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해도 재판을 받는 교통사고는 어떤 경우인가요?
교통사고 피해자와 합의했더라도 재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핵심은 합의 자체가 아니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공소 제한의 예외에 해당하는지입니다.
먼저 알아둘 점: 합의가 공소 제한의 요건은 아닙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2항 본문은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와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죄에 대해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조문은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한 공소 제기를 제한할 뿐, 합의 성립이나 고소를 요건으로 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또한 제3조제2항 본문에는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인 치사죄가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망 사고는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사정만으로 이 본문에 따른 공소 제한을 받는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1.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2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
제3조제2항 단서에 해당하면 피해자와 합의했더라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단서에는 다음과 같은 사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주하거나 피해자를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
운전자가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를 범하고도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경우가 해당합니다.
피해자를 사고 장소에서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도 포함됩니다.
음주측정 요구에 따르지 않은 경우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를 범한 뒤 「도로교통법」 제44조제2항을 위반하여 음주측정 요구에 따르지 않은 경우도 예외입니다.
다만 조문은 운전자가 채혈 측정을 요청하거나 동의한 경우에는 제외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음주측정 불응에 관한 규정은 이 괄호 부분까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음주측정방해행위를 한 경우
「도로교통법」 제44조제5항을 위반하여 음주측정방해행위를 한 경우에도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제3조제2항 본문의 공소 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2.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서 정한 12가지 사고 유형에 해당하는 경우
다음 행위로 인해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가 성립한 경우에는 합의했더라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 신호기나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공무원등의 신호를 위반한 경우
- 통행금지 또는 일시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의 지시를 위반한 경우
- 중앙선을 침범하거나 「도로교통법」 제62조를 위반하여 횡단·유턴 또는 후진한 경우
- 제한속도를 시속 20킬로미터 초과하여 운전한 경우
- 앞지르기 방법·금지시기·금지장소 또는 끼어들기 금지를 위반한 경우
- 고속도로에서 앞지르기 방법을 위반한 경우
- 철길건널목 통과방법을 위반한 경우
-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보호의무를 위반한 경우
- 운전면허나 건설기계조종사면허를 받지 않았거나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하지 않고 운전한 경우. 운전면허 또는 건설기계조종사면허의 효력이 정지 중이거나 운전의 금지 중인 때에도 이를 받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
-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거나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한 경우
- 보도를 침범하거나 보도 횡단방법을 위반한 경우
- 승객의 추락 방지의무를 위반하거나,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도로교통법」 제12조제1항에 따른 조치를 준수하고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해야 할 의무를 위반하여 어린이의 신체를 상해에 이르게 하거나, 자동차 화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위 12가지 유형은 제3조제2항 단서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3. 보험이나 공제에 가입되어 있어도 예외에 해당하는 경우
교통사고를 일으킨 차가 법에서 정한 보험이나 공제에 가입되어 있으면, 원칙적으로 제3조제2항 본문에 규정된 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제1항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예외로 정하고 있습니다.
- 제3조제2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
- 피해자가 신체의 상해로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한 경우
- 피해자가 불구가 된 경우
- 피해자에게 불치 또는 난치의 질병이 생긴 경우
- 보험계약 또는 공제계약이 무효가 되거나 해지된 경우
- 계약상 면책 규정 등으로 보험회사·공제조합 또는 공제사업자의 보험금·공제금 지급 의무가 없어진 경우
따라서 보험이나 공제에 가입되어 있고 피해자와 합의했더라도, 위 예외에 해당하면 공소 제기의 제한을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보험의 보상과 합의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제4조제2항은 법에서 말하는 보험 또는 공제를 정의하면서, 피보험자 또는 공제조합원을 대신하여 피해자의 치료비와 그 밖의 손해를 우선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때 보험 또는 공제는 피보험자·공제조합원과 피해자 사이에 손해배상에 관한 합의가 있었는지와 상관없이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즉, 제4조제2항의 보험 또는 공제 정의에서 합의는 요건이 아닙니다.
치료비는 통상비용의 전액을, 그 밖의 손해는 보험약관이나 공제약관으로 정한 지급기준금액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우선 지급합니다. 최종적으로는 확정판결이나 그에 준하는 집행권원에 따른 손해배상금 전액을 보상하는 구조입니다.
또한 보험이나 공제 가입 사실은 보험회사·공제조합 또는 공제사업자가 제4조제2항의 취지를 적은 서면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정리
합의했더라도 재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인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사망 사고처럼 제3조제2항 본문에 치사에 관한 내용이 없는 경우
- 사고 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하거나 피해자를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
- 음주측정 요구에 따르지 아니하거나(운전자가 채혈 측정을 요청하거나 동의한 경우는 제외한다), 음주측정방해행위를 한 경우
-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제한속도 시속 20킬로미터 초과, 음주운전,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등 제3조제2항 단서의 12가지 유형에 해당하는 경우
- 생명에 대한 위험, 불구, 불치 또는 난치의 질병이 발생한 경우
- 보험이나 공제계약이 무효·해지되거나 면책 규정 등으로 보험금·공제금 지급 의무가 없어진 경우
이 경우에도 법률상 표현은 “합의했으므로 반드시 재판을 받는다”가 아니라, 합의나 보험 가입만으로 공소 제기가 제한되지 않아 공소 제기가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참고한 법령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2조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1항·제2항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제1항·제2항·제3항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부칙 제20634호 제1조·제2조
- 「형법」 제268조
- 「도로교통법」 제5조, 제12조, 제13조, 제17조, 제21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제27조, 제39조, 제43조, 제44조, 제45조, 제54조, 제60조, 제62조, 제96조, 제151조
- 「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
- 「보험업법」 제4조·제126조·제127조·제128조
-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60조·제61조
-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51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