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해도 재판받는 교통사고 — 보험이 있어도 공소는 제기될 수 있다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자 상해의 경우, 민사 책임(배상)과 형사 책임(벌금·징역)이 함께 발생한다. 당사자들이 합의하면 민사 책임은 끝나지만, 형사 책임은 어떻게 될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서는 특정한 조건이 맞으면 합의했어도 검사가 형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정했다.
기본 원칙: 보험이 있으면 합의로 끝난다
교통사고로 업무상 과실이나 중과실로 인한 상해를 범한 경우, 또는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죄를 범한 경우, 통상적으로는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공소 제기를 원하지 않으면 검사는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특히 교통사고 당시 차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면, 더욱더 불기소 원칙이 강하다. 이것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의 핵심이다.
합의해도 소송이 제기되는 경우
그러나 몇 가지 상황에서는 보험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1. 법 위반의 행위로 인한 상해인 경우
차의 운전자가 다음 행위 중 하나로 인하여 업무상과실 또는 중과실로 인한 상해를 범한 경우, 피해자가 합의했더라도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보험 가입 여부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2항 단서).
신호·지시 관련:
- 신호기 신호를 위반하거나 경찰공무원의 신호를 위반한 경우
- 통행금지 또는 일시정지 안전표지 지시를 위반한 경우
주행 방법 관련:
- 중앙선을 침범한 경우
- 제한속도를 시속 20킬로미터를 초과하여 운전한 경우
- 횡단, 유턴, 후진을 위반한 경우
- 앞지르기 방법·금지시기·금지장소를 위반하거나 고속도로 앞지르기 방법을 위반한 경우
특수 구간·상황:
- 철길건널목 통과 방법을 위반한 경우
-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보호 의무를 위반한 경우
-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거나 어린이 안전에 유의하지 않아 어린이가 상해를 입은 경우
면허·상태 관련:
- 운전면허를 받지 않거나, 면허 효력이 정지·금지 중이거나,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하지 않고 운전한 경우
-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한 경우
-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한 경우
보도·탑승·적재 관련:
- 보도가 설치된 도로의 보도를 침범하거나 보도 횡단 방법을 위반한 경우
- 승객의 추락 방지 의무를 위반한 경우
- 화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운전한 경우
2. 피해자 구호 및 도주 관련
위 목록의 행위 외에도, 다음 상황에서는 합의와 무관하게 공소가 제기될 수 있다(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2항 단서).
-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경우
- 피해자를 사고 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
3. 음주·음주측정 관련
- 도로교통법 제44조제2항의 음주측정 요구에 따르지 않은 경우 (단, 운전자가 채혈 측정을 요청하거나 동의한 경우는 제외)
- 음주측정방해행위를 한 경우
4. 보험 가입되었더라도 공소가 제기되는 사유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더라도,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면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제1항 단서).
- 위의 1~3에 해당하는 경우
- 피해자가 신체 상해로 인해 생명 위험, 신체 불구, 또는 불치·난치 질병이 발생한 경우
- 보험계약이 무효로 되거나 해지되었거나, 계약상 면책 규정 등으로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어진 경우
합의의 의미와 한계
이 규칙은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첫째, 합의는 형사 책임의 완전한 면제가 아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은 합의를 공소 제기 금지의 유일한 조건이 아니라 그 외 여러 상황을 함께 검토한다.
둘째, 보험 가입이 있다면 대부분의 경우 공소 제기가 금지된다. 다만 피해자의 상해가 심각하거나(생명·불구·질병 발생), 운전자가 신호 위반·음주운전·도주 같은 명백한 법 위반을 했을 때는 다르다.
셋째, 공소 제기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법에 명시된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문언은, 피해자의 의사가 중요하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이것이 제약을 받는다는 뜻이다.
실무적 함의
운전자 입장에서는 사고 직후 행동이 매우 중요하다.
- 피해자를 신속히 구호하고 필요한 신고를 하는 것
- 음주 검사에 응하는 것
- 신호와 속도 제한을 준수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것
이러한 요소들이 있으면, 합의에 도달했을 때 형사 소송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반대로 도주, 음주측정 거부, 신호 위반 등의 행위가 있었다면 합의만으로는 형사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참고 법령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2조(정의), 제3조(처벌의 특례), 제4조(보험 등에 가입된 경우의 특례)
-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
- 도로교통법 제44조(음주운전 금지), 제54조(사고 발생 시 의무), 제151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