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안전시설, 같은 도로법 제54조에도 재량과 의무가 갈린다
국토교통부령이 정한 위험 구간에는 안전시설 설치 의무…도로법상 직접 벌칙ㆍ과태료 규정은 없어
보도에 안전시설을 설치할지 판단할 때 도로법 제54조는 같은 조문 안에서 재량 규정과 의무 규정을 나눠 두고 있다. 도로관리청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보도를 설치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제1항과 달리,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보도에는 보행자 안전시설을 설치하여야 한다는 제2항이 적용된다.
도로법 제54조는 모두 3개 항으로 구성돼 있다. 제1항은 도로관리청이 보행자의 안전과 차량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도로에 보도를 설치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정한다.
반면 2026년 6월 3일부터 시행 중인 제2항은 차량으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보도에 방호울타리 등 보행자 안전시설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제3항은 보도의 설치 기준과 구조, 보행자 안전시설의 설치 기준ㆍ종류 등에 관한 사항을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의무의 대상은 모든 보도가 아니다. 「도로의 구조ㆍ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 제16조제5항은 차량이 보도로 이탈할 위험이 큰 급커브ㆍ급경사 구간, 교통사고 발생 현황ㆍ교통량ㆍ주행속도 등을 고려해 보행자 사고 위험이 큰 구간을 대상으로 든다.
어린이ㆍ노인ㆍ장애인 이용시설이나 대중교통시설이 인접해 보행자 통행이 빈번한 구간도 대상에 포함된다. 그 밖에 보행자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구간도 같은 규정의 적용 대상이다.
안전시설이 방호울타리에 한정되는 것도 아니다. 같은 규칙 제16조제6항은 방호울타리, 조명시설, 「도로교통법」에 따른 안전표지, 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과 그 밖에 보행자 안전을 위해 필요한 시설을 종류로 열거한다.
설치 때에는 차량의 보도침범 또는 도로이탈 위험으로부터 보행자를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보행자의 보도 밖 추락 위험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 시설은 차량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충분한 강도와 성능을 갖추고, 보도의 유효폭과 보행자ㆍ교통약자의 통행 동선도 고려해야 한다.
제54조 제2항은 법률 제21172호로 신설됐다. 이 법률은 2025년 12월 2일 공포됐고, 부칙에 따라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돼 2026년 9월 8일 현재 시행 중이다.
다만 도로법의 벌칙 규정과 과태료 규정을 살펴보면 제54조 제2항 위반을 직접 열거한 조문은 없다. 의무 규정이라는 사정만으로 도로법상 벌칙이나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보도 안전시설 설치 의무가 있는지를 보려면 해당 구간이 국토교통부령이 정한 대상 보도에 해당하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제54조 제1항의 보도 설치ㆍ관리 재량과 제2항의 보행자 안전시설 설치 의무는 적용 대상과 문언이 다르다.
참고 법령
- 「도로법」 제54조제1항ㆍ제2항ㆍ제3항
- 「도로법」 제114조ㆍ제115조ㆍ제117조
- 「도로의 구조ㆍ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 제16조제5항ㆍ제6항ㆍ제7항
- 「도로교통법」 제2조제16호
-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5조제1항제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