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관이 상대방과 친척이면, 말 안 해도 스스로 빠져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법령상 의무는 있다. 사법경찰관리는 피의자나 사건관계인과 친족관계 또는 이에 준하는 관계가 있거나 그 밖에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염려가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소속 기관의 장의 허가를 받아 그 수사를 회피해야 한다(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제11조). 다만 이 의무는 “소속 기관의 장의 허가를 받아”라는 절차를 전제로 하므로, 요건에 해당한다고 해서 허가 없이 곧바로 담당자가 바뀌는 구조는 아니다.
회피 의무의 근거 조문
수사준칙 제11조는 다음과 같이 정한다.
사법경찰관리는 피의자나 사건관계인과 친족관계 또는 이에 준하는 관계가 있거나 그 밖에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염려가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소속 기관의 장의 허가를 받아 그 수사를 회피해야 한다.
핵심을 정리하면 이렇다.
- 의무의 주체: 사건관계인이 아니라 수사를 맡은 사법경찰관리 본인이다.
- 요건: ① 피의자나 사건관계인과 친족관계 또는 이에 준하는 관계가 있는 경우, ② 그 밖에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염려가 있는 경우. 이 두 요건에 각각 무엇이 구체적으로 포함되는지(예컨대 ‘이에 준하는 관계’의 범위)는 조문 자체가 열거하지 않으며, 범위를 임의로 확정해 단정할 수는 없다.
- 효과: “회피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지만, 그 앞에 “소속 기관의 장의 허가를 받아”라는 조건이 붙어 있다. 즉 요건에 해당하는 사정이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또는 즉시 담당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소속 기관의 장의 허가라는 절차를 거쳐야 회피가 성립한다.
이 조문은 2026년 9월 29일 개정(대통령령 제36704호)을 거쳐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 중이다. 참고로 같은 수사준칙의 다른 개정 조문 중에는 2027년 2월 5일 또는 2027년 8월 5일에야 시행되는 것들도 있으나, 회피를 정한 제11조는 이미 시행된 조문이다.
실무상 절차: 회피신청서 제출
회피 의무를 이행하는 구체적 방법은 경찰수사규칙 제10조에 나와 있다.
사법경찰관리는 수사준칙 제11조에 따라 수사를 회피하려는 경우에는 별지 제8호서식의 회피신청서를 소속경찰관서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즉 절차는 2단계로 구성된다.
- 회피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사법경찰관리가 회피신청서를 작성해 소속경찰관서장에게 제출한다(경찰수사규칙 제10조).
- 이 신청에 대해 소속 기관의 장이 허가를 하면 회피가 성립한다(수사준칙 제11조).
여기서 ‘회피신청서를 제출받는 소속경찰관서장’과 ‘회피를 허가하는 소속 기관의 장’은 수사준칙과 경찰수사규칙 각 조문에서 쓰인 표현이 서로 다르게 적혀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회피신청서 양식(별지 제8호서식)에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을 적는지는 공개된 조문 원문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당사자가 먼저 요청할 수 있는 제도는 별도로 존재하는가
질문의 취지처럼 “내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빠지는가”를 뒤집어 보면, “내가 말해야만 빠지게 할 수 있는 제도(기피신청과 같은 것)가 따로 있는가”라는 의문도 함께 생긴다. 이에 대해서는 분명히 해 둘 것이 있다. 경찰수사규칙 제9조(접수 전 점검 및 조치)와 제11조(수사 진행상황의 통지)는 사건기록 점검·통지 절차를 정한 조문일 뿐, 기피나 회피를 규정한 조문이 아니다. 사건관계인이 수사관 교체를 신청하는 절차(이른바 기피신청)를 정한 별도 조문의 존재와 그 요건·효과는 지금 확인된 자료만으로는 특정할 수 없다. 따라서 “기피신청은 할 수 있고 회피는 해야 한다”는 식의 대비를 특정 조문에 결부해 단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현재 확인되는 것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 회피: 수사관 본인이 하는 것으로, 친족관계 등 요건이 있으면 해야 하는 의무이지만, 소속 기관의 장의 허가가 있어야 완성된다(수사준칙 제11조, 경찰수사규칙 제10조).
- 사건관계인이 신청하는 교체 제도: 그 존재나 조문상 근거는 이 글이 참고한 자료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정리
- 수사관이 상대방과 친족관계이거나 이에 준하는 관계라면, 그 수사관은 소속 기관의 장의 허가를 받아 회피해야 할 법적 의무를 진다(수사준칙 제11조).
- 다만 이는 수사관 본인이 회피신청서를 제출하고(경찰수사규칙 제10조) 소속 기관의 장이 허가하는 절차를 거쳐야 성립하는 것이지, 사건관계인이 말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또는 즉시 담당자가 바뀐다는 의미는 아니다.
- 사건관계인이 직접 수사관 교체를 요청할 수 있는 별도 절차의 존재 여부와 그 근거 조문은 이 글의 자료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 이 주제와 관련해 참고할 만한 법원의 판단(판례)은 확인된 바 없다.
참고 법령
-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제11조(회피), 부칙(대통령령 제36704호) 제1조
- 경찰수사규칙 제9조(접수 전 점검 및 조치), 제10조(회피), 제11조(수사 진행상황의 통지), 부칙(행정안전부령 제64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