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협의회에서 정한 일, 합의해야 하나요 알리기만 하면 되나요?
노사협의회 안건을 다루다 보면 “이건 합의를 봐야 하는 건가, 아니면 통보만 하면 되는 건가”라는 질문이 자주 나온다. 결론부터 말하면 노사협의회가 다루는 사항은 성격에 따라 협의·의결·보고 세 가지로 나뉘고, 어미(문장 끝맺음)가 각각 다르다.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이하 “법”)은 이 세 가지를 뚜렷이 구분해 규정하고 있으므로, 조문을 그대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협의·의결·보고, 세 어미가 다르다
법 제20조, 제21조, 제22조는 각각 협의 사항, 의결 사항, 보고 사항을 정하는데 문장 끝맺음(어미)이 다르다.
- 협의: 제20조제1항 “협의회가 협의하여야 할 사항은 다음 각 호와 같다”
- 의결: 제21조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항에 대하여는 협의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 보고: 제22조제1항 “사용자는 정기회의에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항에 관하여 성실하게 보고하거나 설명하여야 한다”
세 조문의 어미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 핵심이다. 협의 사항은 “협의하여야 할 사항”이라고만 정해 두었을 뿐, 그 자체로 사용자와 근로자위원이 반드시 합의(의결)에 이르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반면 의결 사항은 “협의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명시해, 사용자가 협의회의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고는 시행할 수 없는 사항임을 밝히고 있다. 보고 사항은 “보고하거나 설명하여야 한다”고 하여 사용자가 정기회의에서 알리기만 하면 되는 사항이다.
즉 질문에 대한 답은 이렇다.
협의 사항은 논의는 하되 반드시 합의에 이를 필요는 없는 사항, 의결 사항은 협의회의 의결(합의)을 거쳐야 시행할 수 있는 사항, 보고 사항은 사용자가 성실히 알리기만 하면 되는 사항이다.
협의 사항: 제20조 — 논의는 하되, 그 자체가 곧 의결은 아니다
제20조제1항은 협의회가 협의하여야 할 사항을 제1호부터 제17호까지 열거한다. 생산성 향상과 성과 배분, 근로자의 채용·배치 및 교육훈련, 근로자의 고충처리, 안전·보건과 근로자 건강증진, 인사·노무관리 제도 개선, 고용조정의 일반원칙, 작업·휴게 시간 운용, 임금 지불방법·체계·구조 개선, 신기계·기술 도입, 작업 수칙 제정·개정, 종업원지주제 등 재산형성 지원, 직무발명 관련 보상, 근로자 복지증진, 사업장 내 근로자 감시 설비 설치, 여성근로자 모성보호 및 일·가정 양립 지원,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에 따른 직장 내 성희롱 및 고객 등에 의한 성희롱 예방, 그 밖의 노사협조에 관한 사항이 여기에 해당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제20조제2항이다. “협의회는 제1항 각 호의 사항에 대하여 제15조의 정족수에 따라 의결할 수 있다”고 정해, 협의 사항에 대해서도 협의회가 정족수를 갖춰 의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만 규정한다. 이는 “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지, 협의 사항이 자동으로 의결 사항이 된다는 뜻은 아니다. 협의와 의결은 법적으로 구분되는 절차이며, 협의 사항을 논의했다고 해서 그 결과가 곧바로 법 제21조가 정한 의결 사항과 같은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의결 사항: 제21조 — “의결을 거쳐야 한다”
제21조는 사용자가 협의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을 다섯 가지로 정한다.
- 근로자의 교육훈련 및 능력개발 기본계획의 수립
- 복지시설의 설치와 관리
-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설치
- 고충처리위원회에서 의결되지 아니한 사항
- 각종 노사공동위원회의 설치
이 다섯 가지는 협의 사항(제20조)과 달리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문언으로 규정되어 있다. 사용자가 이 사항들을 시행하려면 협의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단순 논의로 그치는 협의 사항보다 절차적 무게가 다르다.
보고 사항: 제22조 — 알리기만 하면 되는 사항, 그러나 주체별로 어미가 또 갈린다
제22조는 보고·설명에 관한 사항을 정하면서도 항마다 주체와 어미가 다르다는 점이 특징이다.
- 제1항: 사용자는 정기회의에 경영계획 전반 및 실적, 분기별 생산계획과 실적, 인력계획, 기업의 경제적·재정적 상황에 관하여 “성실하게 보고하거나 설명하여야 한다.” — 사용자에게는 의무다.
- 제2항: 근로자위원은 근로자의 요구사항을 “보고하거나 설명할 수 있다.” — 근로자위원에게는 재량이다.
