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빌린 기간이 끝났는데 건물이 남아 있으면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나요?
한 줄 답: 건물 소유 등을 목적으로 한 토지임대차라면, 기간이 만료되고 건물·수목 등 지상시설이 현존하는 때에 임차인은 민법 제643조(제283조 준용)에 따라 계약의 갱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문의 어미는 “청구할 수 있다”이고, 임대인이 갱신을 원하지 않는 때에는 임차인이 상당한 가액으로 전항의 공작물이나 수목의 매수를 청구하는 쪽으로 넘어갑니다.
이 글은 2026년 9월 27일을 기준일로, 시행 2026. 3. 17. 민법(법률 제21454호, 일부개정)의 조문 문언만을 근거로 정리했습니다.
1. 근거 조문은 두 개를 겹쳐 읽어야 한다
토지임대차에서 갱신청구·매수청구를 찾으면 흔히 민법 제643조 하나만 인용하지만, 제643조는 요건과 효과를 스스로 정하지 않습니다.
제643조(임차인의 갱신청구권, 매수청구권) 건물 기타 공작물의 소유 또는 식목, 채염, 목축을 목적으로 한 토지임대차의 기간이 만료한 경우에 건물, 수목 기타 지상시설이 현존한 때에는 제283조의 규정을 준용한다.
문언은 “제283조의 규정을 준용한다”에서 끝납니다. 즉 무엇을 청구할 수 있는지는 제283조에서 읽어야 합니다.
제283조(지상권자의 갱신청구권, 매수청구권) ① 지상권이 소멸한 경우에 건물 기타 공작물이나 수목이 현존한 때에는 지상권자는 계약의 갱신을 청구할 수 있다. ② 지상권설정자가 계약의 갱신을 원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지상권자는 상당한 가액으로 전항의 공작물이나 수목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
제283조는 원래 지상권에 관한 조문이고, 제643조가 이를 토지임대차에 끌어다 쓰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정확한 인용 방식은 “민법 제643조, 제283조” 또는 “민법 제643조에 따라 준용되는 제283조”입니다.
2. 제643조가 걸리는 범위: 목적 + 두 가지 요건
모든 토지임대차에 적용되는 조문이 아닙니다. 문언이 범위를 스스로 좁혀 놓았습니다.
(1) 계약의 목적이 다음에 해당할 것
- 건물 기타 공작물의 소유
- 식목
- 채염
- 목축
조문은 이 네 가지를 열거합니다. 주차장·야적장처럼 목적이 다른 토지임대차를 이 열거에 당연히 포함시켜 읽을 근거는 조문 문언에 없습니다.
(2) 기간이 만료한 경우일 것
제643조는 “토지임대차의 기간이 만료한 경우”를 전제로 합니다.
(3) 지상시설이 현존할 것
“건물, 수목 기타 지상시설이 현존한 때”여야 합니다. 건물이 이미 철거되어 남아 있지 않다면 이 요건 문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질문에서 “건물이 남아 있으면”이라고 한 부분이 바로 이 현존 요건입니다.
세 가지가 함께 갖춰져야 제283조가 준용됩니다.
3. 갱신청구권의 실제 힘 — “청구할 수 있다”까지다
가장 오해가 많은 지점입니다.
제283조제1항의 어미는 **“계약의 갱신을 청구할 수 있다”**입니다. 이는 임차인 측에 청구권이 있다는 문언입니다. 조문 어디에도
- 갱신이 성립한다
- 임대인이 이에 응할 의무가 있다
- 기간이 자동으로 연장된다
는 문언은 없습니다. 따라서 “건물이 있으면 무조건 계약이 연장된다”, “당연히 갱신된다”, “즉시 갱신 효과가 생긴다”는 식의 설명은 조문 문언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조문이 설계한 구조는 오히려 이렇습니다. 임대인이 갱신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그때 임차인이 빈손으로 나가지 않도록 제2항의 매수청구를 마련해 둔 것입니다.
