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을 확인했는데 속았어도 가게가 처분을 받나요 — 식품위생법 제75조 단서 바로 읽기
결론부터: “받을 수도 있다”가 원칙, 단서는 좁은 예외다
청소년에게 술을 판 사실 자체는 식품위생법 제44조제2항제4호가 금지하는 행위이고, 이를 위반하면 제75조제1항제13호에 따라 영업허가·등록 취소, 6개월 이내 영업정지, 영업소 폐쇄 중 하나를 명할 수 있는 처분 대상이 된다. “신분증을 확인했는데 속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처분 가능성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식품위생법 제75조제1항 단서는 아주 좁게 정의된 상황에서 “해당 행정처분을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 단서에 해당하는지는 신분증을 “확인했다”는 사실만으로 판단되지 않고, 그 확인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달려 있다.
처분의 근거는 어디에 있나 — 제44조와 제75조는 역할이 나뉘어 있다
식품위생법은 금지행위를 정하는 조문과 그 위반에 대한 처분을 정하는 조문이 서로 다르다.
- 금지행위: 제44조제2항제4호는 식품접객영업자가 “청소년에게 주류(酒類)를 제공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정한다. 여기서 “청소년”은 같은 항 앞부분의 “청소년 보호법 제2조에 따른 청소년(이하 이 항에서 “청소년”이라 한다)“이라는 정의를 따른다.
- 처분 근거: 제75조제1항제13호는 “제44조제1항ㆍ제2항 및 제4항을 위반한 경우”를 영업허가 취소·영업정지·영업소 폐쇄 사유의 하나로 열거한다.
즉 청소년에게 술을 판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조문(제44조제2항)과, 그 위반이 있을 때 행정청이 어떤 처분을 할 수 있는지를 정하는 조문(제75조제1항)이 나뉘어 있고, 처분권자는 이 둘을 연결해서 판단한다.
제75조제1항 본문 — “명할 수 있다”는 재량이지, 자동 영업정지가 아니다
제75조제1항 본문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또는 특별자치시장ㆍ특별자치도지사ㆍ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영업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영업허가 또는 등록을 취소하거나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그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하거나 영업소 폐쇄를 명할 수 있다.”
여기서 확인해야 할 점은 세 가지다.
- 어미가 “명할 수 있다”다. 위반 사실이 있다고 해서 법률상 자동으로, 즉시 영업정지가 확정되는 구조가 아니다. 처분권자에게 재량이 있다.
- 처분의 종류가 하나가 아니다. 허가·등록 취소, 영업 전부 또는 일부 정지(상한 6개월 이내), 영업소 폐쇄(신고 영업만 해당) 중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정해진다. “무조건 영업정지”라는 표현은 조문에 없다.
- 구체적인 정지 일수나 가중·감경 기준은 이 조문에 없다. 제75조제1항 본문은 상한(6개월 이내)만 정하고, 세부 기준은 제75조제5항에 따라 총리령으로, 처분 방식은 대통령령으로 각각 위임되어 있다.
제75조제1항 단서 — 면제될 수 있는 좁은 경우
같은 항 단서는 다음과 같이 정한다.
“다만, 식품접객영업자가 제13호(제44조제2항에 관한 부분만 해당한다)를 위반한 경우로서 청소년의 신분증 위조ㆍ변조 또는 도용으로 식품접객영업자가 청소년인 사실을 알지 못하였거나 폭행 또는 협박으로 청소년임을 확인하지 못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행정처분을 면제할 수 있다.”
이 단서를 정확히 읽으면 다음이 드러난다.
- 대상이 한정되어 있다. 제13호 중에서도 제44조제2항(청소년 관련 금지행위) 위반에 한한다. 제44조제1항이나 제4항 위반에는 이 단서가 적용되지 않는다.
- 요건이 두 가지 유형뿐이다.
- 청소년의 신분증 위조ㆍ변조 또는 도용으로 인해 영업자가 상대방이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
- 폭행 또는 협박으로 인해 청소년인지를 확인하지 못한 경우
- 어미가 “면제할 수 있다”다. “면제한다”가 아니라 재량이다. 위 요건이 인정되어도 처분권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면제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이며, 면제가 법률상 당연히 뒤따르는 효과는 아니다.
정리하면, “신분증을 확인했는데 속았다”는 사정이 이 단서의 두 유형(위조·변조·도용, 폭행·협박)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가 핵심이다. 예를 들어 위조되거나 변조된 신분증, 또는 타인의 신분증을 도용해 제시받은 경우라면 이 단서가 말하는 상황에 가까워진다. 반면 단순히 육안으로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거나, 확인 절차를 형식적으로만 거쳤다는 사정만으로는 조문이 요구하는 “위조ㆍ변조 또는 도용”, “폭행 또는 협박”이라는 구체적 요건과 같은지는 별개로 판단될 문제다. 이 자료만으로는 그 경계를 더 세밀하게 나누어 단정할 수 없다.
