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간 녹음, 누가 켰는지가 갈린다…대법원, 당사자와 제3자 구분
학생 본인 녹음은 ‘타인간의 대화’ 아냐…교실에 여러 학생 있어도 일반 공개로 보지 않아
수업 중 이뤄진 발언을 녹음했더라도, 녹음기를 켠 사람이 그 대화에 원래 참여한 사람인지에 따라 통신비밀보호법 적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와 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은 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제14조 제1항도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으로 청취할 수 없다고 정한다.
갈림은 녹음자가 대화에 참여했는지 여부다. 대법원은 2006년 3인 간 대화 가운데 한 사람이 그 대화를 녹음한 경우, 다른 대화 참여자의 발언은 녹음자와의 관계에서 ‘타인간의 대화’가 아니므로 제3조 제1항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법리는 수업을 듣고 있던 학생 본인이 자신의 수업 대화를 녹음한 경우에도 검토의 출발점이 된다. 다만 이 판단은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위반 여부에 관한 것으로, 다른 법적 쟁점까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수업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녹음 장치를 이용한 경우에는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대법원은 2024년 수업 중 교실에서 나온 발언을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녹음한 사안에서, 이를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 녹음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화 상대방이나 청취자가 여러 명이라는 사정만으로 공개된 대화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교실 수업 발언은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에게만 공개된 것일 뿐 일반 공중이나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공개 여부는 발언자의 의사와 기대, 대화의 내용과 목적, 상대방 수, 장소의 성격과 규모, 출입 통제, 청중 자격 제한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수업의 성격이나 발언자의 지위만으로 공개된 대화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이다.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녹음한 사안에서는 녹음물의 증거사용 문제도 별도로 제기된다. 통신비밀보호법 제4조는 제3조를 위반해 얻은 내용은 재판 또는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정하고, 제14조 제2항은 이 규정을 비공개 타인 간 대화의 녹음·청취에도 적용하도록 한다.
대법원은 2024년 판결에서 해당 녹음파일과 녹취록의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형사책임 판단과 녹음물의 증거사용 가능성은 적용 조문과 판단 대상이 다르므로 구별해 볼 필요가 있다.
제3조 위반을 직접 인용하는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 제1항 제1호의 법정형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다. 벌금·범칙금·과태료를 선택할 수 있는 규정은 이 호에 없다.
기준일인 2026년 9월 10일 현재 제3조는 제1항부터 제3항까지 시행 중이다. 제1항 제1호부터 제5호에는 우편물 처리, 수출입우편물 검사, 수용자 통신 관리,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의 통신, 전파감시 관련 예외가 열거돼 있으나 일반인의 수업 녹음에 관한 예외는 두고 있지 않다.
참고 법령 및 조문
-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제2항, 제3항
- 통신비밀보호법 제4조
-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1항, 제2항
-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 제1항 제1호, 제2호
- 통신비밀보호법 제18조
관련 판례
사건명은 통신비밀보호법위반이다. 판시사항 전문은 3인 간의 대화에 있어서 그 중 한 사람이 그 대화를 녹음하는 경우에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다루며, 괄호로 소극이라고 표시해 위배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밝히고 있다. 주문은 상고를 기각한다이다. 글감에 옮겨진 판시사항과 주문은 이 범위까지이며, 녹음자와 나머지 두 사람 사이의 구체적 사실관계나 판결 이유 부분은 글감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명은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이다. 판시사항은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1항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하도록 한 취지와 여기서 공개되지 않았다는 말의 의미 및 그 판단 방법을 다룬다. 이어 부모가 아동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수업시간 중 교실에서 이뤄진 발언을 녹음한 녹음파일과 녹취록 등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것이므로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2항 및 제4조에 따라 증거능력이 부정된다고 한 사례로 정리돼 있다. 주문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한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