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 방해, 합의만으로 닫히지 않는다…고소 문언은 다른 항에
제60조 제2항 제1호에 고소ㆍ처벌불원 요건 없어…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은 응급의료를 방해한 행위를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만으로 공소 제기가 막히는 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응급의료 방해를 금지하는 조항은 제12조 제1항이고, 그 위반을 처벌하는 조항은 제60조 제2항 제1호다. 이 호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제60조 제2항 제1호에는 고소나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를 요구하는 문언이 없다. 합의를 하면 처벌을 면한다는 설명은 이 조문의 문언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같은 조 안에 그 문언이 붙은 자리는 따로 있다. 제60조 제3항 제2호는 비밀 준수 의무 위반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면서 “다만,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제12조 제1항이 금지하는 행위는 응급의료종사자와 구급차등의 응급환자에 대한 상담ㆍ구조ㆍ이송ㆍ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방해하는 것이다. 의료기관 등의 응급의료를 위한 의료용 시설ㆍ기재ㆍ의약품 또는 그 밖의 기물을 파괴ㆍ손상하거나 점거하는 행위도 같은 항이 함께 금지한다.
이 항의 문언에는 장소를 응급실로 한정하는 요건이 없다. 응급실이라는 장소가 요건으로 들어오는 자리는 제60조 제1항의 별도 폭행 규정이다.
제60조 제1항은 의료기관의 응급실에서 응급의료종사자를 폭행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폭행하여 상해에 이르게 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1억원 이하의 벌금, 중상해에 이르게 한 사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사망에 이르게 한 사람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다.
이 항의 응급실에는 응급실 외의 장소에서 응급환자에게 응급의료를 실시하는 경우 해당 장소도 포함된다.
제12조는 한 개 항으로 된 조문이 아니다. 제1항은 방해 금지를, 제2항은 응급의료기관의 장 또는 개설자가 위반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하고 이후 시ㆍ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에게 통보할 의무를, 제3항은 피해를 입은 응급의료종사자에 대한 보호 조치 의무를 정한다.
다만 제60조 제2항 제1호가 인용하는 것은 제12조 제1항뿐이다. 제2항과 제3항은 응급의료기관 측이 지는 의무이고, 그 자체가 이 법정형의 대상으로 열거돼 있지는 않다.
제12조 제1항의 상담 추가와 제3항 신설, 제60조 제1항의 폭행 법정형은 법률 제21237호가 만들었다. 이 개정법률의 부칙은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한 문장이며, 별도의 단서나 적용례, 경과조치는 없다.
공포일은 2025년 12월 23일이고, 시행일은 2026년 6월 24일이다.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기준일 현재 이 개정 문언이 이미 시행 중이다.
응급의료 방해를 과태료로 설명하는 것도 조문과 맞지 않는다. 제62조 제1항이 정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목록에는 제12조가 들어 있지 않다.
음주 상태에서의 위반에 관해서는 제64조가 따로 있다. 이 조문은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제12조를 위반하는 죄를 범한 때에는 “「형법」 제10조제1항을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한다. 적용하지 아니한다가 아니라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문언이다.
헌법재판소는 2018헌바128 사건에서 2019년 6월 28일 결정으로 구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의 방해 금지 부분과 이를 위반해 응급의료를 방해한 사람에 관한 구 제60조 제1항 제1호 부분이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했다. 판결이 아니라 결정이다.
당시 심판대상이던 처벌 조항은 구법의 제60조 제1항 제1호이고, 현행법에서 제12조 제1항 위반을 처벌하는 조항은 제60조 제2항 제1호다. 같은 법의 같은 벌칙 조문이라도 가리키는 항과 호의 번호가 다르다.
참고 법령
-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제1호ㆍ제2호ㆍ제4호ㆍ제6호
-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응급의료 등의 방해 금지) 제1항ㆍ제2항ㆍ제3항
-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60조(벌칙) 제1항, 제2항 제1호, 제3항 제2호
-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62조(과태료) 제1항
-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64조
- 형법 제10조 제1항
- 헌법재판소 2019. 6. 28. 자 2018헌바128 결정
관련 판례
구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 중 '누구든지 응급의료종사자의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방해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부분과, 이를 위반하여 응급의료를 방해한 사람을 처벌하는 구법 제60조 제1항 제1호 부분이 심판대상이다. 헌법재판소는 '그 밖의 방법'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심판대상조항이 응급환자의 자기결정권 내지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하지 아니하며 과잉형벌에도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보아, 주문에서 위 각 부분이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