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해도 재판을 받는 교통사고, 어떤 경우인가요

입력 2026.09.23. 오전 10:03

교통사고를 낸 뒤 피해자와 합의하면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교통사고처리 특례법과 형법의 구조를 보면, 합의를 해도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경우가 분명히 있습니다. 이 글은 법 조문을 근거로 그 경계가 어디에 있는지 정리합니다.

1. 원칙: 상해사고는 ‘반의사불벌’, 사망사고는 다르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1항은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형법 제268조의 죄(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를 범한 경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형법 제268조도 문언이 같습니다.

핵심은 제2항입니다. 제3조제2항 본문은 “제1항의 죄 중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와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죄를 범한 운전자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이 본문이 언급하는 것은 업무상과실치상죄·중과실치상죄, 즉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죄입니다.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죄(치사)는 이 본문 문언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피해자가 숨진 사고는 처음부터 이 반의사불벌 구조의 적용 대상이 아니므로, 유족과 합의하더라도 그 합의 자체가 공소제기를 막는 법적 효과를 갖지 않습니다.

2. 상해사고인데도 합의해도 재판을 받는 경우

업무상과실치상죄·중과실치상죄라도 제3조제2항 단서에 해당하면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단서는 크게 두 갈래로 되어 있습니다.

(1) 각 호에 정한 중대 법규위반

제3조제2항 단서 각 호는 다음과 같은 운전 행위로 상해사고를 낸 경우를 정하고 있습니다(제1호부터 제12호까지).

  • 신호·지시 위반, 통행금지·일시정지 안전표지 위반
  • 중앙선 침범, 횡단·유턴·후진 규정 위반
  • 제한속도를 시속 20킬로미터 초과한 과속
  • 앞지르기 방법·금지시기·금지장소 위반, 끼어들기 금지 위반, 고속도로 앞지르기 방법 위반
  • 철길건널목 통과방법 위반
  •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 무면허 운전(운전면허·건설기계조종사면허 미소지, 국제운전면허증 미소지, 면허효력정지·운전금지 중 운전 포함)
  • 술에 취한 상태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 운전이 어려운 상태에서의 운전
  • 보도 침범, 보도 횡단방법 위반
  • 승객 추락 방지의무 위반
  •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안전 조치·유의 운전 의무를 위반해 어린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 화물 낙하 방지 조치를 하지 않은 운전

(2) 각 호 밖의 사유

각 호와 별도로 단서는 다음 네 가지도 예외 사유로 정합니다.

  • 「도로교통법」 제54조제1항에 따른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경우
  • 피해자를 사고 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
  • 「도로교통법」 제44조제2항의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한 경우(다만 운전자가 채혈 측정을 요청하거나 동의한 경우는 제외)
  • 「도로교통법」 제44조제5항의 음주측정방해행위를 한 경우

이 열두 가지 사유나 네 가지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하면, 피해자와 합의서를 쓰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도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합의는 형량을 정하는 단계(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일 뿐, 애초에 재판 자체를 막는 효과는 이 단서 사유들에는 미치지 않습니다.

3. 보험에 가입했어도 재판을 받는 경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제1항은 별도의 특례를 둡니다. 차가 보험업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이 정한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되어 있으면, 제3조제2항 본문에 규정된 죄(업무상과실치상죄·중과실치상죄 중 단서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서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제4조제2항이 말하는 “보험 또는 공제”는 “피보험자와 피해자 간 또는 공제조합원과 피해자 간의 손해배상에 관한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치료비 등을 우선 지급하고, 종국적으로 손해배상금 전액을 보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이 보험 특례는 피해자와의 합의 성립 여부를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보험 가입 자체가 별도의 불기소 사유가 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이 보험 특례에도 예외가 있습니다. 제4조제1항 단서는 다음 세 가지 경우에는 보험에 가입했어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1. 제3조제2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앞서 본 12개 호와 4개 사유)
  2. 피해자가 신체의 상해로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불구가 되거나 불치 또는 난치의 질병이 생긴 경우
  3. 보험계약 또는 공제계약이 무효로 되거나 해지되거나, 계약상 면책 규정 등으로 보험회사·공제조합·공제사업자의 보험금 또는 공제금 지급의무가 없어진 경우

즉 보험에 가입되어 있어도 사고 결과가 무겁거나(생명 위험·불구·불치·난치 질병), 보험사가 실제로는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게 된 상황이라면 재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제4조제3항은 보험·공제 가입 사실이 보험회사·공제조합 또는 공제사업자가 제2항의 취지를 적은 서면으로 증명되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어, 가입 여부는 서면으로 확인되는 절차를 거칩니다.

4. 정리

합의만으로 재판을 피할 수 있는 경우는 업무상과실치상죄·중과실치상죄이면서 제3조제2항 단서에 해당하지 않는 상해사고에 한정됩니다. 다음의 경우에는 합의를 하더라도 재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 피해자가 사망한 사고(치사는 반의사불벌 대상이 아님)
  • 상해사고라도 신호위반·중앙선침범·과속(시속 20킬로미터 초과)·무면허·음주운전 등 제3조제2항 단서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
  • 구호조치 없는 도주, 피해자를 옮겨 유기하고 도주, 음주측정 불응·방해에 해당하는 경우
  • 보험에 가입했더라도 피해자에게 생명 위험·불구·불치 또는 난치 질병이 발생하거나, 보험금·공제금 지급의무가 없어진 경우

시행 시점도 함께 짚어둘 부분입니다. 현재 조문(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4조)은 2025년 6월 4일부터 시행되었고, 개정 부칙(법률 제20634호) 제2조는 제3조제2항의 개정규정을 이 법 시행 이후 발생한 교통사고부터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268조는 2026년 9월 13일 시행 조문이 현행이며, 이 조문 자체는 이번 개정으로 문언이 바뀐 대상이 아닙니다.

이 글은 조문 구조를 설명한 것으로, 개별 사고가 위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사고 경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참고 법령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2조(정의)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처벌의 특례) 제1항·제2항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보험 등에 가입된 경우의 특례) 제1항·제2항·제3항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부칙(법률 제20634호, 2025. 1. 7.) 제1조·제2조
  •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

관련 법령: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2조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 · 형법 제26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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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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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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