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없이 받은 결정만으로 상대 재산을 바로 압류할 수 있나요 — 소액사건 이행권고결정의 효력
결론부터
소액사건에서 법원이 내리는 “이행권고결정”은 원고와 피고가 법정에서 다투는 정식 변론·판결 절차 없이도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아무 요건 없이 곧바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7제1항이 정한 세 가지 경우 중 하나에 해당해야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기고, 그 효력이 생긴 뒤에야 같은 법 제5조의8에 따라 집행문 없이 강제집행(재산 압류 등)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결정서를 송달받으면 곧 압류당한다”는 식으로 요건과 효과를 붙여서 이해하면 틀립니다.
이행권고결정이란 무엇인가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3제1항은 “법원은 소가 제기된 경우 결정으로 소장 부본이나 제소조서 등본을 첨부하여 피고에게 청구취지대로 이행할 것을 권고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는 변론을 열어 원고·피고 주장을 다 들은 뒤 선고하는 ‘판결’이 아니라, 소가 제기되자마자 법원이 서면 심사만으로 “피고, 원고가 청구한 대로 이행하시오”라고 권고하는 결정입니다. 그래서 질문의 표현대로 “재판 없이 받은 결정”이라는 말이 실제로 들어맞는 절차입니다.
다만 이 권고는 법원의 재량(“권고할 수 있다”)이며,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애초에 이행권고 자체를 할 수 없습니다(제5조의3제1항 단서 제1호~제3호).
- 독촉절차 또는 조정절차에서 소송절차로 이행된 경우
- 청구취지나 청구원인이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
- 그 밖에 이행권고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이행권고결정에는 당사자, 법정대리인, 청구의 취지와 원인, 이행조항을 적고, 피고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는 점과 이행권고결정의 효력의 취지를 함께 적어야 합니다(제5조의3제2항).
결정문은 어떻게 송달되나
법원사무관등은 이행권고결정서의 등본을 피고에게 송달하여야 합니다. 다만 그 송달은 「민사소송법」 제187조 및 제194조부터 제196조까지에서 규정한 방법(공시송달 등 통상적이지 않은 송달 방법)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제5조의3제3항 본문·단서). 만약 그런 방법으로만 피고에게 송달할 수 있는 경우라면, 법원은 지체 없이 변론기일을 지정하여야 합니다(제5조의3제4항). 즉 피고에게 정상적인 방법으로 결정문이 전달되지 않으면 이행권고 절차 대신 정식 변론 절차로 넘어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피고의 이의신청 — 2주일
피고는 이행권고결정서의 등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일 이내에 서면으로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등본이 송달되기 전에도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제5조의4제1항 본문·단서). 이 2주일이라는 기간은 불변기간입니다(제5조의4제2항). 이의신청이 있으면 법원은 지체 없이 변론기일을 지정하여야 하며(제5조의4제3항), 이의신청을 한 피고는 제1심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이를 취하할 수 있습니다(제5조의4제4항). 피고가 이의신청을 하면, 원고가 주장한 사실을 다툰 것으로 봅니다(제5조의4제5항).
언제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기나 — 여기가 핵심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7제1항은 이행권고결정이 다음 세 가지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정합니다.
- 피고가 제5조의4제1항 본문의 기간(등본 송달일부터 2주일) 내에 이의신청을 하지 아니한 경우
- 이의신청에 대한 각하결정이 확정된 경우
- 이의신청이 취하된 경우
이 셋 중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 이행권고결정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지 못하며, 제1심 법원에서 판결이 선고되면 그 효력을 잃습니다(제5조의7제3항). 즉 피고가 기한 내에 이의신청을 하면 이행권고결정은 효력을 잃고, 사건은 통상의 재판 절차로 넘어갑니다. “결정문을 송달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효력 발생 요건이 아니라, “송달받고도 정해진 기간 내에 다투지 않았다”는 사정이 있어야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게 된 경우, 법원사무관등은 이행권고결정서의 정본을 원고에게 송달하여야 합니다(제5조의7제2항).
강제집행 — 집행문 없이 바로 가능한 원칙과 예외
이 단계에 이르러야 비로소 강제집행 이야기가 나옵니다.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8제1항은 이행권고결정에 따른 강제집행은 집행문을 부여받을 필요 없이 제5조의7제2항의 이행권고결정서 정본에 의하여 한다고 정합니다. 통상의 민사 판결은 집행문을 별도로 받아야 강제집행에 들어갈 수 있는데, 이행권고결정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게 되면 그 정본만으로 곧바로 강제집행 절차(재산 압류 등)를 신청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원칙에도 예외가 있습니다(제5조의8제1항 단서 제1호~제3호). 다음의 경우에는 집행문 없이 바로 집행할 수 없습니다.
- 이행권고결정의 집행에 조건을 붙인 경우
- 당사자의 승계인을 위하여 강제집행을 하는 경우
- 당사자의 승계인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하는 경우
또한 법원사무관등은 원고가 여러 통의 이행권고결정서 정본을 신청한 경우, 또는 원고가 전에 내어준 정본을 돌려주지 아니하고 다시 정본을 신청한 경우에는 원고에게 정본을 내주고 그 사유를 원본과 정본에 각각 적어야 합니다(제5조의8제2항제1호·제2호).
한 가지 더, 이행권고결정에 기한 강제집행에서 청구에 관한 이의의 주장은 「민사집행법」 제44조제2항에 따른 제한(변론종결 후 발생한 사유만 주장할 수 있다는 제한)을 받지 아니합니다(제5조의8제3항). 이는 이행권고결정이 정식 변론을 거치지 않은 결정이라는 점을 반영한 특칙입니다.
정리 — 질문에 대한 답
“재판 없이 받은 결정만으로 상대 재산을 바로 압류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다음과 같이 나뉩니다.
- 이행권고결정은 정식 변론·판결 절차 없이 법원이 내리는 결정이 맞습니다.
- 그러나 이 결정만으로 곧바로 압류가 가능한 것은 아니고, 피고가 등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일 내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았거나, 이의신청 각하결정이 확정되었거나, 이의신청이 취하된 경우에 한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제5조의7제1항제1호~제3호).
- 그 효력이 생긴 뒤에야 집행문 없이 결정서 정본만으로 강제집행에 들어갈 수 있고, 이 원칙에도 집행에 조건을 붙인 경우 등 세 가지 예외가 있습니다(제5조의8제1항).
- 반대로 피고가 기한 내에 이의신청을 하면 이행권고결정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지 못하고, 제1심 판결이 선고되면 효력을 잃습니다(제5조의7제3항). 이 경우 사건은 통상의 재판 절차로 진행되어야 하며, 이행권고결정만으로 압류할 수 없습니다.
참고 — 이 글이 참고한 법령·조문
- 소액사건심판법 제2조(적용 범위 등) — 시행 2023-03-28 현행 조문 기준. 제1항은 법률 제21458호에 의해 2028-03-01부터 “지방법원 및 그 지원ㆍ해사국제상사법원”으로 문언이 바뀌나, 이 글 작성 시점(2026-09-26 기준)에는 아직 시행 전이다.
-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3(결정에 의한 이행권고) 제1항~제4항
-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4(이행권고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제1항~제5항
-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7(이행권고결정의 효력) 제1항~제3항
-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8(이행권고결정에 따른 강제집행의 특례) 제1항~제3항
- 「민사집행법」 제44조제2항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8제3항에서 인용)
- 「민사소송법」 제187조, 제194조부터 제196조까지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3제3항·제4항에서 인용)