4. 매수청구는 ‘나란한 선택지’가 아니라 ‘다음 단계’다
제283조제2항에는 선행 요건이 문언에 박혀 있습니다.
“지상권설정자가 계약의 갱신을 원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지상권자는 상당한 가액으로 전항의 공작물이나 수목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
즉 임차인이 처음부터 갱신청구와 매수청구 중 아무거나 골라 쓰는 구조가 아닙니다. 조문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단계 | 조문 | 내용 |
|---|---|---|
| ① 기간 만료 + 지상시설 현존 | 제643조 | 제283조 준용의 문이 열림 |
| ② 갱신청구 | 제283조제1항 | 임차인이 계약의 갱신을 청구할 수 있음 |
| ③ 임대인이 갱신을 원하지 않음 | 제283조제2항 전단 | 매수청구의 선행 요건 |
| ④ 매수청구 | 제283조제2항 | 상당한 가액으로 매수 청구 가능 |
매수청구의 대상은 문언상 “전항의 공작물이나 수목”이고, 가액은 “상당한 가액”입니다.
5. 조문에 없는 것 — 여기서 멈춰야 한다
AI 답변이든 요약글이든 자주 채워 넣는 빈칸들인데, 제283조·제643조 문언에는 다음이 없습니다.
- “상당한 가액”의 산정 기준 — 시가인지, 어느 시점 기준인지 조문은 정하지 않습니다.
- 갱신청구·매수청구를 해야 하는 기간 — 만료 며칠 전·후라는 기한이 조문에 없습니다.
- 갱신되는 기간의 길이 — 몇 년이 연장되는지 조문에 없습니다.
- 괄호 정의 — 이 조문들에는 괄호 정의가 없으므로, “이 법에서 건물이란…” 식의 정의 범위를 만들어 붙일 수 없습니다.
또한 이 주제에 관한 판례는 이 자료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특정 사건번호나 판시 내용을 근거로 제시하는 설명을 보면, 그 출처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6. 강행규정 — 계약서로 뒤집을 수 있나
계약서에 “기간 만료 시 임차인은 갱신이나 매수를 청구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들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에 관련된 조문이 제652조입니다.
제652조(강행규정) 제627조, 제628조, 제631조, 제635조, 제638조, 제640조, 제641조, 제643조 내지 제647조의 규정에 위반하는 약정으로 임차인이나 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다.
읽을 때 두 가지를 정확히 해야 합니다.
첫째, 열거에 제643조가 들어 있습니다. “제643조 내지 제647조”이므로 제643조는 제652조의 사정거리 안입니다.
둘째, 제283조는 열거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제652조는 조문 번호를 열거하는 방식이고, 그 열거에 제283조는 없습니다. 강행규정의 범위를 말할 때는 열거된 번호 그대로 쓰는 것이 정확합니다.
그리고 무효가 되는 것은 위반 약정 전부가 아니라 **“임차인이나 전차인에게 불리한 것”**뿐입니다.
7. 헷갈리기 쉬운 이웃 조문: 부속물매수청구권
검색하다 보면 제646조·제647조가 함께 나오는데, 제643조의 지상시설 매수청구와는 별개 조문입니다.
제646조(임차인의 부속물매수청구권) ① 건물 기타 공작물의 임차인이 그 사용의 편익을 위하여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이에 부속한 물건이 있는 때에는 임대차의 종료시에 임대인에 대하여 그 부속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 ② 임대인으로부터 매수한 부속물에 대하여도 전항과 같다.
제647조(전차인의 부속물매수청구권) ① 건물 기타 공작물의 임차인이 적법하게 전대한 경우에 전차인이 그 사용의 편익을 위하여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이에 부속한 물건이 있는 때에는 전대차의 종료시에 임대인에 대하여 그 부속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 ② 임대인으로부터 매수하였거나 그 동의를 얻어 임차인으로부터 매수한 부속물에 대하여도 전항과 같다.
