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행위는 언제 ‘반복적 스토킹’이 되는가: 지속성과 반복성을 나눈 기준
“몇 번 따라다녀야 스토킹으로 처벌되나요?”라는 질문에는 숫자 하나로 답하기 어렵다. 법은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를 구별하고, 대법원은 2026년 4월 이 구별의 핵심인 ‘지속적’과 ‘반복적’을 서로 다른 요건으로 풀어 설명했다. 이 기준은 두 달 간격의 두 번의 행위가 곧바로 스토킹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 반대로 스토킹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법적 평가가 끝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함께 보여 준다.
먼저 구분할 것: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
현행법은 상대방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따라다님·진로를 막음 등의 행위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스토킹행위’로 정한다. 그리고 그 스토킹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한 경우를 ‘스토킹범죄’라고 한다.
따라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킨 단일 행위가 있었다는 사정과, 그 행위가 스토킹범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는 같은 질문이 아니다. 행위의 태양, 시간, 장소, 앞뒤 사정 등은 사안별로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지속적’은 한 번의 행위에도 문제 될 수 있다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에서 ‘지속적’이란 특정 행위가 한 번만 있었더라도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돼, 그 행위 자체가 상대방의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즉 ‘반복’이 없으면 언제나 스토킹범죄가 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법원은 몇 분 이상이면 반드시 지속적이라고 하는 일률적 기준을 세우지 않았다. 행위가 계속된 시간만 떼어 볼 것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이어졌는지와 상대방에게 미친 상황을 함께 본다는 취지다.
‘반복적’은 두 번이라는 횟수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반복적’은 특정 행위가 2회 이상 있었고, 각 행위 사이에 시간적 근접성, 장소적 연관성,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 등 밀접한 관계가 있어야 한다. 전체를 하나의 일련된 반복 행위로 보아 상대방의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킨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준이다.
그래서 “두 번이면 반복인가요?”라는 물음의 답은 “두 번일 수는 있지만, 두 번이라는 숫자만으로는 아니다”가 된다. 행위 사이의 간격이 길거나, 서로 독립된 단발성 행위에 그친다면 반복성이 부정될 수 있다. 반대로 횟수가 많지 않더라도 시간·장소·의도가 이어져 하나의 연속된 행위로 평가될 사정이 있으면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
약 2개월 반의 간격이 문제 된 판결
대법원은 2026년 4월 16일 선고한 2026도2108 판결에서, 한 차례 차량을 따라간 행위와 약 2개월 반 뒤 촬영을 수반한 접근 행위가 문제 된 사안을 다뤘다. 판결요지에는 첫 행위가 15시 43분경부터 15시 52분경까지, 뒤 행위가 14시 33분경부터 14시 38분경까지 있었다고 적혀 있다.
대법원은 이 두 행위에 관해 지속성과 반복성의 증명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스토킹범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 판단을 파기환송했다. 특히 약 2개월 반의 시간 간격과 행위 상호 간의 관계를 고려할 때, 일회성 또는 비연속적 단발성 행위가 두 차례 있었던 것에 그친다고 본 것이다. 이는 환송 절차가 남아 있는 판단이므로, 이 글에서 그 사건의 최종 결론을 단정하지는 않는다.
이 판결이 곧 “이 정도의 행위는 스토킹이 아니다”라는 일반 규칙을 만든 것은 아니다. 핵심은 1회 행위의 계속성과 여러 행위 사이의 밀접성을 각각 증명해야 한다는 데 있다.
스토킹범죄가 아니면 아무 처벌도 없다는 뜻일까
그렇지 않다. 대법원은 짧은 시간의 단속적 행위나 비연속적 단발성 행위가 여러 번 있었을 뿐이라면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각 행위의 구체적 내용과 정도에 따라 별개의 범죄로 처벌할 수 있음은 별론이라고 밝혔다.
이 문장은 스토킹범죄의 성립 여부와 각 행위에 대한 다른 법적 평가는 구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촬영이 있었다면 촬영의 방법, 대상, 장소, 촬영물의 취급 등 구체적 사정에 따라 별도의 법적 쟁점이 생길 수 있다. 어느 죄가 성립하는지 또는 어떤 조치가 가능한지는 개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 판결만으로 특정 상황의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다.
스토킹행위 단계에서도 법은 응급조치, 긴급응급조치, 잠정조치에 관한 절차를 두고 있다. 따라서 반복성이 다투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스토킹행위와 관련된 모든 제도적 판단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래된 ‘합의하면 처벌 못 한다’ 설명은 현행법과 다르다
검색 결과에 남아 있는 안내 중에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의 옛 설명이 있다. 그러나 현행 스토킹처벌법 제18조 제3항은 2023년 7월 11일 삭제됐고, 해당 개정은 2024년 1월 12일부터 시행됐다. 현행 조문에는 이 조항이 남아 있지 않다. 따라서 단순히 합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일반화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한편 2026년 4월 21일 공포된 개정법은 피해자보호명령 관련 규정을 신설했지만, 이 부분은 아직 현행 제도가 아니다. 제17조의5부터 제17조의14까지는 2027년 4월 22일 시행 예정이다. 현재 적용되는 절차와 앞으로 시행될 제도를 구분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핵심 정리
- 한 번의 행위라도 상당한 시간 계속되면 ‘지속적’ 요건이 문제 될 수 있다.
- 두 번의 행위가 있었다고 자동으로 ‘반복적’인 것은 아니다. 시간적 근접성, 장소적 연관성, 의도의 단일성과 계속성 같은 밀접한 관계가 필요하다.
- 스토킹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단은 각 행위에 대한 다른 법적 평가까지 부정하는 말이 아니다.
- 현행법상 제18조 제3항은 삭제돼 있으며, 2027년 시행 예정인 피해자보호명령은 현재 제도로 표현하면 안 된다.
‘몇 번’이라는 질문보다 중요한 것은 행위가 얼마나 이어졌는지, 여러 행위가 하나의 연속된 흐름인지, 그리고 각 행위 자체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다. 이 세 갈래로 나누어 살피는 것이 2026도2108 판결이 제시한 기준을 가장 정확하게 이해하는 방법이다.
참고 법령·조문
-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제2호
-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부터 제9조
-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7조의5부터 제17조의14(2027년 4월 22일 시행 예정)
-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관련 판례
판결요지 원문: "'지속적'이란 특정한 행위가 1회만 이루어진 경우에도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되어 그 자체로 상대방의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를, '반복적'이란 특정한 행위가 2회 이상 이루어진 경우로 각 행위 상호간에 시간적 근접성과 장소적 연관성,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 등이 인정되는 밀접한 관계가 있어 전체적으로 상대방의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일련의 반복적인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특정한 행위가 그와 같이 평가될 수 없는 짧은 시간의 단속적인 행위에 그치거나 일회성 내지 비연속적인 단발성 행위가 여러 번 이루어진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각 행위의 구체적 내용 및 정도에 따라 별개의 범죄로 처벌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위 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결론은 파기환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