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법 보도 안전시설, 1항은 재량 2항은 의무…위반 벌칙 조문은 없다
국토교통부령이 정한 보도 구간만 설치 의무…방호울타리는 안전시설의 한 종류
도로관리청이 보도를 설치하는 것은 재량이지만, 국토교통부령이 정한 보도에 보행자 안전시설을 두는 것은 의무다.
도로법 제54조는 보도의 설치 및 관리를 정한 조문으로 세 개 항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12월 2일 공포된 법률 제21172호가 제2항을 신설하고 종전 제2항을 제3항으로 옮겼다.
이 개정 규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한 부칙에 따라 지난 6월 3일 시행됐다. 위임을 받은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도 국토교통부령 제1588호로 개정돼 같은 날부터 적용되고 있다.
제54조 제1항은 도로관리청이 보행자의 안전과 차량의 원활한 통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도로에 보도를 설치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설치 여부에 관한 판단을 도로관리청에 맡긴 재량 규정이다.
새로 들어온 제2항은 도로관리청이 차량으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보도에는 방호울타리 등 보행자 안전시설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예외를 정한 단서는 붙어 있지 않다.
같은 조문 안에서 어미가 갈리는 셈이다. 제1항은 ‘설치하고 관리할 수 있다’로, 제2항은 ‘설치하여야 한다’로 끝난다.
따라서 안전시설 설치 의무가 있는지는 어느 보도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제2항이 걸리는 보도이면 의무이고, 그 밖의 보도는 제1항의 재량 영역에 남는다.
의무가 걸리는 구간은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 제16조 제5항에 열거돼 있다. ▲급커브·급경사 등 도로의 구조적 특성으로 차량이 보도로 이탈할 위험이 큰 구간 ▲교통사고 발생 현황과 교통량·주행속도 등 교통여건을 고려할 때 보행자 사고 위험이 큰 구간 ▲어린이·노인·장애인 이용시설과 대중교통시설 등 보행자 통행이 빈번한 시설이 인접해 사고 위험이 큰 구간 ▲그 밖에 보행자 안전 확보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구간이다.
안전시설의 종류는 같은 조 제6항이 정하고 있다. 방호울타리와 조명시설, 도로교통법에 따른 안전표지,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른 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 그 밖에 보행자 안전을 위하여 필요한 시설이 열거돼 있다.
법률이 ‘방호울타리 등’이라고 적은 것도 이런 구조와 맞물린다. 방호울타리는 열거된 시설 가운데 하나이며, 보행자 안전시설이 방호울타리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같은 조 제7항은 설치 기준을 정한다. 차량의 보도 침범이나 도로 이탈 위험으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하고 보도 밖 추락 위험을 방지할 수 있어야 하며, 방호울타리와 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 등은 차량의 충격을 견딜 수 있는 강도와 성능을 갖춰야 한다.
제54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보도의 설치 기준과 구조, 제2항에 따른 보행자 안전시설의 설치 기준과 종류 등을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한다. 제2항이 지우는 의무의 범위가 부령에서 확정되는 구조다.
다만 제54조 제2항을 지키지 않았을 때 적용할 벌칙이나 과태료 조문은 도로법에 없다. 벌칙을 정한 제114조와 제115조, 과태료를 정한 제117조의 열거 어디에도 제54조 제2항 위반은 들어 있지 않다.
이번 개정으로 제54조 전체가 새로 생긴 것은 아니다. 종전 제1항은 그대로 남았고, 종전 제2항이 제3항으로 옮겨지면서 문언이 정비됐으며 그 자리에 제2항이 신설됐다.
제54조는 현재 세 개 항으로 구성돼 있고 삭제로 남은 항은 없다. 이 조항을 직접 대상으로 삼은 판례나 결정은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특정되지 않았다.
참고 법령
- 도로법 제54조(보도의 설치 및 관리) 제1항·제2항·제3항
- 도로법 제114조, 제115조, 제117조
- 법률 제21172호(2025. 12. 2. 일부개정) 부칙
-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 제16조(보도) 제5항·제6항·제7항
- 국토교통부령 제1588호(2026. 6. 2. 일부개정) 부칙
- 도로교통법 제2조 제16호
-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5조 제1항 제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