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수익이 아니라 원래 갖고 있던 재산이 묶인다면 — 몰수보전이 아니라 '추징보전'이다
혐의를 받는 단계에서 재산이 묶인다는 말은 흔히 들리지만, 무엇이 묶이는지는 제도마다 다르다. 범죄로 얻은 돈을 묶는 것과, 그 사람이 원래부터 갖고 있던 집이나 차를 묶는 것은 근거 조문이 같지 않다. 이 질문에 직접 걸리는 법률이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이고, 2026년 7월 대법원이 이 법과 관련한 결정을 하나 내놓았다. 대법원 2026. 7. 9.자 2026모683 결정이다.
용어부터 갈라 두어야 한다. 이 결정이 다루는 것은 추징보전이다. 몰수보전이 아니다. 사건명이 ‘추징보전청구 인용결정에 대한 재항고’이고, 판시사항도 추징보전명령만 말한다. 두 제도를 섞어서 읽으면 아래 내용이 전부 어긋난다. 이 글은 추징보전 쪽만 다룬다.
요약
- 근거 법률은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이다. 이 글이 다루는 조문은 제5조(추징), 제6조(범죄피해재산의 특례), 제8조(「마약류 불법거래방지에 관한 특례법」의 준용) 셋이고, 세 조문 모두 2026년 8월 31일 현재 시행 중이다.
- 제5조 제1항이 추징의 대상으로 적은 것은 “그 가액(價額)“이고, 상대방은 “범인”이다. 조문 문언상 추징은 특정 물건이 아니라 금액을 향한다.
- 제6조 제1항의 어미는 “몰수ㆍ추징할 수 있다”이다. 제5조 제1항의 “추징한다”와 어미가 다르다.
- 보전 절차의 근거는 이 법 안에 직접 적혀 있지 않다. 제8조가 「마약류 불법거래방지에 관한 특례법」의 규정을 준용하는 구조다.
- 대법원 2026. 7. 9.자 2026모683 결정의 판시사항은, 기소 전 추징보전명령을 피의자가 해당 범행 전에 범행과 무관하게 이미 취득한 일반재산에 대하여 할 수 있는지 여부를 “(적극)“으로 적었다. 사건의 결과는 재항고 기각이다.
- 이 결정은 추징보전에 관한 판단이다. 몰수보전의 조문과 요건은 이 글에서 다루지 않는다.
사기 수익을 이미 다 썼으면 원래 재산도 추징되나요
먼저 이 법이 ‘추징’을 어떻게 적어 두었는지부터 봐야 한다. 제5조 원문은 다음과 같다.
제5조(추징) ① 부패재산을 몰수할 수 없거나 그 재산의 성질, 사용상황, 그 재산에 관한 범인 외의 자의 권리 유무, 그 밖의 사정으로 인하여 이를 몰수함이 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가액(價額)을 범인으로부터 추징한다.
② 제4조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라 범인 외의 자로부터 추징하는 경우에는 제1항을 준용한다.
문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목적어다. 제1항이 추징한다고 적은 것은 그 재산 자체가 아니라 “그 가액(價額)“이고, 그 가액을 내놓는 상대방은 “범인”이다. 물건을 특정해서 빼앗는 것이 아니라 금액을 정해 부담시키는 형태로 문언이 짜여 있다는 뜻이다.
어미는 “추징한다”이다. 제2항의 어미는 “준용한다”이다. 이 어미를 두고 필요적이니 임의적이니 하는 성격 규정을 붙이는 것은 이 글에서 하지 않는다. 조문이 쓴 말은 위 두 개가 전부다. 제2항이 가리키는 제4조 제1항·제2항의 문언은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어떤 경우에 범인 외의 자에게 추징이 미치는지는 여기서 설명하지 않는다.
피해자가 돈을 돌려받기 어려운 경우 — 제6조 제1항
이 법에는 범죄피해재산에 관한 별도의 조문이 있다. 뒤에서 볼 대법원 결정이 지목한 조문도 이것이다.
제6조(범죄피해재산의 특례) ① 제3조의 재산이 범죄피해재산으로서 범죄피해자가 그 재산에 관하여 범인에 대한 재산반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없는 등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몰수ㆍ추징할 수 있다.
