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명령의 벌금, 정식재판에서 징역형으로 바뀔까? — 형의 종류 상향 금지 원칙
약식명령으로 벌금을 받은 뒤 정식재판을 청구했을 때, 혹시 그 형이 징역형으로 무거워지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법 조항에 명확한 답이 있는 질문이다.
약식명령과 정식재판의 절차
지방법원은 검사의 청구가 있을 때 공판절차 없이 약식명령으로 피고인을 벌금, 과료 또는 몰수에 처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448조제1항). 이는 신속한 절차를 위한 제도다.
약식명령을 받은 피고인(또는 검사)은 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피고인이 한 번 받은 약식명령에 대해서는 정식재판 청구를 포기할 수 없다(형사소송법 제453조제1항). 정식재판 청구가 있으면 법원은 공판절차를 거쳐 다시 심판해야 한다.
형의 종류 상향은 금지된다
여기서 핵심은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제1항이다.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
이 조문은 명확히 “종류”라고 표기했다. 벌금과 징역은 형의 종류가 다르므로, 약식명령에서 벌금을 받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에서 징역형으로 처해질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형이 무거워질 여지는 전혀 없을까?
제457조의2제2항을 보면 이 질문이 더 복잡해진다.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판결서에 양형의 이유를 적어야 한다.
제2항이 존재한다는 것은 약식명령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있는 경우가 있음을 전제한다는 의미다. 제1항은 형의 종류 상향을 금지하지만, 제2항의 “중한 형”은 같은 종류 범위 내에서 형의 정도(기간이나 금액)가 높아지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약식명령에서 벌금 500만원을 받았다면, 정식재판에서도 벌금 형만 선고될 수 있지만, 그 금액은 원래 범위 내에서 증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경우 법원은 판결서에 양형 이유를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실제 적용: 음주운전 사례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를 예로 보자.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법정형이 정해지는데,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인 경우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이는 징역과 벌금 중 하나를 선택하는 선택형이다.
약식명령에서 이 범위 내의 벌금 형을 받았다면, 정식재판에서도 같은 범위 내의 벌금 형만 받을 수 있다. 징역으로 바뀔 수 없다는 뜻이다.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할까?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할 권리는 보장되지만, 그 결과가 항상 호의적일 것만은 아니다. 정식재판에서는 공판절차를 거치므로 법원이 사건을 더 엄격하게 재검토할 수 있고, 사건의 내용에 따라 같은 종류의 형 범위 내에서 형의 정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형의 종류는 바뀌지 않지만, 양형 이유 기재를 통해 보다 정교한 판단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참고 법령
- 형사소송법 제448조(약식명령을 할 수 있는 사건)
- 형사소송법 제453조(정식재판의 청구)
-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형종 상향의 금지 등)
-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벌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