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협박

응급실에서 합의하면 처벌을 면하나…제12조와 제60조가 가리키는 곳

입력 2026.09.11. 오전 10:08

응급의료 방해는 반의사불벌죄로 규정되지 않아…과태료가 아닌 형사벌 조문 적용

응급실에서 발생한 방해 행위를 두고 합의 여부가 먼저 거론되지만,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제1항 위반은 합의만으로 공소 제기가 당연히 막히는 구조가 아니다. 2026년 9월 11일 기준 시행 중인 법령으로 보면 이 조항은 제60조제2항제1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다.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리면 어떤 처벌을 받나요”, “응급실 난동은 합의하면 처벌을 면하나요”, “응급의료를 방해하면 법정형이 어떻게 되나요”라는 물음은 모두 제12조와 제60조를 함께 봐야 답할 수 있다. ‘난동’은 조문의 용어가 아니며, 법은 구체적인 방해 행위와 처벌 조항을 나눠 정하고 있다.

제12조제1항은 응급의료종사자와 구급차등이 응급환자에게 하는 상담ㆍ구조ㆍ이송ㆍ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의료기관 등의 의료용 시설ㆍ기재ㆍ의약품이나 그 밖의 기물을 파괴ㆍ손상하거나 점거하는 행위도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이 조항을 위반해 응급의료를 방해하거나 의료용 시설 등을 파괴ㆍ손상 또는 점거한 경우, 제60조제2항제1호가 적용된다. 상해가 발생해야만 이 조항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제12조제1항이 정한 방해와 시설 파괴ㆍ손상ㆍ점거 자체가 처벌 조항의 대상이다.

응급실에서 응급의료종사자를 폭행한 경우에는 제60조제1항이 별도로 적용될 수 있다. 이 조항은 응급실 외 장소에서 응급환자에게 응급의료를 하는 경우 그 장소도 포함해, 폭행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상해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한다. 중상해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사망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다.

합의로 처벌을 면한다는 설명이 제12조제1항에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제60조제2항제1호에는 고소나 처벌불원 의사를 공소 제기의 요건으로 정한 문언이 없기 때문이다.

같은 제60조 안에는 그 문언이 적힌 자리가 있다. 제60조제3항제2호는 제40조의 비밀 준수 의무 위반에 관해 “다만,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하지만, 제12조제1항을 인용한 제2항제1호에는 같은 단서가 없다. 합의의 기간이나 효과를 정한 규정도 제12조와 제60조에는 없다.

300만원 이하 과태료로 처리된다는 설명도 제12조제1항에는 맞지 않는다. 제62조제1항은 시설ㆍ장비 유지, 기록 관리 등 열거된 행정의무 위반에 과태료를 정하고 있으나 제12조는 목록에 없다.

제12조는 3개 항으로 구성된다. 제1항은 방해 금지, 제2항은 응급의료기관의 장 또는 개설자가 위반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하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통보해야 하는 의무, 제3항은 피해를 입은 응급의료종사자에 대한 보호 조치 의무를 규정한다. 다만 제60조제2항제1호가 인용하는 것은 제12조제1항이다.

2025년 개정으로 제12조제1항에는 ‘상담’이 추가되고 제3항이 신설됐으며, 이 개정은 2026년 6월 24일부터 시행됐다. 제60조제1항에는 응급실 외 응급의료 장소와 폭행 자체에 관한 법정형도 함께 반영됐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6월 28일 2018헌바128 결정에서 당시의 응급의료 방해 금지 및 처벌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했다. 다만 이 결정의 심판대상은 구법 조항이므로 현행 제60조의 항 번호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응급의료 방해에 관한 법문은 금지 조항인 제12조제1항과 벌칙 조항인 제60조제2항제1호를 연결해 읽도록 되어 있다. 합의 여부만으로 처벌 절차가 당연히 끝난다고 보거나, 이를 과태료 조항으로 설명하는 것은 해당 조문의 문언과 맞지 않는다.

참고 법령

  •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ㆍ제2호ㆍ제4호ㆍ제6호
  •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제1항ㆍ제2항ㆍ제3항
  •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60조제1항ㆍ제2항제1호ㆍ제3항제2호
  •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62조제1항

관련 법령: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 ·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60조 ·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62조 ·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부칙

관련 판례

헌법재판소 2018헌바128 —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 위헌소원

구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 중 '누구든지 응급의료종사자의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방해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부분과, 이를 위반하여 응급의료를 방해한 사람을 처벌하는 구법 제60조 제1항 제1호 부분이 심판대상이다. 헌법재판소는 '그 밖의 방법'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심판대상조항이 응급환자의 자기결정권 내지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하지 아니하며 과잉형벌에도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보아, 주문에서 위 각 부분이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했다.

판결문 원문 (2019-06-28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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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확인일: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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