여기서 어미가 갈린다. 제5조 제1항은 “추징한다”라고 적고, 제6조 제1항은 “몰수ㆍ추징할 수 있다”라고 적는다. 조문마다 쓴 말이 다르므로 옮길 때도 그대로 옮기는 편이 맞다.
제6조는 전체가 다섯 개 항으로 되어 있다. 다만 제2항부터 제5항까지의 문언은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항이 다섯 개라는 사실까지만 확인했고, 각 항이 무엇을 정하는지는 쓰지 않는다. 제1항이 앞머리에서 인용하는 제3조의 문언 역시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기소 전에도 부동산이나 자동차를 처분하지 못하게 할 수 있나요
여기서 대법원 2026. 7. 9.자 2026모683 결정이 나온다. 사건명은 ‘추징보전청구 인용결정에 대한 재항고’이고, 결과는 재항고 기각이다. 형식은 판결이 아니라 결정이다. 사건부호가 ‘모’이고, 표기도 “선고”가 아니라 “자 … 결정”이다.
대법원이 공개한 판시사항은 다음과 같다.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1항에 따른 추징의 보전을 위해 같은 법 제8조 및 「마약류 불법거래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53조에 따라 기소 전 추징보전명령을 하는 경우, 피의자가 해당 범행 전에 범행과 무관하게 이미 취득한 일반재산에 대하여 이를 명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한 문장이 길어서 축을 나눠 보면 다섯 가지가 된다.
- 보전하려는 대상은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1항에 따른 추징이다.
- 근거를 끌어오는 경로는 같은 법 제8조를 거쳐 「마약류 불법거래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53조로 간다.
- 단계는 기소 전이다.
- 대상 재산은 피의자가 해당 범행 전에 범행과 무관하게 이미 취득한 일반재산이다.
- 결론 표기는 “(적극)“이다.
앞서 본 제5조 제1항의 목적어와 나란히 놓으면 구조가 보인다. 추징이 향하는 것은 “그 가액”, 곧 금액이다. 그 금액의 추징을 나중에 집행할 수 있도록 미리 확보해 두는 조치가 판시사항이 말하는 ‘추징의 보전’이다. 범행 전에 취득한 재산이 대상에 들어간다는 것은 그 재산 자체를 범죄수익으로 본다는 뜻과는 다른 층위의 이야기다.
다만 이 결정이 그렇게 판단한 이유의 설시, 원심과 제1심이 어떻게 판단했는지, 사건의 사실관계·금액·재산 종류·죄명은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주문의 원문 문구도 확인하지 못했다. 결과가 재항고 기각이라는 것까지만 확인된 상태다.
보전 절차 조문이 이 법 안에 없는 이유 — 제8조
판시사항이 다른 법률의 조문 번호를 함께 적은 데는 이유가 있다. 이 법이 보전 절차를 스스로 적어 두지 않고 준용하기 때문이다.
제8조(「마약류 불법거래방지에 관한 특례법」의 준용) 이 법에 따른 몰수 및 추징과 국제공조에 관하여는 「마약류 불법거래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19조부터 제63조까지, 제64조제2항 및 제65조부터 제78조까지의 규정을 준용한다.
준용 범위는 세 덩어리다. 제19조부터 제63조까지, 제64조 제2항, 그리고 제65조부터 제78조까지다. 이 조문에는 번호가 붙은 항이 없다. 어미는 “준용한다”이다.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의 조문 번호만 따라가면 추징보전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 수 없고, 제8조가 가리키는 다른 법률까지 열어 봐야 한다는 뜻이다. 위 판시사항이 「마약류 불법거래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53조를 함께 적은 것도 이 구조 때문이다.
그 제53조를 비롯해 준용되는 조문들의 문언은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서 추징보전명령의 요건, 기간, 담보, 불복 방법은 이 글에서 다루지 않는다.
몰수보전과 추징보전을 섞으면 안 되는 이유
이 주제에서 가장 자주 엉키는 지점이다. 2026모683 결정은 사건명에서도 판시사항에서도 추징보전만 말한다. 몰수보전에 관한 조문과 요건은 이 글에서 다루지 않으며, 두 제도를 같은 것으로 묶어 설명하면 위에 옮긴 조문과 판시사항 어느 쪽과도 맞지 않게 된다.
