다”는 설명은 조문과 맞지 않는다.
7. 헌법불합치 결정은 ‘이제 자유롭게 할 수 있다’가 아니다
제11조의 현행 제3호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반영해 개정된 것이다.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 조문 연혁에 표시된 결정은 두 건이다.
2018헌바48, 2019헌가1(병합) — 2022. 12. 22.
사건명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2호 위헌소원 등」이다. 심판대상은 **대통령 관저(官邸)**에 관한 구법 조항과 당시 현행법 조항, 그리고 그에 대응하는 제23조 부분이었다. 주문은 두 갈래로 갈린다.
- 구법(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부개정되고 2020. 6. 9. 법률 제173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2호 중 ‘대통령 관저’ 부분 및 제23조 제1호의 해당 부분: 헌법불합치, 적용 중지
- 당시 현행법(2020. 6. 9. 법률 제17393호로 개정된 것) 제11조 제3호 중 ‘대통령 관저’ 부분 및 제23조 제1호의 해당 부분: 헌법불합치, 다만 2024. 5. 31.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
2021헌가1 — 2023. 3. 23.
사건명은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2호 등 위헌제청」이다. 심판대상은 국회의장 공관에 관한 부분과 그에 대응하는 제23조 제3호 부분이었다. 주문 구조는 앞의 결정과 같다. 구법 조항은 적용 중지, 당시 현행법 조항은 2024. 5. 31.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이다.
두 결정 모두 헌법재판소의 결정이지 대법원 판결이 아니다. 그리고 결정의 주문은 ‘계속 적용’과 ‘적용 중지’를 구분했다. 헌법불합치가 났다는 사실만 떼어 ‘그 장소 앞에서는 이제 제한이 없다’고 옮기면 주문과 어긋나고, 현재 시행 중인 제11조 제3호의 단서 구조와도 맞지 않는다.
자주 묻는 질문
국회의장 공관 근처에서는 집회를 무조건 할 수 없나요?
조문 구조상 ‘무조건’은 아니다. 국회의장 공관은 제11조 제3호에 열거되어 있어 경계 지점에서 100 미터 이내는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같은 호 단서가 예외를 둔다. 다만 예외가 열리려면 가목(대통령·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의 직무를 방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 또는 나목(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그 장소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여야 한다. 조문은 이 ‘인정’의 주체와 절차를 따로 적고 있지 않다.
참고로 국회의장 공관에 관한 구법·구 현행법 조항은 2021헌가1 결정(2023. 3. 23.)에서 헌법불합치 판단을 받았고, 현행 제3호 문언은 그 뒤 법률 제21395호로 정비된 것이다.
총리 공관 근처에서 소규모 집회를 열면 허용되나요?
규모만으로 결론이 나는 구조가 아니다. 국무총리 공관도 제11조 제3호에 열거되어 있다.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는 나목의 요건이고, 나목에 해당하더라도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라는 요건이 함께 충족되어야 단서가 적용된다. 즉 ‘규모가 작으니 당연히 된다’도, ‘100미터 이내니 무조건 안 된다’도 조문 문언과는 거리가 있다. 또한 제11조는 옥외집회와 시위를 대상으로 하고, 거리는 건물 정문이 아니라 경계 지점에서 잰다.
집회 금지 장소에서 집회하면 주최자와 참가자 처벌이 같나요?
같지 않다. 근거 조문도 제11조가 아니라 제23조다. 제23조는 제11조를 위반한 경우를 세 갈래로 나눈다. 주최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 질서유지인은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ㆍ구류 또는 과료, 그 사실을 알면서 참가한 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ㆍ구류 또는 과료다. 참가자에 대해서는 징역형이 규정되어 있지 않고, 참가자 유형은 ‘알면서 참가한 자’로 한정되어 적혀 있다.
제11조 제4호에는 어떤 장소가 들어 있나요?
제4호는 삭제 <2026. 2. 27.>로 표기되어 있다. 현재 그 자리에 열거된 장소는 없다. 제5호 다목도 같은 날짜로 삭제되었다.
참고 법령·결정
법령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 2026. 2. 27.] [법률 제21395호, 2026. 2. 27., 일부개정]
- 제11조(옥외집회와 시위의 금지 장소) — 제1호~제5호(제4호 삭제, 제5호 다목 삭제)
- 제23조(벌칙) — 제1호(주최자)·제2호(질서유지인)·제3호(그 사실을 알면서 참가한 자)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법률 제21395호, 2026. 2. 27.) 부칙 —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 연혁: 법률 제8424호(2007. 5. 11. 전부개정), 법률 제17393호(2020. 6. 9. 개정)
헌법재판소 결정
- 헌법재판소 2022. 12. 22. 2018헌바48, 2019헌가1(병합) 결정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2호 위헌소원 등
- 헌법재판소 2023. 3. 23. 2021헌가1 결정 —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2호 등 위헌제청
이 글은 조문과 결정 주문의 문언을 정리한 것이며, 특정 사건의 유무죄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이 아니다. 법령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적용 시점의 문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관련 판례
대통령 관저 인근 집회 금지 부분에 헌법불합치를 선고했다. 구법 조항은 적용을 중지하고, 당시 현행 조항은 2024년 5월 31일까지 개선입법 시한을 두고 계속 적용하도록 했다. 2026년 개정 조문의 예외 요건과 구별한다.
국회의장 공관 인근 집회 금지와 관련 벌칙 부분에 헌법불합치를 선고했다. 구법 부분은 적용 중지, 당시 현행 부분은 2024년 5월 31일까지 개정 시한을 두고 계속 적용하도록 구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