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피해자 대상 아니면 촬영물 등을 이용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상고 기각
실제로 만들어진 바 있는 촬영물을 방편 삼았는지가 요건…이 판결이 해석한 조항은 구법
촬영물을 이용해 사람을 협박했더라도 그 촬영물이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면 촬영물 등을 이용한 협박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2025년 6월 12일 선고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 사건(2024도14039)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했다.
쟁점은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 제1항이 정한 ‘촬영물 등을 이용하여’를 어디까지로 읽을 것인지였다. 이 조항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이용해 사람을 협박한 자를 형법상의 협박죄보다 가중해 처벌한다.
판시사항은 두 경우를 나눠 적었다. 실제로 촬영·제작·복제 등의 방법으로 만들어진 바 있는 촬영물 등을 방편 또는 수단으로 삼아 해악을 고지한 경우 죄가 성립하는지에 대해서는 성립한다는 쪽으로 정리했다.
반면 촬영물 등이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경우에도 죄가 성립하는지에 대해서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쪽으로 정리했다.
대법원은 “‘촬영물 등을 이용하여’는 ‘촬영물 등’을 인식하고 이를 방편 또는 수단으로 삼아 협박행위에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며 “실제로 촬영, 제작, 복제 등의 방법으로 만들어진 바 있는 ‘촬영물 등’을 방편 또는 수단으로 삼아 유포가능성 등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이상 구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의 죄는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러나 ‘촬영물 등’이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면 ‘촬영물 등’을 이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그 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이 판결이 해석한 조항은 현행 조문이 아니다. 대법원이 적용한 것은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23. 7. 11. 법률 제195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의3 제1항이다.
현행 제14조의3은 2024년 10월 16일 개정으로 표제가 ‘촬영물과 편집물 등을 이용한 협박ㆍ강요’로 바뀌었다. 같은 개정으로 제1항의 대상에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과 함께 제14조의2 제2항에 따른 편집물등 또는 복제물이 추가됐다.
현행 조문의 법정형은 제1항이 1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2항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제2항은 제1항에 따른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를 정하고 있다.
제3항은 상습으로 제1항과 제2항의 죄를 범한 경우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하고 있다.
제14조의3은 2020년 5월 19일 법률 제17264호로 신설돼 공포한 날부터 시행됐다. 조문은 3개 항으로 되어 있고 각 항 아래 호는 두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 같은 해석을 전제로 상고를 기각했다.
참고 법령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 제1항·제2항·제3항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2 제2항
-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23. 7. 11. 법률 제195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의3 제1항
- 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4도14039 판결
관련 판례
표기는 “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4도14039 판결”이고 사건명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이다. 주문은 “상고를 기각한다”이며 파기환송이 아니다. 판시사항 전문은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 제1항에서 정한 ‘촬영물 등을 이용하여’의 의미 / 실제로 촬영, 제작, 복제 등의 방법으로 만들어진 바 있는 촬영물 등을 방편 또는 수단으로 삼아 유포가능성 등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경우, 같은 법 제14조의3 제1항의 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및 촬영물 등이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경우에도 위 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이다. 한 문장 안에 (적극)과 (소극)이 함께 들어 있으므로 어느 한쪽만 옮기면 판시가 잘린다. 판결요지 전문은 다음과 같다.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23. 7. 11. 법률 제195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14조의3 제1항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이하 ‘촬영물 등’이라 한다)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를 형법상의 협박죄보다 가중 처벌하고 있다. 여기서 ‘촬영물 등을 이용하여’는 ‘촬영물 등’을 인식하고 이를 방편 또는 수단으로 삼아 협박행위에 나아가는 것을 의미하므로, 실제로 촬영, 제작, 복제 등의 방법으로 만들어진 바 있는 ‘촬영물 등’을 방편 또는 수단으로 삼아 유포가능성 등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이상 구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의 죄는 성립할 수 있다. 그러나 ‘촬영물 등’이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면 ‘촬영물 등’을 이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 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여기서 반드시 지켜야 할 점이 둘 있다. 첫째, 이 판결이 해석한 조문은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23. 7. 11. 법률 제195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의3 제1항이다. 판결요지 스스로 그 조문을 ‘구 성폭력처벌법’이라고 부른다. 2024. 10. 16. 개정으로 편집물등이 더해진 현행 제1항의 해석으로 옮겨 적으면 틀린다. 둘째, 협박 당시 촬영물을 제시하거나 보유해야 하는지에 관한 문언 자체가 이 판결의 판시사항ㆍ판결요지에 없다. 3차 대조로 ‘제시’ㆍ‘보유’ㆍ‘소지’ 및 ‘유포할 수 있는 상태일 필요는 없다’라는 문언이 모두 부재함을 확인했다. 그러므로 제시ㆍ보유가 요건인지 아닌지를 이 판결의 판시로 단정해 옮겨 적어서는 안 된다. 판결이 실제로 쓴 말은 “실제로 촬영, 제작, 복제 등의 방법으로 만들어진 바 있는 촬영물 등을 방편 또는 수단으로 삼아”다. 이 판결에서 읽어 낼 수 있는 요건은 둘이다. 그 촬영물 등이 실제로 만들어진 바 있을 것, 그리고 그것이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것일 것. 둘째 요건이 빠지면 ‘촬영물 등을 이용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소극) 부분이다. 이 판결은 제14조의3 제1항의 성립 여부만 판단했고 다른 죄의 성립 여부는 판단 범위 밖이다. 피고인ㆍ피해자의 인적사항, 촬영물의 내용, 사건 경위, 원심의 판단 내용은 이 글의 근거 자료에 없으므로 지어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