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해도 재판을 받는 교통사고는 어떤 경우인가요?
짧은 답: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2항은 업무상과실치상죄·중과실치상죄와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죄에 대해서만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한다. 그러나 같은 항 단서에 해당하면 이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다. 단서에는 ① 각 호 밖에 따로 적힌 사유(도주, 유기 후 도주, 음주측정 요구 불응, 음주측정방해행위)와 ② 제1호~제12호의 위반 유형이 있다. 또 보험·공제 가입에 따른 제4조의 불기소 특례도 제4조제1항 단서 제1호~제3호에 해당하면 적용되지 않는다.
즉 피해자의 의사(합의·처벌불원)가 문제 되지 않는 영역이 조문 자체에 그어져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아래에서 조문 문언 그대로 정리한다.
1. 출발점: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 다루는 사고와 형
제2조(정의) — “차”와 “교통사고”
이 법에서 **“차”**는 「도로교통법」 제2조제17호가목에 따른 차(車)와 「건설기계관리법」 제2조제1항제1호에 따른 건설기계를 말한다. **“교통사고”**는 차의 교통으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死傷)하거나 물건을 손괴(損壞)하는 것을 말한다.
이 정의는 조문이 밝힌 대로 “이 법에서” 쓰는 뜻이다. 다른 법률의 같은 단어에 그대로 옮겨 붙일 수 있는 정의가 아니다.
제3조제1항 — 법정형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도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로 같은 문언이다. 두 조문 모두 선택형이다. “5년 이하의 금고”만 떼어 소개하면 조문을 잘못 옮긴 것이 된다.
2. 합의(피해자의 의사)가 작동하는 범위 — 제3조제2항 본문
② 차의 교통으로 제1항의 죄 중 **업무상과실치상죄(業務上過失致傷罪) 또는 중과실치상죄(重過失致傷罪)**와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죄를 범한 운전자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公訴)를 제기할 수 없다.
문언에서 확인되는 점 세 가지다.
- 대상 죄명이 한정된다. 본문은 업무상과실’치상’죄와 중과실’치상’죄, 그리고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죄를 든다. 치사(사망) 결과는 이 본문 문언에 없다.
- 요건은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다. 조문은 합의서가 있어야 한다거나 고소가 있어야 한다는 식의 요건을 두지 않았다. 문언은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형태다.
-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사안이라면, 피해자 측 의사와 무관하게 공소 제기가 막히는 근거를 이 본문에서 찾을 수 없다.
3. “합의해도 재판을 받는” 첫 번째 축 — 제3조제2항 단서
단서는 본문의 적용을 배제한다. 흔히 “12대 중과실”이라는 표현으로 각 호만 소개되지만, 조문에는 각 호 밖에 따로 적힌 사유가 더 있다. 이 부분을 빠뜨리면 조문을 절반만 옮긴 셈이 된다.
3-1. 각 호 밖에 적힌 사유 (호 번호가 붙지 않은 부분)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를 범하고도
- 피해자를 구호(救護)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경우
- 피해자를 사고 장소로부터 옮겨 유기(遺棄)하고 도주한 경우
- 같은 죄를 범하고 「도로교통법」 제44조제2항을 위반하여 음주측정 요구에 따르지 아니한 경우 — 다만 조문에는 **“(운전자가 채혈 측정을 요청하거나 동의한 경우는 제외한다)“**는 괄호가 그대로 붙어 있다
- 「도로교통법」 제44조제5항을 위반하여 음주측정방해행위를 한 경우
3-2. 제1호~제12호의 위반 유형
아래 행위로 인하여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를 범한 경우다.
| 호 | 조문 문언 |
|---|---|
| 1 | 「도로교통법」 제5조에 따른 신호기가 표시하는 신호 또는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공무원등의 신호를 위반하거나 통행금지 또는 일시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가 표시하는 지시를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 2 | 「도로교통법」 제13조제3항을 위반하여 중앙선을 침범하거나 같은 법 제62조를 위반하여 횡단, 유턴 또는 후진한 경우 |
| 3 | 「도로교통법」 제17조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른 제한속도를 시속 20킬로미터 초과하여 운전한 경우 |
| 4 | 「도로교통법」 제21조제1항, 제22조, 제23조에 따른 앞지르기의 방법·금지시기·금지장소 또는 끼어들기의 금지를 위반하거나 같은 법 제60조제2항에 따른 고속도로에서의 앞지르기 방법을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 5 | 「도로교통법」 제24조에 따른 철길건널목 통과방법을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 6 | 「도로교통법」 제27조제1항에 따른 횡단보도에서의 보행자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 7 | 「도로교통법」 제43조, 「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 또는 「도로교통법」 제96조를 위반하여 운전면허 또는 건설기계조종사면허를 받지 아니하거나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하지 아니하고 운전한 경우. 이 경우 운전면허 또는 건설기계조종사면허의 효력이 정지 중이거나 운전의 금지 중인 때에는 면허를 받지 아니하거나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하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 |
| 8 | 「도로교통법」 제44조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거나 같은 법 제45조를 위반하여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한 경우 |
| 9 | 「도로교통법」 제13조제1항을 위반하여 보도(步道)가 설치된 도로의 보도를 침범하거나 같은 법 제13조제2항에 따른 보도 횡단방법을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 10 | 「도로교통법」 제39조제3항에 따른 승객의 추락 방지의무를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 11 | 「도로교통법」 제12조제3항에 따른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조치를 준수하고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하여 어린이의 신체를 상해(傷害)에 이르게 한 경우 |
| 12 | 「도로교통법」 제39조제4항을 위반하여 자동차의 화물이 떨어지지 아니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운전한 경우 |
제7호 후단의 간주 규정과 제11호의 “어린이의 신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라는 결과 요건은 조문에 그대로 적힌 문언이므로 줄여 쓰면 뜻이 달라진다.
