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모욕죄 보호법익은 외부적 명예"…비판 맥락의 경미한 욕설은 원칙적 제외
무례한 표현이거나 부정적·비판적 의견·감정을 나타내며 쓰인 경미한 욕설은 원칙적으로 구성요건 밖…고소 있어야 공소 제기 가능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는 무례한 표현이거나,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을 나타내면서 쓰인 경미한 수준의 욕설은 원칙적으로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지난 5월 8일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문제가 된 발언이 형법 제311조의 ‘모욕’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형법 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조문이 내건 요건은 ‘공연히’와 ‘사람을 모욕’ 두 가지뿐이며, ‘모욕’이 무엇인지는 조문에 적혀 있지 않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모욕죄의 보호법익을 ‘외부적 명예’로 제시했다. 표현을 들은 사람이 느낀 명예감정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판단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판시사항은 어떠한 표현이 모욕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함께 밝혔다.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예의에 벗어난 정도의 표현이거나,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을 나타내면서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이나 욕설이 사용된 경우는 원칙적으로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원칙적’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다. 판시사항은 구성요건 해당 여부를 평가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도 함께 들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피고인은 아파트 내 생활문화센터 회의실에서 입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甲을 향해 “야, 야, 친구냐? 어린놈의 새끼가 어디서 건방지게.”라는 등의 욕설을 해 공연히 甲을 모욕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됐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위 발언은 甲의 반말 사용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다소 거칠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며 “객관적으로 甲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원심은 이 발언이 형법 제311조의 ‘모욕’에 해당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와 달리 판단하며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다.
모욕죄를 다룰 때 함께 보게 되는 조문은 형법 제312조다. 제1항은 “제308조와 제311조의 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2항은 “제307조와 제309조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한다.
두 항은 서로 다른 장치이며, 제311조인 모욕죄는 제1항에 놓여 있다.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쪽이라는 뜻이다.
제311조와 제312조의 현재 문언은 1995년 12월 29일 공포된 법률 제5057호 개정에 따른 것으로, 부칙 제1조에 따라 1996년 7월 1일부터 시행됐다.
참고 법령·판례
형법 제311조(모욕)
형법 제312조(고소와 피해자의 의사) 제1항, 제2항
형법 부칙 제1조(시행일) (법률 제5057호, 1995. 12. 29.)
대법원 2026. 5. 8. 선고 2025도3012 판결
관련 판례
판시사항 [1]은 모욕죄의 보호법익을 괄호로 '외부적 명예'라고 못 박고, 모욕죄에서 '모욕'의 의미 및 어떠한 표현이 모욕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함께 든다. 이어 ①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예의에 벗어난 정도의 표현이거나 ②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ㆍ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을 나타내면서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이나 욕설이 사용된 경우,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원칙적 소극'으로 적었다. ②는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ㆍ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을 나타내면서'라는 결합 조건과 함께 읽어야 하는 유형이고, 경미한 수준의 욕설만으로 원칙적 소극이라고 한 판시가 아니다. 판시사항 [1]의 마지막 항목인 '모욕죄의 구성요건 해당 여부를 평가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은 제목만 확인됐고 그 열거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 판시사항 [2]는 피고인이 아파트 내 생활문화센터 회의실에서 입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甲을 향해 욕설(발언)을 하여 공연히 甲을 모욕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이다. 대법원은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위 발언이 甲의 반말 사용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다소 거칠게 표현한 것에 불과할 뿐, 객관적으로 甲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이와 달리 그 발언이 형법 제311조의 '모욕'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다. 이 판결의 주문과 후속 절차는 확인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