영업정지를 어기고 계속 영업하면 — 별도의 상향 조항
제75조제2항은 제1항에 따른 영업정지 명령을 위반하고 영업을 계속하는 경우, 영업허가·등록 취소 또는 영업소 폐쇄를 명할 수 있다고 별도로 정한다. 즉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도 이를 지키지 않았을 때 비로소 취소·폐쇄라는 더 무거운 조치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이며, 이 역시 “명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다.
확인 의무 자체는 별도로 존재한다 — 청소년 보호법 제28조제4항
식품위생법의 처분 조문과 별개로, 청소년 보호법 제28조제4항은 “청소년유해약물등을 판매ㆍ대여ㆍ배포하고자 하는 자는 그 상대방의 나이 및 본인 여부를 확인하여야 한다”고 정해 나이·본인 확인 의무 자체를 규정하고 있다. 술은 청소년유해약물에 해당하므로 이 확인 의무가 술을 판매하는 영업자에게도 적용된다. 다만 이 조문은 확인 “의무”를 정할 뿐이며, 확인을 했음에도 속은 경우의 처분 면제 여부는 앞서 살펴본 식품위생법 제75조제1항 단서가 별도로 규율한다.
앞으로 문언이 바뀌는 부분 — 아직 시행 전
식품위생법 제75조는 여러 차례 개정된 문언이 예정되어 있지만, 2026년 9월 24일 현재 시행된 것은 없다.
- 2026년 10월 8일 시행 예정(법률 제21525호): 제1호의 인용 조문 번호가 “제12조의2제2항”에서 “제12조의2제3항”으로 바뀐다.
- 2026년 12월 31일 시행 예정(법률 제21299호): 위와 같은 내용.
- 2027년 4월 29일 시행 예정(법률 제21603호): 위와 같은 내용.
- 2027년 5월 27일 시행 예정(법률 제21708호), 그리고 2028년 7월 1일 시행 예정(법률 제20898호): 위 인용 조문 변경에 더해 제7호의3(제37조의2제2항 전단 위반)이 새로 들어간다.
- 2029년 1월 1일 시행 예정(법률 제21794호): 위와 같은 구성이 유지된다.
이 개정들 모두에서 청소년 관련 처분 조항인 제1항 본문과 단서, 그리고 제13호(제44조제2항 관련 부분)의 내용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즉 “재량으로 처분할 수 있다”는 본문 구조와 “위조ㆍ변조ㆍ도용, 폭행ㆍ협박 요건이 인정되면 면제할 수 있다”는 단서 구조는 위 개정본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마찬가지로 청소년 보호법 제28조제4항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라는 문구가 추가되는 개정(법률 제21537호, 시행 예정일 2027년 4월 8일)도 2026년 9월 24일 현재는 시행 전이다. 지금 적용되는 문언은 “그 상대방의 나이 및 본인 여부를 확인하여야 한다”까지다.
자주 확인하는 질문
Q. 신분증을 확인만 하면 무조건 처분을 면할 수 있나요? 아니다. 확인 절차를 거쳤다는 사실만으로 면제되는 것이 아니라, 제75조제1항 단서가 정한 대로 신분증의 위조ㆍ변조ㆍ도용, 또는 폭행ㆍ협박으로 확인하지 못한 사정이라는 구체적 요건이 인정되어야 하고, 그 경우에도 처분권자가 “면제할 수 있다”는 재량으로 판단한다.
Q. 청소년에게 술을 팔면 무조건 영업정지인가요? 아니다. 제75조제1항 본문은 취소·정지·폐쇄 중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처분을 정하도록 한 재량 규정이며, 영업정지라 하더라도 그 기간은 “6개월 이내”라는 상한 안에서 정해진다. 세부 기준은 총리령(제75조제5항)에 위임되어 있다.
Q.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도 영업을 계속하면 어떻게 되나요? 제75조제2항에 따라 영업허가·등록 취소 또는 영업소 폐쇄를 명할 수 있다. 이 역시 재량 규정이다.
참고 법령
- 식품위생법 제44조(영업자 등의 준수사항) 제2항제4호, 제3항
- 식품위생법 제75조(허가취소 등) 제1항 본문·단서, 같은 항 제1호·제13호, 제2항, 제5항
- 청소년 보호법 제2조(정의)
- 청소년 보호법 제28조(청소년유해약물등의 판매ㆍ대여 등의 금지) 제4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