4. 두 번째 축 — 제4조 보험·공제 특례와 그 예외
4-1. 원칙
① 교통사고를 일으킨 차가 「보험업법」 제4조, 제126조, 제127조 및 제128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60조, 제61조 또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51조에 따른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된 경우에는 제3조제2항 본문에 규정된 죄를 범한 차의 운전자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특례가 붙는 대상은 **“제3조제2항 본문에 규정된 죄”**다. 본문 밖의 죄까지 이 특례가 덮는다는 문언은 없다.
4-2. 그러하지 아니한 경우 (제1항 단서 제1호~제3호)
- 제3조제2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 — 앞의 3장에서 본 사유들이 그대로 이 자리로 연결된다
- 피해자가 신체의 상해로 인하여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불구(不具)가 되거나 불치(不治) 또는 난치(難治)의 질병이 생긴 경우
- 보험계약 또는 공제계약이 무효로 되거나 해지되거나 계약상의 면책 규정 등으로 인하여 보험회사, 공제조합 또는 공제사업자의 보험금 또는 공제금 지급의무가 없어진 경우
제2호는 운전 행위의 태양이 아니라 피해 결과를 기준으로 한 예외이고, 제3호는 보험·공제의 지급의무 소멸을 기준으로 한 예외다. 가입 사실만으로 특례가 유지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 조문에 드러난다.
4-3. 여기서 말하는 “보험 또는 공제”의 뜻 — 제4조제2항
제2항은 “제1항에서” 쓰는 뜻으로 “보험 또는 공제”를 정의한다. 요지는 이렇다.
- 「보험업법」에 따른 보험회사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또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른 공제조합·공제사업자가
- 인가된 보험약관 또는 승인된 공제약관에 따라
- 피보험자와 피해자 간 또는 공제조합원과 피해자 간의 손해배상에 관한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 피보험자나 공제조합원을 갈음하여 치료비에 관하여는 통상비용의 전액을, 그 밖의 손해에 관하여는 보험약관이나 공제약관으로 정한 지급기준금액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우선 지급하되
- 종국적으로는 확정판결이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집행권원(執行權原)상 손해배상금 전액을 보상하는 보험 또는 공제
여기서 두 가지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첫째, **“손해배상에 관한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라는 문언 그대로, 합의는 이 정의의 요건이 아니다. 둘째, 그 밖의 손해에 대한 우선 지급의 구체적 기준은 조문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로 넘겨 두었다.
4-4. 가입 사실의 증명 — 제4조제3항
③ 제1항의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된 사실은 보험회사, 공제조합 또는 공제사업자가 제2항의 취지를 적은 서면에 의하여 증명되어야 한다.
가입 사실이 실제로 있다는 것과 별개로, 누가 어떤 형식으로 증명하는지를 조문이 의무 규정으로 정해 둔 부분이다.
5. 정리 —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
조문 구조를 따라가면, “합의(피해자의 명시적 의사)나 보험 가입에도 불구하고 공소 제기가 가능한” 영역은 다음 세 갈래에서 나온다.
(가) 제3조제2항 본문의 대상 죄가 아닌 경우 본문은 업무상과실치상죄·중과실치상죄와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죄를 든다. 치사(사망) 결과는 본문 문언에 없다.
(나) 제3조제2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
- 호 밖 사유: 「도로교통법」 제54조제1항 조치 없이 도주 / 피해자를 사고 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하고 도주 / 제44조제2항 음주측정 요구 불응(운전자가 채혈 측정을 요청하거나 동의한 경우는 제외한다) / 제44조제5항 음주측정방해행위
- 제1호~제12호의 위반 유형
(다) 제4조제1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
- 제1호: 제3조제2항 단서에 해당
- 제2호: 생명에 대한 위험 발생, 불구, 불치 또는 난치의 질병 발생
- 제3호: 보험금·공제금 지급의무 소멸
반대로 말하면, (가)~(다)에 걸리지 않는 사안에서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와 보험·공제 가입이 갖는 의미를 조문이 정해 둔 것이다. 다만 조문 어디에도 **“무조건”·“자동으로”·“즉시”**라는 표현은 없다. 개별 사건에서 어느 항목에 해당하는지는 수사기관과 법원이 판단할 문제이고, 이 글은 조문 문언을 정리한 것이다.