- 제3항: 사용자가 제1항에 따른 보고·설명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근로자위원은 제1항 각 호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으며”, 사용자는 그 요구에 “성실히 따라야 한다.” — 요건(사용자의 불이행)과 효과(자료 제출 요구권 및 사용자의 응답 의무)를 나눠 규정한 조항이다.
즉 보고 사항은 원칙적으로 사용자가 정기회의에서 성실히 알리면 되는 사항이지만, 사용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근로자위원이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사용자는 그 요구에 성실히 따라야 하는 후속 절차가 뒤따른다.
정기회의와 임시회의: 제12조
제22조제1항의 보고·설명은 정기회의를 전제로 한다. 제12조는 협의회 회의를 정기회의와 임시회의로 나누어 규정한다.
- 제1항: “협의회는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하여야 한다.” — 의무
- 제2항: “협의회는 필요에 따라 임시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 — 재량
즉 3개월마다 열리는 정기회의는 반드시 개최해야 하고, 이 정기회의에서 사용자의 보고·설명 의무(제22조제1항)가 이행된다. 임시회의는 필요에 따라 열 수 있는 재량 사항이다.
노사협의회 설치 의무와 30명 미만 사업장
노사협의회 자체를 반드시 두어야 하는지도 자주 묻는 질문이다. 제4조제1항은 본문에서 “노사협의회(이하 “협의회”라 한다)는 근로조건에 대한 결정권이 있는 사업이나 사업장 단위로 설치하여야 한다”고 의무를 정하면서, 단서에서 “다만, 상시(常時) 3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이나 사업장은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예외를 두었다.
여기서 정확히 짚어야 할 부분은, 30명 미만 사업장이라고 해서 협의회 설치가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 설치 의무에서 빠질 뿐이라는 점이다. 조문에 ‘금지’라는 표현은 없다.
제4조제2항은 “하나의 사업에 지역을 달리하는 사업장이 있을 경우에는 그 사업장에도 설치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는 “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으로, 지사나 지점마다 별도로 협의회를 설치하는 것이 의무는 아니라는 뜻이다.
벌칙: 제30조
법은 협의회 관련 일부 위반 행위에 벌금을 규정한다. 제30조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 제4조제1항에 따른 협의회의 설치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 방해한 자
- 제24조를 위반하여 협의회에서 의결된 사항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아니한 자
- 제25조제2항을 위반하여 중재 결정의 내용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아니한 자
법정형은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며, 징역형이 함께 규정되어 있거나 선택형으로 되어 있지 않다. 다만 제2호·제3호가 인용하는 제24조, 제25조제2항의 구체적인 문언은 이번에 확인한 자료 범위 밖이므로, 별도로 조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시행일과 적용례
현행 조문은 법률 제18927호(2022. 6. 10. 일부개정)로 개정된 것을 포함해 2022. 12. 11.부터 시행되고 있다. 다만 제4조·제12조·제21조·제22조·제30조의 현재 문언 자체는 법률 제8815호(2007. 12. 27. 공포)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제20조의 현재 문언은 법률 제16320호(2019. 4. 16. 공포)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즉 상단에 표시되는 최신 개정번호(제18927호)와 각 조문의 문언을 만든 개정번호는 서로 다르다.
법률 제18927호의 부칙은 제1조에서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시행일을 정하고, 제2조에서 “제6조제2항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이후 근로자위원을 새로 선출하는 경우부터 적용한다”는 적용례를 두었다. 이 개정으로 함께 고쳐진 조문은 협의회의 구성을 정한 제6조이며, 그 밖에 경과조치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요약
- 협의 사항(제20조): 협의회가 논의해야 할 사항. “협의하여야 할 사항은 다음 각 호와 같다”는 문언으로, 그 자체가 곧 의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협의회가 정족수를 갖추면 의결할 수도 있다(제20조제2항, 재량).
- 의결 사항(제21조): 사용자가 반드시 협의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 교육훈련·능력개발 기본계획, 복지시설, 사내근로복지기금, 고충처리위원회 미의결 사항, 노사공동위원회 설치 등 다섯 가지다.
- 보고 사항(제22조): 사용자가 정기회의에서 성실히 보고·설명하면 되는 사항. 다만 이행하지 않으면 근로자위원이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사용자는 이에 성실히 따라야 한다.
세 절차는 문언과 효과가 분명히 다르므로, 실제 안건을 처리할 때는 해당 사항이 제20조·제21조·제22조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참고 법령
-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 제4조(노사협의회의 설치) 제1항, 제2항
- 제12조(회의) 제1항, 제2항
- 제20조(협의 사항) 제1항(제1호~제17호), 제2항
- 제21조(의결 사항) 제1호~제5호
- 제22조(보고 사항 등) 제1항~제3항
- 제30조(벌칙) 제1호~제3호
- 부칙(법률 제18927호, 2022. 6. 10.) 제1조, 제2조
-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 (제20조제1항제16호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