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두 달 간격 두 번은 반복 아니다"…스토킹범죄 '지속·반복' 기준 제시
약 3km를 10분간 따라간 뒤 2개월 반 지나 촬영…대법 “지속성·반복성 증명 어려워” 파기환송
상대방을 따라다닌 행위와 촬영한 행위가 각각 있었더라도 두 행위 사이에 시간적·장소적 밀접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스토킹범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4년 3월 31일 승합차를 운행하던 중 우연히 피해자 B씨가 운전하는 차량을 발견하고 약 3km 거리를 약 10분간 따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약 2개월 반이 지난 같은 해 6월 11일에는 승합차 조수석에 타고 가다 B씨를 발견하자 불법 유턴으로 방향을 돌려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B씨의 모습을 촬영했다.
A씨는 두 차례 행위로 B씨에게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켰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됐고, 원심은 A씨가 스토킹행위를 반복적으로 했다고 보아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같은 법이 정한 ‘지속적’과 ‘반복적’이 서로 다른 요건이라고 보고 두 개념을 나눠 정의했다.
대법원은 “‘지속적’이란 특정한 행위가 1회만 이루어진 경우에도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되어 그 자체로 상대방의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를 뜻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반복적’이란 특정한 행위가 2회 이상 이루어진 경우로 각 행위 상호간에 시간적 근접성과 장소적 연관성,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 등이 인정되는 밀접한 관계가 있어 전체적으로 상대방의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일련의 반복적인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라고 밝혔다.
또 “짧은 시간의 단속적인 행위에 그치거나 일회성 내지 비연속적인 단발성 행위가 여러 번 이루어진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각 행위의 구체적 내용 및 정도에 따라 별개의 범죄로 처벌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위 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두 행위 사이에 2개월 반가량의 간격이 있고 각 행위가 10분 이하의 짧은 시간에 그친 점을 들어 지속성과 반복성에 관한 증명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스토킹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에도 스토킹행위 단계에서 작동하는 절차는 따로 있다. 같은 법은 신고를 받은 수사기관의 응급조치와 긴급응급조치, 법원의 잠정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위반죄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해 저지른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했던 조항은 2023년 7월 개정으로 삭제됐고, 개정법은 2024년 1월 12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지난 4월 공포된 개정 법률은 피해자가 법원에 직접 신청하는 피해자보호명령 제도를 새로 뒀다. 다만 시행일은 2027년 4월 22일로 아직 시행 전이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스토킹범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고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지속성과 반복성이 인정되는지는 행위의 내용과 간격 등에 따라 사안마다 달리 판단된다.
참고 법령
-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스토킹행위의 정의)
-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스토킹범죄의 정의)
-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부터 제9조까지(응급조치·긴급응급조치·잠정조치)
-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1항·제2항(벌칙)
-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3항(2023. 7. 11. 삭제, 2024. 1. 12. 시행)
-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7조의5부터 제17조의14까지(피해자보호명령, 2027. 4. 22. 시행 예정)
관련 판례
판결요지 원문: "'지속적'이란 특정한 행위가 1회만 이루어진 경우에도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되어 그 자체로 상대방의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를, '반복적'이란 특정한 행위가 2회 이상 이루어진 경우로 각 행위 상호간에 시간적 근접성과 장소적 연관성,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 등이 인정되는 밀접한 관계가 있어 전체적으로 상대방의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일련의 반복적인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특정한 행위가 그와 같이 평가될 수 없는 짧은 시간의 단속적인 행위에 그치거나 일회성 내지 비연속적인 단발성 행위가 여러 번 이루어진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각 행위의 구체적 내용 및 정도에 따라 별개의 범죄로 처벌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위 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결론은 파기환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