민사 절차의 가압류도 이 글이 다루는 조문이 정한 제도가 아니다. 그 요건과 절차는 여기서 설명하지 않는다.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한 것
- 이 법의 법령 표시, 곧 시행일과 법률 호수.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제5조·제6조·제8조가 2026년 8월 31일 현재 시행 중이고 위 결정일인 2026년 7월 9일 당시에도 시행 중이었다는 점까지만 확인했다.
- 이 세 조문의 시행일을 따로 가르는 부칙 단서. 확인하지 못했다.
- 제6조 제2항부터 제5항까지의 문언. 항이 다섯 개라는 사실까지만 확인했다.
- 제5조 제2항이 인용하는 제4조, 제6조 제1항이 인용하는 제3조의 문언.
- 「마약류 불법거래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53조를 포함해 제8조가 준용하는 조문들의 문언과, 그에 따른 추징보전명령의 요건·기간·불복 방법.
- 2026모683 결정의 주문 원문 문구, 이유 설시, 원심과 제1심의 판단, 사건의 사실관계.
- 이 결정이 법제처 판례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됐는지 여부.
정리
정리하면 이렇다.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제1항이 추징의 대상으로 적은 것은 “그 가액(價額)“이고 상대방은 “범인”이다. 제6조 제1항은 범죄피해재산에 관하여 “몰수ㆍ추징할 수 있다”라고 적는다. 그 추징을 집행할 수 있게 미리 확보하는 절차는 이 법에 직접 적혀 있지 않고, 제8조가 「마약류 불법거래방지에 관한 특례법」의 규정을 준용해 끌어온다.
그리고 대법원 2026. 7. 9.자 2026모683 결정의 판시사항은, 그 경로를 따라 기소 전 추징보전명령을 하는 경우 피의자가 해당 범행 전에 범행과 무관하게 이미 취득한 일반재산에 대하여도 이를 명할 수 있는지를 “(적극)“으로 적었다. 사건의 결과는 재항고 기각이다. 이것은 추징보전에 관한 결정이며, 몰수보전에 관한 것이 아니다.
이 글은 공개된 법령 문언과 대법원이 공개한 결정 요지를 정리한 것으로, 특정 사건의 유무죄나 개별 사안에서 어떤 재산이 보전 대상이 되는지를 판단하지 않는다.
참고 법령·조문
-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추징 — 제1항·제2항)
-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1항 (범죄피해재산의 특례)
-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제8조 (「마약류 불법거래방지에 관한 특례법」의 준용)
- 「마약류 불법거래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53조 (판시사항이 인용한 조문 — 원문은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 대법원 2026. 7. 9.자 2026모683 결정 (추징보전청구 인용결정에 대한 재항고, 재항고 기각)
관련 판례
표기는 "대법원 2026. 7. 9.자 2026모683 결정"이다. 사건부호가 "모"인 재항고 사건이므로 판결이 아니라 결정이고, "선고"라고 적을 수 없다. 사건명은 "추징보전청구 인용결정에 대한 재항고", 결론은 재항고기각이다. 판시사항 원문은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1항에 따른 추징의 보전을 위해 같은 법 제8조 및 「마약류 불법거래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53조에 따라 기소 전 추징보전명령을 하는 경우, 피의자가 해당 범행 전에 범행과 무관하게 이미 취득한 일반재산에 대하여 이를 명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이다. 축은 다섯 가지다. ① 보전하려는 것은 제6조 제1항에 따른 추징, ② 경로는 같은 법 제8조에서 「마약류 불법거래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53조로, ③ 단계는 기소 전, ④ 대상은 피의자가 해당 범행 전에 범행과 무관하게 이미 취득한 일반재산, ⑤ 결론 표기는 (적극)이다. 이 결정이 다룬 제도는 추징보전 하나다. 사건명도 판시사항도 추징보전만 말하며 몰수보전은 나오지 않으므로 두 제도를 섞어 읽을 수 없고, 몰수보전의 조문·요건은 이 결정으로 알 수 없다. 그 일반재산 자체를 범죄수익이라고 본 것이 아니라 추징의 집행을 미리 확보하는 조치에 관한 판단이다. 주문란의 원문 문구, 결정 이유의 설시, 원심과 제1심의 판단, 사건의 사실관계·금액·재산 종류·죄명은 확인하지 못했다. 결과가 재항고기각이라는 데까지만 확인됐다. 피의자 단계에서 나온 보전 사건이므로 유무죄에 관한 판단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