6. 자주 나오는 오해 6가지
① “합의서만 있으면 전부 끝난다” → 제3조제2항 본문은 대상 죄명이 한정되어 있고, 단서에 해당하면 본문이 적용되지 않는다. 본문 자체도 “합의”가 아니라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라는 문언을 쓴다.
② “12대 중과실만 빼면 된다” → 제3조제2항 단서에는 각 호 밖에 적힌 사유(도주, 유기 후 도주, 음주측정 요구 불응, 음주측정방해행위)가 따로 있다. 12개 호만 옮기면 단서를 다 옮긴 것이 아니다.
③ “음주측정에 응하지 않으면 예외 없이 단서다” → 조문 괄호에 **“(운전자가 채혈 측정을 요청하거나 동의한 경우는 제외한다)“**가 붙어 있다. 이 괄호는 조문의 일부다.
④ “보험에 들어 있으면 제4조로 다 해결된다” → 제4조제1항 단서 제2호는 피해 결과(생명에 대한 위험·불구·불치 또는 난치의 질병), 제3호는 보험금·공제금 지급의무 소멸을 각각 예외로 둔다.
⑤ “제4조의 특례를 받으려면 합의가 있어야 한다” → 제4조제2항의 정의는 “손해배상에 관한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우선 지급하고 종국적으로 전액을 보상하는 보험·공제를 말한다.
⑥ “형은 금고형뿐이다” → 제3조제1항과 「형법」 제268조 모두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선택형이다.
7. 개정·시행 정보 (2026-09-23 기준)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시행 2025. 6. 4.] [법률 제20634호, 2025. 1. 7., 일부개정], 소관 경찰청
- 현재의 제3조 문언을 만든 개정은 **법률 제20634호(공포 2025. 1. 7.)**로, 상단 공포번호와 같다. 제3조는 항 2개·호 12개다.
- 현재의 제4조 문언을 만든 개정은 **법률 제10575호(공포 2011. 4. 12.)**로, 상단 공포번호(제20634호)와 다르다. 제4조는 항 3개, 제1항 단서에 호 3개다.
- 제2조 정의 문언은 **법률 제10790호(공포 2011. 6. 8.)**가 만든 것이다.
- **부칙 <제20634호, 2025.1.7>**은 시행일만 정하지 않았다. 제1조에서 시행일을 2025년 6월 4일로, 제2조 적용례에서 **“제3조제2항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이후 발생한 교통사고부터 적용한다”**로 정했고, 경과조치 조문은 두지 않았다.
- 형법: [시행 2026. 9. 13.] [법률 제21450호, 2026. 3. 12., 일부개정], 소관 법무부. 다만 제268조 문언을 만든 개정은 **법률 제17571호(공포 2020. 12. 8.)**다. 제21450호가 함께 고친 조문은 제98조, 제98조의2, 제99조, 제100조, 제101조, 제102조, 제104조, 제123조의2이며 제268조는 그 목록에 없다.
이 글은 위 법령 원문을 정리한 것이다. 이 주제와 관련해 인용할 만한 판례는 이 글의 자료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판례 법리를 단정하거나 사건번호를 제시하지 않았다.
참고 법령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법률 제20634호, 2025. 1. 7. 일부개정 / 시행 2025. 6. 4.)
- 제2조(정의) 제1호·제2호
- 제3조(처벌의 특례) 제1항, 제2항 본문 및 단서, 단서 제1호~제12호
- 제4조(보험 등에 가입된 경우의 특례) 제1항 본문 및 단서, 단서 제1호~제3호, 제2항, 제3항
- 부칙 <제20634호, 2025. 1. 7.> 제1조(시행일), 제2조(적용례)
- 형법 (법률 제21450호, 2026. 3. 12. 일부개정 / 시행 2026. 9. 13.)
- 제268조(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
- 부칙 <제21450호, 2026. 3. 12.>
- 조문에서 인용된 법령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2조·제3조·제4조에 인용된 범위)
- 도로교통법 제2조제17호가목, 제5조, 제12조제1항·제3항, 제13조제1항·제2항·제3항, 제17조제1항·제2항, 제21조제1항, 제22조, 제23조, 제24조, 제27조제1항, 제39조제3항·제4항, 제43조, 제44조제1항·제2항·제5항, 제45조, 제54조제1항, 제60조제2항, 제62조, 제96조, 제151조
- 건설기계관리법 제2조제1항제1호, 제26조
- 보험업법 제4조, 제126조, 제127조, 제128조
-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60조, 제61조
-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51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