차이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구분 | 제643조(→제283조) | 제646조·제647조 |
|---|---|---|
| 무엇을 빌렸나 | 토지 | 건물 기타 공작물 |
| 대상 | 건물, 수목 기타 지상시설(공작물이나 수목) | 사용의 편익을 위해 부속한 물건 |
| 별도 요건 | 기간 만료 + 지상시설 현존 |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부속했을 것 |
| 갱신청구가 앞에 오나 | 온다(제283조제1항 → 제2항) | 조문 구조상 갱신청구 단계가 없다 |
토지를 빌려 건물을 지은 사안에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라는 제646조의 요건을 끌어와 쓰면 조문을 잘못 적용하는 것입니다.
8. 자주 묻는 형태로 다시 정리
Q. 건물이 서 있으면 임대인이 반드시 계약을 연장해 줘야 하나요? 아닙니다. 제283조제1항은 임차인이 “갱신을 청구할 수 있다”고만 정합니다. 임대인이 응해야 한다는 문언은 없고, 제2항은 오히려 임대인이 “갱신을 원하지 아니하는 때”를 명시적으로 상정합니다.
Q. 그럼 임대인이 거절하면 건물을 그냥 헐어야 하나요? 조문은 그 경우 임차인이 상당한 가액으로 전항의 공작물이나 수목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제283조제2항). 다만 “상당한 가액”의 산정 방법은 조문에 없습니다.
Q. 처음부터 매수청구만 해도 되나요? 제2항 문언은 “갱신을 원하지 아니하는 때에는”이라는 선행 요건을 두고 있습니다. 조문 구조상 갱신청구와 매수청구는 나란한 선택지가 아닙니다.
Q. 주차장 용도로 빌린 땅에도 적용되나요? 제643조는 목적을 “건물 기타 공작물의 소유 또는 식목, 채염, 목축”으로 열거합니다. 열거 밖의 목적까지 넓혀 읽을 근거는 조문 문언에 없습니다.
Q. 계약서에 포기 조항이 있으면 끝인가요? 제652조는 제643조를 포함한 조문들에 위반하는 약정으로 임차인이나 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정합니다. 다만 제283조는 제652조의 열거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Q. 언제까지 청구해야 하나요? 갱신되면 몇 년인가요? 그 기한과 기간은 제283조·제643조 문언에 없습니다. 이 글의 자료 범위 밖입니다.
9. 조문의 시행 상태에 관한 주의
- 위 다섯 조문(제283조, 제643조, 제646조, 제647조, 제652조)은 기준일 2026년 9월 27일 현재 시행 중입니다(시행 2026. 3. 17.). 미시행 표시가 붙은 조문은 없습니다.
- 민법 상단 표기는 [시행 2026. 3. 17.] [법률 제21454호, 2026. 3. 17., 일부개정]이지만, 위 다섯 조문에는 연혁 표기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 문언을 만든 개정을 제21454호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 제21454호 부칙 제1조는 “공포한 날부터 시행”을 정하고, 제2조부터 제4조까지 적용례·특례를 두고 있으나 그 대상은 제1008조 단서, 제1004조의2, 제1115조제1항 등 상속·유류분 조문입니다. 제643조 등 임대차 조문에 관한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부칙에 없습니다.
- 제21454호가 함께 고친 조문은 개정문 기준으로 제1001조, 제1008조, 제1010조, 제1115조로 확인됩니다. 이 개정이 벌칙·과태료 조문을 함께 고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참고 법령
- 민법 제283조(지상권자의 갱신청구권, 매수청구권) 제1항, 제2항
- 민법 제643조(임차인의 갱신청구권, 매수청구권)
- 민법 제646조(임차인의 부속물매수청구권) 제1항, 제2항
- 민법 제647조(전차인의 부속물매수청구권) 제1항, 제2항
- 민법 제652조(강행규정)
- 민법 부칙(법률 제21454호, 2026. 3. 17.) 제1조, 제2조, 제3조, 제4조
※ 기준 법령: 민법 [시행 2026. 3. 17.] [법률 제21454호, 2026. 3. 17., 일부개정], 소관 법무부. 조문 원문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제공 문언에 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